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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모이니 '좋지 아니한가'

제 7회 압구정 여류최강전 열려

2017-09-11 오전 2:26:09 입력 / 2017-09-11 오전 11:07:16 수정



'입상 못해도 상관없어, 항상 참가할테니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아마추어 여자들을 위한 고마운 대회 '압구정 여류 아마 최강전'이 올해로 7회를 맞았다. 대회 장소는 1회부터 7회까지 변함없이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압구정 기원이다.

바둑으로 만나 10대 시절 부터 인연을 맺은 소녀들이 어느 새 대부분 20대 후반이 되었고, 직장인이 됐다. 학원 원장으로, 바둑 선생님으로, 바둑TV진행자로, 회사원으로, 여전히 프로지망생으로, 다양하게 살아가는 24명의 아마추어 여자 선수들이 서울 압구정 기원에 모였다. 바둑은 '수담'이라지만 24명의 여자들만 모인 이 곳 에서의 바둑은 '입담'에 가깝다. 오전 10시부터 스위스리그 5라운드로 시작해 오후 6시가 넘어 시합이 끝날 때까지 대회장인 압구정 기원엔 수다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우승상금 100만원, 준우승 상금 55만원, 3위 40만원, 4위 30만원, 5위 25만원, 6-8위 20만원, 9-11위 10만원의 상금외에도 참가한 모든 이에게 참가상금을 주는 대회, 냉장고에 마실 음료가 종류별로 가득하고, 점심으로는 한 사람이 두개를 먹어도 되는 넉넉한 도시락이, 저녁으로는 다 같이 동네 맛집에서 고기를 사주는 대회, 무엇보다 여자 아마추어 기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주는 대회. 20여명의 여자 아마추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참가인원을 파악하고, 대회 일정을 조율하는 이유다.

허나 즐겁다고 해서 치열하지 않은 대회가 아니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수준급이다. 역대 제 3회 우승자 김다영은 최연소 여자바둑리그 팀 주장으로 한국 여자 바둑계를 이끌고 있으며, 제 5회 우승자 김경은은 올해 여자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가 됐다. 오늘 열린 제 7회 대회에서 입단 0순위인 전유진은 4위에, 아마추어 여자랭킹 1위 김수영은 10위에, 작년 바둑 춘향 김단비는 9위에 그쳤다.

10일 '(주)루튼'과 장시영 원장의 후원으로 열린 제7회 압구정 여류 아마 최강전에서 채현지가 우승을, 류승희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시상을 한 장시영 원장이 '우승보다 중요한 건 참가상'이라고 말하며 모든 참가 선수들에게 봉투를 나눠줬으니 모든 선수가 입상을 한 셈이다. 시합이 끝나면 바쁘게 돌아가는 여타 대회들과 달리 저녁 뒤풀이 장소에는 선수들과, 선수들을 응원 온 (남자)친구들, 압구정 기원 관계자들까지 40여명 가까운 사람들이 남았다.

아마대회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상금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모름지기 아마대회는 즐거워야 하지 않겠는가. 24명의 여자선수들이 입을 모아 '나도 언젠가는 우승 하겠지, 뭐 우승 못해도 좋으니 대회가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말한다. 부디 이 즐겁고 실속있는 대회가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 오전 10시, 1라운드 시작.


▲장윤정(왼)과 김이슬. 한국기원 여자 연구생을 하던 10살 무렵부터 서로 알고 지낸지가 20년이 다 되어간다.


▲송예슬(왼쪽), 전유진. 내셔널 선수로 활동중인 두 사람.


▲바둑TV캐스터 김규리(왼쪽), 내셔널리거 박지영.


▲스위스리그 진행으로 하루에 여러 판을 둬야 하는 압구정 여류 최강전의 제한시간은 10분에 20초 2회이다. 일반적으로 아마대회에는 30초 초읽기가 많다.


▲흑과백. 옷을 맞춰 입은걸까.


▲채현지(왼쪽)와 이선아는 한국기원 여자 연구생 출신으로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출신이기도 하다.
바둑 인생을 살아온 이선아는 최근 역삼에 바둑카페를 열었다.


▲채현지와 류승희의 치열했던 결승 판. 복기가 길어졌다. 왼쪽부터 김희중, (여자친구를 응원 온)홍근영, 장시영.


▲"이렇게 즐겁게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에는 대회 규모를 더 키워야겠습니다."
제 7회 압구정 여류 최강전을 후원한 (주)루튼 회장.


▲이번 대회는 우승, 준우승 시상은 물론 참가한 모든 선수들에게 우승보다 더 중요한 상은 참가라며, 참가 상금을 봉투에 담아 지급했다.


▲대회 하루 전(9일) 대학생 페어 바둑 대회에서 우승한 채현지가 10일 압구정 여류최강전에서도 우승 하는 기쁨을 누렸다.




▲(왼쪽부터) 채현지, 장시영, 류승희. 아마도 아마추어 여자기사들에게 가장 인기많은 시니어 기사는 장시영일 것이다. 압구정 기원을 운영 중인 그는 주니어 선수들을 살뜰히 챙긴다.
TYGEM / 타이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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