• 타이젬게임
  • 타이젬만화

여자바둑리그

안형준의 '여자바둑리그 5R 관전기'

순천만국가정원 ‘우리를 막을 팀은 없다’

2022-06-27 오전 11:44:45 입력 / 2022-06-27 오후 12:10:21 수정

▲1국 삼척 해상 케이블카 김은선(승) : 순천만국가정원 박태희(패)

 

 

​[출처: 프로기사 안형준(바둑리그 컴투스타이젬 감독) ㅣ 블로그 ㅣ 이주의 여자바둑리그 5라운드 ] ▶ 원문보기

 

 

순천만국가정원 ‘우리를 막을 팀은 없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삼척 해상 케이블카를 상대로 신승을 거두면서 개막 후 5연승을 질주했다.

 

주장 오유진이 5연승으로 팀을 이끌었고, 이영주가 상대 주장을 잡으면서 큰 공헌을 했다.

 

신임 감독 이상헌은 팀의 성과를 선수들에게 돌리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탄탄한 팀을 구상한 것은 다름 아닌 이상헌 감독 본인이다.

 

반면 삼척 해상 케이블카는 주장 김채영의 완패로 초반의 흐름을 내줬고, 2지명 조혜연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던 김수진의 대역전패로 팀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

두 선수는 오더를 보자마자 본인의 대국이 승부판임을 직감했을 것이다. 순천과 삼척은 굳건한 에이스를 보유한 팀들이다. 주장들이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남는 한 판이 자연스럽게 승부판으로 판단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두 선수 모두 긴장을 했을까. 판은 끝없이 요동을 치다가 대국이 끝나고서야 움직임을 멈췄다.

 

순천의 ‘돌격대장’ 박태희는 물러남이 없는 선수다. 항상 최강의 수법으로 상대를 부러뜨리러 가는 기풍을 지니고 있다. 오늘도 그 성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살아있는 상대의 돌을 끊는 선택은 좋지 못한 강수였다. 그 수법을 본 김은선은 실리를 챙기고 유유히 다른 좋은 곳으로 향했다.

 

 

▲흑이 백을 차단했지만 득이 전혀 없었다.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 된 박태희는 상대의 약점만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그 노력은 김은선의 과수를 만나 보상을 받게 된다.

 

 

▲백1은 9자리에 두는 게 좋았다.

 

 

그리고 그 실수는 단순히 실점을 넘어 후반의 대격변을 예고한다.

 

상대의 추격에 초조해진 김은선은 본인의 모양을 최대한 넓히며 집으로 앞서나가려고 하는 행마를 선택했다. 끝내기로 큰 자리를 놓치지 않는 모습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박태희가 가진 노림수를 간과한 것이다. 그 노림을 가진 박태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순간이 찾아왔고 그 지점은 다름아닌 하변이었다.

 

 

▲3이 묘수로 이 바둑을 이겼다면 승착이었다. 그리고 7로 잡아두었다면 흑의 쉬운 승리였겠지만 그 곳을 두지는 않았다.

 

 

앞서 김은선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상대를 압박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크나큰 수가 난 것이다.

 

멀쩡하던 집이 무너진 것을 넘어 집을 구성하던 돌들이 잡히는 대사건이 발생한 시점에서 인공지능 그래프는 99% 박태희의 승리를 가리켰다.

 

여기서 두 선수의 성향을 살펴보자. 김은선은 다재다능한 바둑을 구사하며 끈질긴 모습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박태희의 경우 앞서 언급한 대로 항상 강수를 두며 수읽기로 상대를 무너뜨리지만 후반의 정리는 약점으로 분류된다.

 

묘하게 대비되는 두 선수의 장단점은 99%의 절대 우세가 뒤집히는 상황을 연출한다.

 

계속해서 수를 내러 가는 박태희를 보면서 김은선은 차분하게 버티기 시작했다. 집을 챙기면서 좋은 끝내기 수순을 찾아냈다. 박태희의 손끝에서 몇 번의 실수가 나오자 승부는 반집승부로 변했고 후반에 더 강한 선수는 김은선이었다.

 

 

▲흑이 1로 받은 장면에서 백2로 패를 버틴 것이 승착이었다.

 

 

우상의 패를 버티면서 두어간 김은선의 선택이 이 바둑의 승착이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념은 이 바둑의 승인이었다.

 

▲2국 순천만국가정원 이영주(승) : 삼척 해상 케이블카 김채영(패)

 

최근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두 선수가 만났다. 삼척의 에이스 김채영은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3승 1패로 시즌을 출발했고, 순천의 ‘작은 거포’ 이영주 역시 3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면서 팀의 전승 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초중반의 진행은 팽팽한 흐름의 연속이었다. 보통 컨디션이 좋을 때는 날카롭게 상대를 압박하되 무리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좋은 컨디션으로 대국에 임하다 보니 서로가 서로를 압박을 하면서도 밀려나지 않았기에 팽팽한 흐름이 지속됐다.

 

패를 하면서도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던 김채영과 상대 모양의 빈틈을 정확히 찾아내서 밀고 들어간 이영주 모두 좋은 수순의 연속이었고, 둘 다 잘 두다 보니 승리의 여신은 어디로 가야 할지 판단을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이영주의 좋은 수법이었다.

 

 

필자의 머릿속에 이 바둑이 과연 어디서 기울까라는 생각이 스치던 순간 놀랍게도 승부는 결판이 나고 말았다.

 

패를 만들지 않고 쉽게 정리한 단 한수의 완착이 등장했고, 승부는 그 시점에서 크게 기울었다.

 

패를 했다면 충분히 득점할 만한 장면에서 너무 쉽게 처리한 김채영이었고 그 실착은 되돌리기 어려웠다.

 

 

▲패로 버텨야 했다.

 

 

▲실전진행으로 지나치게 느슨했다.

 

 

그 이유는 그다음에 이영주의 정리가 완벽했기 때문이다. 집으로 앞선다고 느낀 이영주는 중앙 쪽 타개에 집중했고 본인의 돌을 다 살리면서 그대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마지막까지 완벽했던 이영주의 수순이다.

 

 

‘작은 거포’ 이영주는 강력한 수읽기를 보유하고도 무리한 수를 두거나 혹은 유리한 바둑을 정리를 못해서 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꾸준한 노력을 통해 본인의 단점을 많이 고쳐냈고 그 결과는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오늘 대국 역시도 달라진 이영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멋진 내용이었고 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1승을 안겼다.

 

 

▲3국 삼척 해상 케이블카 김수진(패) : 순천만국가정원 오유진(승)

 

순천의 ‘에이스’ 오유진은 4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개막식에서 전승을 하겠다는 인터뷰를 했었던 그녀는 그 말을 지켜려는 듯 무서운 기세로 팀을 이끌었고 본인의 연승뿐만 아니라 팀의 연승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만난 상대는 베테랑 김수진이었다.

 

삼척의 ‘비밀병기’ 김수진은 팀의 후보 선수지만 2승 1패로 출발했으며, 팀에게 있어서 소중한 승리를 만들어왔다. 특히 1라운드에서 ‘절대자’ 최정을 상대로 거둔 승리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호조의 두 선수가 만났지만 세간의 평가는 오유진에게 기울어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오유진은 상대가 최정이 아니라면 항상 우위를 점하는 실력과 성과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그러나 바둑 내용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견고한 행마를 하면서도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는 오유진이 초반의 기세를 가져갔다.

 

중앙에서 두 점을 장악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작전은 훌륭한 행마였고 김수진은 본인의 돌들을 정비하는데 집중해야 했다.

 

먼저 득점을 올리면서 마음이 편해졌을까. 오유진의 집중력이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고 그 틈을 김수진은 놓치지 않았다.

 

패모양으로 버티는 멋진 행마로 주도권을 장악하더니 상대의 돌들을 압박하여 오유진의 멘탈을 흔들었다.

 

흔들린 오유진은 크나큰 착각을 범한다. 본인의 돌들이 살아있다고 생각한 그녀가 집으로 버텨갔다. 거기에는 오유진이 보기 못한 급소가 하나 있었다.

 

 

▲백이 1이 멋진 수다 패감이 없는 흑은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흑2가 착각이다. 백3으로 흑 돌은 모두 잡혔다.

 

 

김수진의 손은 그 급소에 정확히 놓였고 승부는 사실상 끝이 났다. 멀쩡한 대마가 큰 대가 없이 죽어버렸기 때문에 집 차이도 크게 벌어졌고 판도 어느 정도 정리되어 변수가 발생할만 공간도 적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돌들은 뭉치면 두텁고 차단을 당하면 엶어진다. 김수진의 강수는 본인의 돌들이 갈라지게 된 원인이 되었고, 이는 대역전패의 시발점이 된다.

 

유리한 상황에서 그렇게 둘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상대가 오유진이기에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김수진은 강수를 선택했고, 그 작은 틈새로 오유진의 반격이 시작됐다.

 

 

▲백1이 사건의 발단이다. 

 

 

오유진은 패를 버티면서 상대의 돌을 반대로 잡으러 가는 선택을 했다. 사실 선택이라기보다는 다른 길이 없었다는 말에 더 가깝다. 그리고 그 돌이 살면 승부는 더 이상 해볼 곳이 없었다.

 

가끔 필자는 그런 생각을 한다. 대국이 펼쳐지는 지하 스튜디오에는 묘한 기운이 흐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같은 날 두다 보면 선수들이 평소에 안 할 실수가 전염되듯 여러 선수가 범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같은 형태에서 같은 실수를 두 대국자가 하기도 한다.

 

 

▲이렇게 살아두어야 했다.

 

 

오늘도 그러했다. 하변에서 김수진의 착각은 형태가 조금 다르긴 했지만 오유진의 착각과 맥락은 같았다.

 

내 돌이 살아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백1이 패착 흑2, 4가 결정타다.

 

 

오유진의 정확한 치중이 등장하는 순간 승부는 끝이 났다.

 

극적인 대역전승이었으며, 팀도 이 승리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기에 순천만국가정원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1승이었다.

TYGEM / 안형준

대국실 입장 대국실 입장하기 대국실 다운로드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타이젬바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