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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리그 / ‘서쪽에서 부자가 될 길조가….’

제57회 미추홀리그 서부길 3년만에 우승

2020-10-19 오후 4:34:57 입력 / 2020-10-19 오후 5:06:39 수정

▲미추홀리그 제57회 경기가 인천 바둑발전연구회관에서 40명 내외의 정예 선수가 출전한 가운데 열띤 경연을 펼치고 있다.

 

 

어차피 코로나19라는 '적과의 동침'을 해야 함을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무려 5개월간이나 미추홀리그가 중단되었다가 지난 광복절에 재개가 되었고, 이제 완연한 해방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다시 재 확산으로 원치 않았던 한 달을 보고픔 배고픔에 시달렸다. 그러고 보면 연례행사로 치르는 체육관 대회는 어찌들 참고 기다렸는지 갑자기 궁금할 따름. 한 달에 한번, 일주일에 한번 하는 바둑회합이 더 각별하고 기특하다.

 

미추홀은 멈추지 않았다. 1년보다 긴 한 달을 쉰 제57회 미추홀리그가 인천바둑발전연구회관에서 42명의 수도권 ‘바생바사’들이 출전한 가운데 서부길 조종신 안상범 등 3명의 우승자를 탄생시키며 성황리에 종료했다.

 

원래 우승자가 복수인 미추홀은, 이번 대회에선 우승자가 준우승자(양덕주 김도협)보다 더 많은 기현상이 일어났다. 1~3번 우승자가 나란히 시니어· 주니어· 지역연구생이라서 몹시 흐뭇했다.

 

1. ‘서쪽에서 부자가 될 길조가 나타났다.’(어느 팬의 서부길 삼행시 중에서)  인천의 맹장 서부길이 근 3년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점점 출전자들의 기력이 세지는 마당에 서부길의 우승은 뜻밖이다. 과거 전국대회 우승을 했을 때보다 기분이 좋았을 터. 축하전통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 기사를 쓰는 와중에도 서부길과 연결된 기자의 카톡이 메아리치는 걸 보니.

 

2. 내셔널 인천 팀 조종진이 최근 7,8,10월 연속 세 번 우승을 차지했다. 3회 우승이면 ‘줄리메컵’을 수상해야 할 듯. ‘엇! 세 번째인가요?’ 우승에 별 감흥도 못 느끼는 조종신은 완전 인천의 간판타자로 성장했다.

 

3. “전에도 우승 많이 했어요. 프로사범님들과 그 치수면 이길 수 있죠.” 당돌함인가 당당함인가. 인천연구생 안상범은 악명 높은 최고수 이호승을 정선+역 덤5집에 두 번 연속으로 제압해 당당한 우승자가 되었다. 다음엔 0레벨로 올려서 프로·주니어강자들과 동급이란다. 내년엔 꼭 입단에 성공하길.

 

 

▲"AI공부를 많이 한 덕인가 봅니다." 인천의 맹장 서부길이 3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는 꽉 짜진 느낌이다. 흔히 대회라면 대부분 낯선 이들이 모여들지만, 미추홀은 예전부터 단체카톡방을 개설하여 최고의 매너와 인성을 갖춘 이들을 위주로 초대하기 때문에 동창회 분위기다.

 

한 경기를 마치면 승자가 본부석에 와서, ‘나 이겼소!’하고 보고를 하기 때문에 진행상의 애로도 거의 없다. 물론 첨 오시는 분도 무조건 따뜻하게 맞아준다. 이번에도 4명의 ‘신입‘이 들어왔다. 참, 시작하기전 국기에 대한 경례는 꼭 한다. 어쩌다 애국가도 부르고.

 

다들, 대회 몇 일전부터 서능욱 나종훈 등 인천프로들이 심판과 초청 등으로 부득불 불참하여 우승 확률이 좀 더 높지 않을까 기대를 했을 테다. 그러나 첫판, 둘째 판을 마치고 ‘웬 고수들이 이렇게 많을까’하고 자괴감이 음습했을 듯. 급기야  “(김종화)원장님! 11월 대회는 언제해요?”

 

입상의 가능성이 사라진 2패자도 한명도 빠짐없이 세 번째 네 번 째 판을 다 두었다. 흔히 대회라면 입상 가능성이 사라진 다음이면 의미 없는 판들이니 다 돌아가 버린다.

 

미추홀은 바둑이 고파서 인천을 방문했고, 주최측에서도 이들에게 따뜻한 저녁 한 끼를 대접하기로 되어있어 이를 뿌리치기도 힘들다. 또 이런 모습들이 모여 다음 대회 우선 출전권이 주어진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기자는 무려 4패를 당하는 동안 묵묵히 아주 묵묵히 바둑을 두었다. 다음엔 안부를까봐~.

 

 

▲서부길은 인천연구생출신 김도협을 이기고 우승했다.

 

 

맹장 김동섭과 양덕주, 이름도 헷갈리게 하는 정연우와 정연호, 우승0순위 이호승과 인천연구생 강지훈, 안동준과 첫 선을 보인 혜경스님(김재민)을 만났다. 다들 청운을 꿈을 간직한 첫판에서 아쉽게 절반에게만 기쁨이 돌아갔다.

 

둘째 판도 마치자 양덕주 장부상 박휘재 서부길 이호승 안상범 김도협 박동혁 조종신 박중훈 등 10명의 시니어와 주니어가 우승후보군단에 골고루 속했다. 역시 아무리 치수를 바로 정해도 결정적인 한방이 모자라는 하수의 설움은 착한 미추홀이라도 매 한가지다.

 

양덕주는 장부상을, 서부길은 박휘재를, 김도협은 박동혁을, 안상범은 이호승을, 조종신은 박중훈을 또 이겼다.

 

 

▲역시 우승결정전 양덕주-조종신(승).

 

 

3승자는 이제 5명이다. 따라서 한 명은 추첨을 통해 2승1패자 중 '저승사자' 이호승과 맞붙기로 했다. 자, 추첨이다. 이호승과 만나면 거의 가루가 될 소지가 다분하기에 마치 아파트 청약 추첨하듯 맘을 조아렸다. 결국 이전 판에서 맞붙은 안상범이 또 만나게 되었다(사실 안상범을 빼고 추첨하는 게 맞지 않을까?)

 

서부길은 해외대회 우승컵 수집가 김도협에게 승리했고, 안상범은 보란듯이 또 이호승을 이겼고, 조종신은 선배 양덕주를 돌려보냈다.

 

미추홀은 대회 시상식보다 행운권 추첨을 더 뒤에 한다. 메인이벤트라는 뜻. 알고 보니 그 이유가 입상자들은 행운권까지 차지할 권리를 박탈하기 위해서라고. 오늘도 어김없이 기자는 말단 행운권도 비켜갔고, 처음 오신 두 분이 행운을 차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번만큼은 저녁식사를 함께 모여서 하는 건 아직은 아닌것 같아 주최측은 봉투에 식사비를 챙겨서 먹자골목으로 향하게 했다. 어차피 골수들은 나중에 만나게 되겠지만.

 

 

▲인천연구생 안상범-이호승 우승결정전. 안상범은 정선+역 덤5집에 이호승을 거푸 이겼다.

 

 

 

 

▲시외버스를 타고 성남-인천을 오간 분이 계시네요~.

 

 

▲'왼쪽에 일어선 분이 성남에 살긴하는데...' 처음 오신 분들은 잠시 자기 소개의 시간을 갖는다. 내셔널리거 장부상과 김재철.

 

 

▲인천연구생들의 몸풀기. 박동혁 강지훈(왼쪽) 안상범 안동준(오른쪽).

 

 

▲정갑수 인천바둑협회 부회장과 정연호 변호사.

 

 

▲최병덕 미추홀기우회장 "첫째도 방역, 둘째도 방역입니다. 소중한 바둑을 지킵시다!"

 

 

▲미추홀리그 대회장 김종화 치과원장. "딱 네 판만 열심히 두어봅시다!"

 

 

▲정연호 변호사와 정연우 교수가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며 통성명하고 있다. 첫판에서 만났다.

 

 

▲"끝나기 전에 빨리 사진 찍어야지!" 했더니 진짜 10초 후에 돌을 거두고 마는 최병덕 회장(좌)과 김도협.

 

 

▲'우리는 라이벌!' 김세원 원장-윤천준 변호사의 목숨을 건(?) 혈전.

 

 

▲'3패자도 관전할 게 있을 정도로 열심히 둡니다~!' 노상호-정충의.

 

 

▲'스님! 대마는 잡지 마세요!" 김재민(혜경스님)-김동섭.

 

 

▲'무거운 대결' 이호승-김종화 두점지도기(승자는 못 밝힘). 이호승은 월요일 바둑리그 예선시합이 있다고.

 

 

▲결승을 앞두고 이호승과 만날 대진 추첨 모습. 머리를 조아린 5명이 3승자.

 

 

▲안상범은 '거포' 이호승을 거푸 꺾었다.

 

 

▲'바둑도 불공이라~!' 혜경스님.

 

 

▲'우승 트로피수집가' 김도협은 해외경기마다 찾아다니는 바둑여행가(?).

 

 

▲'우승은 즐거워~! '미추홀기우회장 최병덕(시상), 서부길, 안상범, 조종신, 그리고 김종화 대회장(시상).

 

 

▲준우승 김도협 양덕주.

 

 

▲양덕주는 최회장으로 부터 상금 이외에 금일봉을 받았다. 얼마전 바둑연구실을 개원했는데 축하의 선물이라고.

 

 

▲3승자도 시상을 한다. 김한주 장부상 박중훈 최병덕(시상) 김동섭 이호승(3승에 준함) 윤상진 문영출 김종화(시상).

 

 

▲행운의 사나이들.

 

 

▲행운상 준 대상. 장혁구와 김세원. 두 분은 행운상 전담선수인 듯.

 

 

▲행운대상엔 안동준.

 

 

▲미추홀은 영원하라!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TYGEM / 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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