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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대 8관왕, 커제 vs 구리 누가 더 강한가?

14세 차이에 직접 비교 불가, 커제의 9관왕 성공 여부가 관건

2023-03-20 오후 2:45:25 입력 / 2023-03-20 오후 4:18:39 수정

▲중국 역대 세계대회 8관왕 구리(좌)와 커제.

 

 

'우리나라 바둑 역대 바둑 최강자는 누구인가' 혹은 우칭위안, 이창호, 이세돌 등의 가상대결을 상상하며 '세계바둑 최강자는 누구인가'라는 등의 화두는 바둑팬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화젯거리다. 때마침 중국랭킹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커제를 두고 중국바둑팬들 사이에서는 세계대회 8관왕인 구리 9단과 커제 9단 중 누가강한가라는 논쟁이 뜨겁다 

 

구리는 1983년생이며, 커제는 1997년생으로 나이는 14세 차이다. 세계대회 우승 기록적인 면에서 보면 구리는 세계대회 8회 우승, 4회 준우승, 3회 4강 등의 전적을 기록하며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조훈현 9단의 뒤를 잇고 있으며, 커제는 8회 우승, 2회 준우승, 6회 4강 등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구리는 이미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황이고 커제는 아직 TOP 클래스에서 경쟁하고 있는 현역이기에 이론상으로는 아직 커제가 구리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쇠퇴기로 접어들어 아홉 번째 우승이 쉽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중국바둑계에서 “커제는 1년에 한 번 신진서를 이기기도 힘들다”는 조롱이 성행할 만큼 신진서의 벽이 높게만 느껴진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직접적인 전력 비교는 어렵겠지만 상대전적은 어느 정도 판단하는데 참고가 될 수 있겠다. 상대전적은 뜻밖에도 2014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구리는 커제에게 9연패를 당했다. 구리는 커제를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굳이 국내에서 비슷한 상황을 끌어와 비교하자면 17세 차이가 나는 신진서와 이세돌의 전적은 6승 5패였다.

 

 

 

 

표면적으로 볼 때 커제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만 두 사람이 첫 대국을 벌일 때 구리는 이미 31세의 노장(?)이었고 커제는 당시 한창 물이 오른 17세였다. 또한 이 기간은 커제가 2015년 10월부터 첫 랭킹 1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2018년 11월 1개월 제외)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성기 시기와 상당 기간 겹친다. 그렇기에 이런 데이터는 누가 더 강한가를 비교하는데 결정적인 자료는 되지 못한다.

 

우승을 차지한 시점을 보면 구리는 2006~2015 9, 커제는 2015~2020 5 사이다. 특히, 구리는 2009 1~5 4 도요타배, 13 LG, 1 BC카드배 1 사이에 3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커제는 2015 2 바이링배, 20 삼성화재배 2회, 2016 2 몽백합배, 21 삼성화재배 2회 등 연속 세계관왕을 차지했다.

 

 

▲2006년 4월 21일, 제10회 LG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구리(우측에서 두 번째)가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구리는 2008 7월부터 2009 5월까지 11개월 동안 4관왕에 올랐으며, 커제는 2015 1월부터 2016 1월까지 13개월 동안 3관왕을 기록했다.

 

두 기사의 전성기 당시 상대 경쟁 기사가 누구였는지도 중요한 참고 지표다.

 

구리는 평생 라이벌로 세계대회 14회 우승의 한국의 이세돌(對25승1무23패)과 함께 세계바둑계의 양대산맥을 이뤘으며, 커제의 주요 경쟁 기사는 박정환(對14승16패)이었다. 세계대회 14관왕 이세돌과 5관왕 박정환의 함량 차이가 있어 이런 점에서는 커제가 열세에 있다. 그 외 서로 세대교체를 이루는 시기에 구리는 이창호(對8승9패)를 상대했고, 커제는 이세돌(對12승5패)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신진서(對11승9패)의 도전을 함께 받는 시기를 보냈다.

 

구리가 우승한 8차례의 세계대회 결승 상대는 천야오예, 창하오, 이창호, 박문요, 이세돌, 조한승, 허영호, 저우루이양 등이다. 이 중 조한승과 허영호만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2009년 2월 제13회 LG배 결승 상대인 이세돌은 한국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때이다.

 

커제는 8차례 정상에 올랐을 때 결승 상대는 츄쥔, 스웨, 이세돌, 퉈쟈시, 펑리야오, 안국현, 신진서(2회) 등이었다. 이 중 세계 챔피언이 되지 못한 사람은 츄쥔, 펑리야오, 안국현이다. 당시 한국의 이세돌은 하향세의 길목에 있었고 신진서는 정상의 자리로 달려가고 있던 시기다.

 

특히, 중국바둑팬 입장에서 한국의 누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느냐 하는 점도 중요하다. 구리는 이창호, 이세돌, 조한승, 허영호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커제는 이세돌, 안국현, 신진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부분에서는 서로가 비슷한 점수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1월 17일, 제4회 바이링배 결승2국에서 신진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커제.

 

 

커제는 17세에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해서 23세에 8관왕에 올랐다. 구리는 23세에 첫 세계대회우승을 차지했으며, 32세에 8관왕이 됐으니 연령으로 볼 때 커제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커제가 가능성은 더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대회에서 누군가가 신진서를 꺾어준다면 굳이 신진서를 만나지 않고도 충분히 우승할 기회는 있기 때문이다. 물론 또 다른 복병도 많다.

 

안타깝게도 커제는 전성기에 학업, 방송출연 등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스스로 쇠퇴기를 앞당겼다. 만약 AI를 스승으로 삼아 바둑에만 전념했다면 올해 26세인 커제는 벌써 9관왕이 됐을지도 모른다.

 

커제의 9관왕 등극은 구리와 커제 누가 더 강자인가 혹은 누가 더 큰 업적을 남겼는가의 논쟁을 종식하는 사건이 되겠지만 현재 세계바둑 판도를 볼 때 쉽지 않은 일이다. 

 

 

▲커제(좌)와 구리의 대국 모습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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