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이 오히려 실수를 하게 되면 알파고는 받아칠 수 있겠는가?
응수타진을 했을 때 모조건 받아주진 않는다. 의표를 찔러간다는 것은 자신의 약한 돌이 있다는 것인데, 알파고는 약한 돌을 잘 안 만든다고 하질 않았는가. 모든 데이터를 통해서 엷다고 판단이 되면 결국은 두텁게 둘 것이다. 알파고가 자기 자신은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야금야금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나는 다른 엔진 '젠'과 5초 바둑으로 둔 적이 있다. 젠은 처음에는 4점에 버텼지만 역시 몬테카를로 트리서치의 약점이 드러나며 그 이후엔 8점도 접었다. 결정적인 약점이 알파고에도 있다.
결정적인 약점이 무엇인가?
우리가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이라고 하지만, 알파고엔 사람이 하는 수읽기는 없다. 사람은 최선을 수를 찾지만 알파고는 이길 확률이 높은 수를 둔다. 다만 바둑이 유리한 상황에서는 최선의 수를 찾기보다는 안전하게 두다보니 완착이 많다.
그럼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는 형세의 균형이 잡혀있을 때인데, 이길 확률이 높은 수가 최선의 수일 가능성도 높다. 그렇기 때문에 팽팽하거나 전투가 일어나거나 확실한 목적이 생겼을 땐 최선의 수를 잘 찾는다. 반대로 유리한 상황에서 서치를 하면 컴퓨터가 '이 수도 좋고, 저 수도 좋고' 할 것 아닌가. 차선의 선택은 일류들에게는 소위 '떡수'다.
점점 흥미로워진다. 이번 대결이 제한시간 2시간인데, 이것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알파고-판후이 대결에서는 1시간에 30초 3회였고, 비공식 대국으로서 30초 3회의 속기였을 때는 판후이가 2승3패를 했다. 만약 속기로 두자고 했으면 구글에서 거기에 맞춰서 서치를 시키면 된다. 그러나 무한정 코어를 늘릴 수는 없다. 신경망은 잘 짜진 프레임이니까.
트리서치를 하는 CPU는 조금 손볼 수는 있다. 가령 1분 안에 찾을 것을 30초에 찾게 한다든지 할 순 있다. 그러나 속기나 장고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세돌은 자신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이 2시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서버문제가 변수가 될 가능성은 없는가?
구글에서 클라우드서버를 엄청나게 구축할 것이다. 아무래도 용량이 크면 서치 하는데 도움이 된다. 99% 처리하는데 서버 1천대를 쓴다면 99,9%를 처리하려면 1만대를 써야 한다. 과연 그렇게 해서 퀄리티가 얼마나 올라가겠는가.
컴퓨터가 바둑을 둔다는 것은 유력수를 뽑는 과정이니까 후보수는 적은 게 좋다. 단, 유력한 후보가 빠지면 안 된다. 이게 딜레마요 이율배반적이다. 제일 좋은 것은 유력수를 하나만 뽑는 수직탐색인데, 바둑에서는 비슷한 자리들이 여러 개 있으니까 수직탐색은 불가능에 가깝다.
최적의 수를 찾기 위해서는 알파고가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하나?
유력수를 추출할 때 국면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국면을 정확하게 인식을 하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의 목적을 전하고, 그 변화가 일어났을 때 단순하게 이길 확률이 아니라 '이게 이득이다 손해다'라는 방식을 써야 가능하다. 어쩌면 그것이 진짜 인공지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