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국제 바둑계 강타
한·일도 국내외 행사 비상 국면… 메이저 국제대회 줄줄이 연기
2020-02-18 오전 9:47:46 입력 / 2020-02-18 오전 9:49:14 수정
[출처: 조선일보 ㅣ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ㅣ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국제 바둑계 강타] ▶기사 원문보기
중국의 압도적 영향력이 원인
한·일도 국내외 행사 비상 국면… 메이저 국제대회 줄줄이 연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국제 바둑계가 혼란에 휩싸이며 위기감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사태로 타격을 입은 분야가 한둘이 아니지만,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 비중 탓에 바둑계 상황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심각하다.
중국은 세계 7대 메이저 기전 중 5개를 개최 중인 국제 바둑계의 '최대 주주'다. 바둑 열기, 기사 저변과 경기력, 풍부한 자금력 등이 그 바탕이다. 하지만 우한 사태로 2월 하순 개막하려던 춘란배를 비롯, 몽백합배, 잉씨배 등이 줄줄이 연기됐다. IMSA(국제마인드스포츠협회) 대회 역시 5월에서 무기한 뒤로 밀렸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속에 한국에서 열렸던 제20회 LG배 16강전 때 일본 기사들은 마스크를 쓴 채 대국과 복기에 임했다. /한국기원
한국 주최 국제 대회들에도 불똥이 튀었다. 국가 단체전인 농심배는 두 달 이상 늦춘 5월 5일로 조정됐다. 4월 초 예정인 LG배 조선일보기왕전 통합예선은 더 심각하다. 중국 기사만 약 80~90명이 참가하는 대회이기 때문. 한국기원은 인터넷 대국, 국가별 자체 선발전 등 대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2003년 중국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 신인왕전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탓에 인터넷으로 치러진 사례가 있다.
일본은 3개국 용성전 우승자끼리 대결하는 제2회 한중일 용성전(3월 4~5일)이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인해 무기 연기됐다고 14일 알려왔다. 앞서 한국 등 12개국 대표가 도쿄서 치르려던 제18회 세계학생왕좌전도 중단됐다. 문제는 3월 예정인 월드챔피언십과 센코배 등 대형 국제 행사들. 일본은 올해 하계 올림픽 개최국임을 감안해 강행 의지를 보여왔지만 크루즈 등 사태 악화로 후퇴가 불가피해 보인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갑조리그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스타들의 주요 수입원인 데다 중국 바둑을 직접 접할 기회란 점에서 비중이 큰 무대인데 4월 26일 개막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작년 상금 1·2위 박정환과 신진서는 각각 2억원 넘는 수입을 갑조리그서 올렸었다. 매년 10명 안팎의 한국 용병이 참가하는데 올해는 아직 김지석(취저우) 1명만 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중국 국가대표팀은 자국 협회의 지시로 11일부터 인터넷을 통한 훈련을 시작했다. 구리(古力)는 "대표팀 사이버 훈련이 17년 만에 부활했다", 탄샤오(檀嘯)는 "국가대표가 된 후 처음 해보는 온라인 훈련"이란 글을 각각 올렸다.
한국 대표팀의 훈련 방식은 아직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각종 기전 대국장에 체온 측정계와 손 세정제를 비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월 초로 잡혔던 입단대회, 아마단 인허대회, 연구생 선발전 등 소규모 행사 대부분은 무기 연기 조치됐다.
중국통인 박승철 8단(한국기원 기전팀 대리)은 "이 추세가 계속되면 대회 간 일정과 기사 스케줄 등이 뒤엉켜 국제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며 "빨리 수습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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