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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찬-한태희 연구생 지도사범, '눈에 띄는 친구 5~6명 있다'

한국 미래 바둑 현역 중에는 기민찬, 주현우, 정준우 눈여겨 볼 만

2023-06-08 오후 1:08:43 입력 / 2023-06-08 오후 7:08:02 수정

▲연구생 지도사범 김현찬 5단(좌)과 한태희 7단.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의 기세는 '세계최강', '천하무적' 등의 어떤 수식어를 가져다 붙여도 모자랄 정도로 그야말로 세계최정상급 중에서도 최정상의 위치에 있는 기사다. 한태희 프로는 "앞으로 신진서 본인이 하기 싫어서 그만두지 않는 한 10년은 신진서의 시대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포스트 신진서'에 대비해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대만 등 세계바둑계은 인재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세계바둑계 패권을 쥐고 흔들었던 이창호와 이세돌의 나이 차이는 8년, 이세돌과 박정환의 나이 차이는 10년, 박정환과 신진서의 나이 차이는 7년 등을 고려해 볼 때 신진서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세계패권 주자는 5~10년의 연령 차이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AI의 등장으로 세대 간의 연령 차이 폭이 점점 짦아지고 있다. 

 

한국 바둑계도 포스트 신진서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기원은 올해 2월, 세계바둑최강인 신진서 이후 세계대회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입단제도'를 손봤다. 한국바둑계의 사관생도라고 할 수 있는 한국기원 연구생은 총 100명으로 1조부터 10조까지 각조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령으로 보면 모두 만 18세(2005년 이전 출생자)미만으로 한국바둑의 미래를 이끌 인물들이다. 

 

이들을 지도하고 조련하는 지도사범은 김현찬 5단과 한태희 7단이다. 김현찬 사범은 2011년 제130회 일반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했으며, 국수전, 용성전,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GS칼텍스배 등의 본선 무대에서 활약했으며, KB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에도 출전한 바 있다. 한태희 사범은 2010년 제126회 입단대회(내신입단)를 통해서 프로가 됐다. 오카게배 준우승을 비롯하여 명인천, 천원전, 용성전, GS칼텍스배, KBS바둑왕전,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등의 본선 무대에서 수 차례 올랐다. 특히, 최근 제28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에 오르기도 했다. 

 

▲2023 연구생바둑대회(3차) 대회 모습, 각 조별 풀리그로 진행된다.

 

 

한국기원 연구생은 1조부터 10조까지 있는데 각 조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매년 8회 정도 각조 별 대회를 하는데 각 조 10명 풀리그전을 펼치는데 1인당 총 9판을 소화하고 4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주로 토요일~일요일에 걸쳐서 대회가 진행되고, 매 대회 각 조 하위 4명은 하위 조로 내려가고 상위 4명은 상위 조로 올라간다. 그리고 중간 5~6위는 동일한 조에 잔류한다. 

 

지역 안배를 고려해 본원영재입단, 지역영재입단으로 구분하여 입단자를 선발해 오던 방식에서 연령에 초점을 맞춰 12세 이하 입단(초등), 15세 이하 입단(중등)으로 구분하여 선발한다. 12세 이하 입단대회와 15세 이하 입단대회를 나눠서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 한태희 지도사범은 "영재를 뽑는데 목적인데 굳이 지역을 나누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 같고, 연령을 중심으로 뽑아 입단자의 연령이 낮아지면 프로기사가 되고 나면 좀 더 상위레벨의 경쟁을 할 기회가 많아지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한국기원 윤재식 연구생 담당 부장은 "연구생 경쟁력 강화는 실전 시합을 통해서 하는 것이 메인이고, 실전 대국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 정신력강화 프로그램을 7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정신력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연구생에게도 스포츠심리 전문가를 초빙하여 전체 강의를 진행하고 상위권 특별 인원에 대해서는 멘탈 강화 상담도 진행할 예정이며 좋은 호응이 기대된다"라고 소개했다.

 

한국기원 연구생 1조는 세미프로 실력이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실력은 얼마나 될까? 한태희 지도사범은 "시기에 따라 약간 변화가 있었는데 현재 냉정하게 비교하면 연구생 1조랑 아마추어 TOP랭커와 비교해서 아마추어 TOP 랭커가 조금 위에 있는 상황이다"라고 소개했다. 

 

1조와 10조의 실력차이는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에 두 지도사범은 "두 점 차이는 무조건 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치수도 AI 이전과 이후가 좀 다른 것 같은데 AI 이전에는 두 점 치수라면 호선으로는 절대 이기지 못하는 실력 차이라고 하면  AI 이후에는 실제로 두 점 차이가 나는 실력인데도 불구하고 호선으로 잡힐 수도 있는 치수다"라고 설명했다. AI 등장 후 그만큼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의미다. 

 

한국 바둑의 미래를 육성해 가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두 사범은 보람도 많이 느낀다. 김현찬 지도사범은 "일반인입대회를 하면 보통  연구생들이 많이 입단했을 때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고 또 입단 후 성적을 잘 내면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한다. 

 

한태희 지도사범은 "지도할 때 항상 역효과가 날까봐 조심스러운데 연구생 아이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일 때 조언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개인적으로 조언을 하면 이후에 컨디션이 회복됐다고 느껴질 때 헛된 참견을 하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한국기원 연구생은 대부분 자신이 전문적으로 바둑을 공부하는 바둑도장에 소속되어 있고, 이곳에서 바둑의 기술적인 것들에 대해서 훈련하고 공부한다. 한국기원 지도 사범은 기술적인 가르침보다는 여기는 한국기원이 공식적으로 마련한 시합을 통해서 감각을 키우고 자신의 실력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 연구생 경쟁력 강화는 시합을 통해서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대체로 연구생들도 대부분 개인적으로 AI로 훈련을 한다. 훈련은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대회 중 바둑이 끝나면 복기에 참여를 하면서 아이들이 못 본 수를 지도하기도 한다. 

 

한태희 사범은 "기술적인 부분은 지도사범이 깊게 관여하는 것은 낭비일 수도 있다. 지금은 AI가 훨씬 정확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연구생 대회 때)라이브로 봤을 때 여기서 이런 실수가 나왔을 때 왜 이런 실수가 나왔는지 심리적인 질의를 해보고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지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구생이 100명이나 있다 보니 뭔가를 같이 했을 때 도움이 되기도 하고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먼발치에서 보다가 이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이 들 때 짧게 짧게 의견을 나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현재 2006년생 이후 출생 현역 프로기사는 여자 7명, 남자 13명이 있다. 2010년 3월 20일생인 주현우가 현역 최연소 프로기사로 제20회 영재입단대회를 통해서 입단했다. 요즘은 '무서운 신예'가 잘 안 보이는 것 같은데 '포스트 신진서'로 유망한 현역 기사를 꼽아달라는 주문에 김현찬 지도사범은 "동료 기사지만 신진서의 동생 급으로 기민찬(2009년생), 주현우(2010년생), 정준우(2008년생) 등은 주목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그 외 여자기사 중 정유진(2006년생), 김은지(2007년생)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역 기사 중 주목 받고 있는 기민찬(2009년생), 주현우(2010년생), 정준우(2008년생). 

 

 

연구생을 지도하고 있는 김현찬 지도사범은 "연구생 중에 특정해서 누구를 꼭 집어 실명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중1~초6 사이에 괜찮은 친구들이 5~6명 있는데 잘 지켜보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일본기원은 나카무라스미레의 사례에 대해서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하면서 저연령의 특별추천입단제도에 대해 성공적으로 평가한다. 이에 2013년 4월 25일생 후지타레오는 2020년 7월 일본 관서기원 연구생이 된 후 관서기원의 '영재특별채용규정'에 의해 특별입단시켰다. 대만 최연소 프로기사인 정위하오는 2012년 10월 9일생으로 지난해 7월 말 일반인입단대회를 통해서 프로입단이 확정됐다. 중국도 공식적으로 치르는 입단대회 이외에 코칭스태프의 제량으로 입단자를 받아들이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이는 스포츠계의 부정부패로 인한 문제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로 분위기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바둑계에도 이들 국가처럼 특별추천제도가 있지만 공정성과 객관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한태희 지도사범은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연구생들에게 지금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신진서를 위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사로는 4살 아래인 왕싱하오를 들 수 있다. 왕싱하오는 2022년 1월, 1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는 비공식 TWT배 결승2번기에서 신진서에게 2-1로 승리를 거두면서 세계바둑계의 주목을 받았다. 왕싱하오는 최근 LG배에서 첫 세계대회 출전을 하여 8강까지 올랐다. 한태희 지도사범은 왕싱하오에 대해 "실력적으로 세계적인 선수와 겨뤄도 손색없는 세계적 레벨의 기사다"라고 평가했다. 

 

AI시대 초기에 한국바둑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면 AI바둑 생태계가 자리를 잡은 이때 포스트 신진서 시대를 겨냥한 각 국의 인재육성 경쟁이 치열하다. 미래 세계바둑의 10년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중에 세계바둑패권의 향방이 10년 이내에 또 누가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둑사관생도 한국기원 연구생 1조~10조가 모여서 치르는 2023 연구생바둑대회(3차) 대회 모습.

 

 

▲김현찬(좌), 한태희 연구생 지도사범의 현역 활동 모습.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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