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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대세는 바둑 유튜버

2020-02-20 오후 1:50:25 입력 / 2020-02-20 오후 2:08:11 수정

[출처: 월간바둑 ㅣ 김정민 기자 ㅣ 특집/대세는 바둑 유튜버] ▶기사 원문보기

 

 


▲ '콘텐츠 패왕' 귀수TV의 BJ 양재현이 특유의 포즈를 취했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시간도 아까운 세상 속에, 유유자적 신선처럼 노닐던 바둑계도 시대의 흐름을 비껴가지 못했다. 바둑TV, 인터넷바둑사이트로만 소식을 접하던 팬들도 반기를 들었다. 누가 이들에게 유별나다 할 것인가. 세상이 변했다. 이제 바둑도 유튜버 시대가 왔다.


바둑도 유튜버의 시대가 왔다

 

4년쯤 전이던가.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던졌다. “이제 유튜브 시대가 오겠네.” 기자가 말했다. “에이, 유튜브 한국에서 누가 그렇게 본다고.” 누군가는 기자를 비웃으며 말했다. “너 빼고 다 볼 걸?”

몇 년이 지난 대화 내용이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기자가 TV와 인터넷 사이에 낀 모호한 존재 정도로 인식했던 유튜브와 개인방송채널들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조금씩 영역을 넓히며 젊은 세대를 잠식하던 유튜브는 이제 50대 이상 노년층도 즐겨보는 국민 콘텐츠가 됐다.

바둑계에서는 누가 처음 개인방송을 시작했을까. 확실하지 않지만 프로기사 중엔 조연우 初단이 ‘프로연우’란 이름으로 아프리카TV BJ 활동을 한 것이 시초가 아닐까 싶다. 조 初단이 BJ로 첫 발을 내디딘 해는 2015년으로 기자가 누군가와 대화를 했던 때와 정확히 일치한다. 우매한 기자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을 무렵 그녀는 이미 개인방송에 뛰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바둑 개인방송이 처음 주목받았던 것은 ‘구글챌린지 매치 이세돌vs알파고 대결’ 때였다. 전국민적인 관심사로 번졌던 이세돌-알파고의 대결을 중계했던 프로연우의 방송에는 실시간 참여인원만 3만명에 달했다(바둑TV도 실시간 3만 명이면 적지 않은 숫자다). 누적 조회수는 30만을 넘겼다. 당시엔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이후 2018년 유튜브가 일약 대세로 떠오르며 영상업로드가 대중화되자 아프리카 등에서 내공을 키웠던 BJ들이 대거 유튜브로 넘어왔다. 바둑 영상이 우후죽순 올라오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부터다. 프로연우를 비롯해 강남바둑, 진동규(동규의 바둑) 등이 앞다퉈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구독자 수를 늘려갔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바둑 콘텐츠에 달려들며 다양한 영상이 제작됐지만 수익적인 한계에 부딪히며 대부분 단발적인 시도로 끝나곤 했다.

그러던 중 2018년 11월 전직 프로기사 김성룡이 개인방송 ‘김성룡 바둑랩’을 개설하며 바둑계 큰 파장을 불러왔다. 초기 호기심에 그의 방송을 구경했던 사람들이 태반이었지만 점점 그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순식간에 바둑 유튜버 중 탑의 지위에 올라섰다.

현재 구독자 수 8만 명, 누적조회수 5000만을 기록하고 있는 김성룡 바둑랩은 연간 억대 수익을 인증하며 바둑 유튜버들에게 ‘넘사벽’으로 통하고 있다. 김성룡의 개인방송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논란이 있지만 실시간 시청자 수도 5000~1만 명에 달하는 수준으로 많은 바둑 팬들이 그의 방송을 보고 있고, 그를 보며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는 바둑 크리에이터도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20년 1월을 향해가고 있는 지금은 또 어떤 유튜버가 바둑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을까. 실질적으로 바둑 유튜버 중 2인자로 통하는 아마강자 한문덕 7단의 ‘강남바둑TV’, 프로가 보여주기 힘든 ‘똘끼’를 무기로 바둑판을 들고 기원을 돌며 강자와 대결을 펼쳤던 ‘귀수’, 진짜 제대로 된 바둑강좌를 보여주겠다며 바둑학원 원장 3인이 뭉친 ‘쉬운 바둑’, 유명 프로기사 조한승과 박정상이 한 팀이 되어 결성한 ‘조앤탑’, 마지막으로 “우리의 시청률을 깎아먹더라도 도전해보겠다”며 올해부터 국내 최대 규모 KB리그 유튜브 생중계를 시도하고 있는 ‘바둑TV’ 등… 무지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열심히 취재했다. 묻고 물어 꼽은 소위 ‘대세 바둑 유튜버 5인’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과거 본지와 인터뷰 했던 ‘프로연우(2016년 5월호)’와 ‘동규의 바둑(2019년 2월호)’, 논란의 여지가 있는 ‘김성룡 바둑랩’은 제외했다).

 

 

▲강남에서 바둑학원을 운영하며 이를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는 한문덕 7단. 강남역 화재 사건으로 학원은 접어야 했지만 지금은 한문덕이란 이름 보다 ‘강바’란 닉네임이 더 유명할만큼 유튜버로서 인정받고 있다.

 

바둑유튜버 하면 떠오르는 이름 ‘강바’ / 강남바둑TV_ 한문덕
 

일명 ‘강바(강남바둑 줄임말)’로 불린다. 조훈현 시대 비운의 2인자 서봉수라면 적절한 비유일까. 유튜버들 사이에선 실질적인 2인자로 여겨진다. 최근 프로연우의 구독자 수가 3만 명이 넘어가며 급상승했지만 총 조회수에서는 강남바둑이 2배쯤 앞선다.

연구생 1조 출신으로 한때 유력한 입단후보였던 적도 있다. 탄탄한 바둑 실력을 기반으로 한 바둑 해설, 강좌가 주무기. 강남에서 바둑학원을 하고 있었지만 학원에 불이 나는 천재지변으로 당분간 유튜브 영상제작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자세한 내용은 인터뷰로 전한다.

 


- 바둑 유튜버를 수소문 하니 ‘강바’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겠더라.
“아마 내가 바둑 유튜버의 시초일 거다. 알파고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영상을 제작해서 올렸으니까. 하지만 그때는 단순한 홍보 수단이라 생각했다. 방송에 비중을 두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얼마 안 됐다.”

- 홍보 수단이라면?
“바둑학원 홍보가 첫 번째 목적이었다. 나의 경우 스스로 유튜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채널이름도 ‘강남바둑’ 아닌가. 처음 시작할 때는 영상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적었다. 개인방송 자체가 활성화되기 전이었다. 초기엔 학원에서 강의하는 영상을 올려도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 갑자기 성장한 계기가 있나.
“바둑이 유튜브에서 관심 받게 된 시기는 알파고 이후다. 그 전엔 어르신들이 아프리카 방송 같은 걸 찾아보지 않았으니까. 유튜브에서는 조회수를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알파고 마스터(Master)와 커제 대국 이후로 구독자 수가 몇 천 명으로 확 늘었다. 학원 홍보하려고 별 생각 없이 올리다 어? 뭐지? 하는 상황이었다. 이현욱 프로가 와서 ‘네 영상 사람들이 많이 보더라?’라고 말해줘서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다.”


 


 


- 주로 어떤 영상을 올리고 있나.
“처음엔 학원 강의 내용을 올리다 알파고 이후 제로 버전 공개 기보 1~20국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때는 인공지능이 풀리기 전이라 정말 애먹었다. 그렇게 힘들게 영상을 찍다 누군가 농심신라면배 신민준 6연승 바둑을 중계하는 걸 봤다. 중계만 해도 사람들이 많이 보더라. 그때부터 사람들이 프로 바둑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돼 중계도 같이 하게 됐다. 그래도 나는 강좌 영상이 가장 퀄리티가 높다고 본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실력이 늘었다고 연락이 왔다. 바둑 강의에는 자부심이 있다.” 

- 어쨌든 지금은 ‘강바’로 많은 유튜버들에게 관심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학원 홍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학원은 접었다. 강남역 화재 사건 뉴스에서 본 적 있지 않나? 그때 피해자 중 한 명이 나다. 살다보니 이런 일이 진짜 생기더라. 실검 1위에도 올랐다. 별 수 없이 유튜브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앞으로 어떤 방송을 할 건지 계획이 있나.
“바둑 유튜브는 알파고 때문에 너무 쉽게 성장했다. 그래서 노하우가 부족하다. 다 비슷비슷한 방송을 하고 있는 지금이 그 한계점에 도달했다 본다. 나는 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거다. 인공지능이 대중화된 이상 잘 두는 것만으론 특별할 게 없다. 나는 강남에서 바둑학원을 하며 여성의 바둑 두는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게 됐다. 여성에게 바둑을 보급하며 그 매력적인 모습을 방송으로 전하고 싶다.”

 

 

 


▲ 조한승 九단의 제의로 ‘조앤탑’이 결성됐지만 지금은 박정상 九단의 입담으로 굴러가고 있다해도 무방하다.
혹자는 조한승이 망가지고 박정상이 말을 줄이면 대박날거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처음 ‘조앤박’에서 빠르게 ‘조앤탑’으로 바뀌었는데 ‘탑’은 ‘정상’을 뜻하므로 사실상 그게 그거다.



인맥으로 위기의 바둑계를 구하겠다 / 조앤탑 바둑_ 조한승, 박정상


고작 구독자 수 1300명으로 왜 두 번째로 소개 되냐 물을 수 있겠다. 솔직히 바둑 유튜버 2위는 아니다. 그러나 바둑 팬들에겐 너무도 익숙한 이름이기에, 이름값으로 낙하산 탄 게 맞다.

‘조앤탑’은 프로기사 조한승, 박정상 九단이 의기투합해 만든 유튜브 채널이다. 2019년 9월 12일 시작했으니 아직 3달도 채 안 됐다. 프로기사로는 ‘만렙’이지만 유튜버로는 새내기다.

첫 영상에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두 기사가 하이파이브를 하며 손을 맞잡는 발연기(?)가 유명하다. 두 새내기가 뭉친 이유는 위기의 바둑계를 구하는데 보태고 싶어서라고 한다. 무엇으로? 인맥으로!



- 소문 듣고 찾아왔다.
박(정상): 이제 3개월 됐는데 벌써 소문이 났나? 어떻게 소문이 난 지 궁금하다.

 

- 첫 영상에서 두 기사의 연기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해서 보고 왔다.
조(한승): 그럼 그렇지.
박: 그 소문에 대해 오해가 있는데 그 연기는 다 형수님(조한승의)의 계획이었다. 주문 자체가 ‘병맛’ 연기였다. 다들 왜 이렇게 어설프냐고 한마디씩 하는데 사실 정말 잘 한 거다.
조: 그러나 제대로 하라고 했어도 똑같았을 것 같다.

 

-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조: 유튜브를 해야겠다 생각한지는 1년도 더 됐다. 혼자 해보려고 했는데 영 자신이 없어서 박 프로에게 같이 할 생각 없냐 물어봤는데 흔쾌히 ‘콜’ 하더라.
박: 한승이 형이 꼬셔서 시작하게 된 건 맞다. 우리 둘 다 다른 분야에서 소통하고 있긴 했지만 유튜브를 활용해 본 적은 없었다. 바둑계가 어렵지 않나. 우리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나서서 소통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해서 받아들였다.

 

 


 

 

- 동료 기사들의 반응이 궁금한데.
박: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한승이 형이 유튜브를 한다는 게 놀랍다는 분위기다. 재밌다는 기사도 있고 별로라는 기사도 있지만 대체로 나보고는 말을 줄이고 한승이 형에게는 망가져야 한다고 한다.
조: 우리는 절대 강요나 홍보를 하진 않는다. 후배를 지하철에서 만났는데 조앤탑 알아? 하고 물으니 모른다고 하더라. 더 이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감사하게도 내리기 전 구독을 눌러줬다.

 

- 조앤탑 만의 무기가 있나.
박: 인맥이다. 다른 유튜버들이 아무리 입을 잘 털어도 바둑계 인맥으로는 우리를 당할 수 없다. 인기 기사를 초대해 팬들이 궁금해 할 만한 부분만 찔러서 인터뷰 하면 재밌지 않겠나.
조: 강좌도 세 가지 콘셉트가 있다. 일단 나는 초반 위주로 진행하고 박은 강좌와 썰을 믹스한다. 둘이 같이 할 때는 주로 동료 기사에게 의지를 많이 한다. 기습전화를 걸어 곤란하게 만든다든지. 대국 외 프로기사들의 자연스런 모습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 본인들 바둑을 방송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은데.
조: 그 부분도 계획하고 있다. 뒀던 걸 할 수도 있고 실제 두면서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 한승이 형은 워낙 유명한 바둑들이 많은데 나는 후지쓰배(우승) 하나다. 지겹게 우려내야 할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은?
조: 프로기사들의 진솔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방송을 하고 싶다. 많이 부르기도 하고 찾아가기도 할 계획이다. 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사들과 대국하는 방송도 해보고 싶다. 그래도 실력적으로는 아직… 괜찮겠지?
박: 글쎄. 우리야 어차피 인맥이지. 어려운 바둑계를 살리는 데 조그만 도움이 된다면 한 몸 불사를 생각이다. 결국 바둑을 좋아하는 팬들과 가까워지는 게 목표 아니겠나. 앞으로도 인맥 찬스를 아끼지 않겠다.

 

 

 


▲ 기원 깨기’로 이름을 날렸던 귀수(사진 오른쪽)가 이번엔 ‘대학 깨기’에 나섰다.
옆구리에 바둑판을 낀 채 서울시립대를 찾아 바둑동아리 정예대원들과 마주섰다.
스스로 ‘콘텐츠패왕’이라 말하는 유튜버 귀수TV에서만 볼 수 있는 신박한 장면이다.



바둑 예능을 원하는가? 귀수TV를 검색하라! / 귀수TV_ 양재현
 

정통파가 있다면 변칙을 쓰는 사파도 있다. 바둑에서는 꼼수보다 정수가 힘을 발휘하지만 웃겨야 구독수 하나라도 더 올라가는 유튜브에서는 사파가 더 유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에 장난기가 줄줄 흐르는 ‘귀수’는 누구보다 방송에 특화된 캐릭터다. 초기 ‘기원 깨기’라는 희귀한 콘셉트로 이목을 끌었던 귀수는 처음엔 생계로 유튜브에 뛰어들었으나 하다 보니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바둑TV에서도 그 모습을 알아챘는지 근래 귀수의 출연이 잦아지고 있다.

주로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다른 유저들과 달리 귀수의 고향은 아프리카TV라고. 실시간 방송 중 운 좋으면 실용음악과를 나온 그의 노래 솜씨도 구경할 수 있다. 그의 진면모를 알고 싶으면 아프리카TV에서 BJ귀수를 검색해 보시라!



- ‘귀수’라는 닉네임이 특이하다.
“최근 ‘신의 한수2: 귀수편’이 개봉하며 유명해졌는데 처음 만들었을 땐 다들 뭔지 몰랐다. 아는 지인에게 ‘귀수’라는 영화가 나온다고 귀띔을 듣고 내가 가장 먼저 쓰고 싶어 만들었다. 「귀수마수」라는 사활책도 있고. ‘마수’보단 ‘귀수’가 낫지 않나?”

- 바둑 유튜버가 된 이유가 궁금하다.
“어렸을 때 바둑을 공부하며 연구생 물도 먹어봤는데 입단을 못했다. 살아남으려면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바둑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아 음악도 했고 뷰티 회사에 들어가서 영업도 해봤는데 결국 다시 바둑으로 돌아왔다.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하며 느꼈다. 바둑으로 돌아온 이유가 방송을 하라는 계시였구나.”

- 20대 나이에 다사다난했나보다.
“그렇다. 실용음악과를 나와 가수를 하려 기획사도 들어갔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 올댓뷰티아카데미라는 한국에서 가장 큰 뷰티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두 달 만에 영업왕을 찍었다. 자신감이 붙어 마케팅이든 뭐든 혼자해도 되겠다 싶어 바둑학원을 차렸다. 방송은 학원 마케팅 차원으로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뭐가 주업인지 모르겠다.”

 

- 과거 귀수라는 사람이 ‘기원 깨기’라는 걸 하고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방송을 한다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었다. 뭔가 간판을 깨보고 싶었는데 여태 기원 간판을 깬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다짜고짜 동네 기원부터 시작해 고수들이 많다고 소문난 기원들을 찾아갔다. 이 일로 인지도가 생겼지만 생각보다 힘든 점도 많았다. 1급 이상 실력자가 많지 않아서 허탕 치는 일도 흔했다.”

 

- 콘셉트가 특이한데.
“‘콘텐츠 패왕’이라 불러달라. 바둑과 관련된 예능은 다 해볼 예정이다. 기원 깨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얼마 전엔 ‘대학 깨기’도 했었다. 마찬가지로 가장 난관은 고수가 생각보다 적다는 점이다. 혹시 자신 있는 곳이 있다면 귀수TV로 도전장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 바둑은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들이 많은데 그런 특이한 콘셉트에 거부감은 없나.
“그래서 보수적이지 않은 아프리카TV를 선택했다. 거기서는 오히려 얌전하면 인기가 없다. 처음에는 나도 바둑인인지라 진지한 모습으로 강좌를 했었는데 일명 ‘물샤워 벌칙’이란 걸 해본 뒤 나를 놓게 됐다. 방송인이라면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목표가 있다면?
“버라이어티 한 리얼 예능방송을 해보고 싶다. ‘1박2일’이나 ‘신서유기’ 같은.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층을 유입해야 하는데 바둑학원을 통해 젊은 바둑인 유입에 최선을 다 하겠다.”

 

 

 

 

 
▲ 세 원장의 강의를 보고 있자면 유튜브 방송은 유별나야 할 것 같은 편견이 사라진다.
흔한 방송장비조차 없이 휴대폰으로 찍는 영상에 구독버튼을 누른 이가 8000명을 넘어섰다.
쉽고 심플하면서도 유익한 강좌만을 추구하는 세 원장의 도전이 2020년에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

 


바둑 쉽게 배우려면 어디? ‘쉬운 바둑’ / 쉬운 바둑_ 이호재(청석바둑학원 원장), 유이상(금천바둑학원 원장), 박무엽(명지대바둑학원 원장)


이번엔 정통 바둑강좌를 표방하는 유튜버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름도 ‘쉬운 바둑’이고 소개도 ‘쉬운 바둑’이다. 말 그대로 바둑을 쉽게 가르쳐주겠다는 의미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3인이 함께 방송하는데 특이점은 세 명 모두 현역 바둑학원 원장이라는 것. 올 7월에 방송을 시작했으니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5개월 차인데 구독자 수는 벌써 1만을 향해 가고 있다. 구독자의 선택이 정말 ‘쉬운 바둑’이 맞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 세 분 모두 바둑학원 원장님이라 들었다.
이: 그렇다. 원래는 셋이서 바둑카페 사업을 진행하려다가 생각을 바꿔 유튜브로 전환했다.
유: 우리가 궁합이 잘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알까기’를 유튜브로 해보기로 했었다. 결과는 폭망했다. 겸손하게 바둑 교육용 영상을 만들어보자고 합의했다.

 

- 원래 친했던 건지.
이: 원래는 아니었다. 1~2달에 한 번씩 승급시험이 있을 때 항상 만나다보니 친해졌다.
박: 1년에 승급시험 9번에 회의까지 18번을 만난다. 어휴 지겨워.

 

- 유튜브로 대동단결 한 이유가 있나.
박: 결국 돈 아닐까?
유: 너무 솔직한 거 아냐? 교육을 위해서라고 하자.
이: 아냐, 솔직한 게 좋은 거지. 보는 사람은 바둑 늘어서 좋고 우리는 돈 벌면 좋은 거고.

 

- ‘쉬운 바둑’은 어떤 방송 채널인가.
이: 일반 아마추어들이 알고는 있지만 정확하게 모르는 변화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방송.
박: 간추려서 어려운 내용이나 궁금증을 쉽게 풀어주는 채널.
유: 결론은 쉬운 바둑.

 

- 쉽게 가르치는 특별한 요령이 있나.
이: 학원 원생 가르치듯 비유하듯 풀어 설명한다. 예를 들어 강한 돌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걸 설명하고 싶으면 “여기 미친개가 있어요~ 가까이 가면 될까요, 안 될까요?”라고 물어보면 쉽게 이해한다. 아, 물론 성인 대상일 때 얘기다. 설마 어린이들에게 저렇게 설명하겠나.
박: 셋 다 특징이 달라서 각자 잘하는 파트로 강의를 진행한다. 이 원장은 어려운 걸 길게, 유 원장은 빠르고 재밌게, 나는 그 중간쯤 되는 것 같다.


- 반응은 어떤지.
유: 예상을 심하게 초과했다. 시작할 시 연말까지 구독자 1000명만 있어도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다. 7월 구독자 100명인 상황에서 8월 말이 되면 구독자가 몇 명일지 셋이서 내기를 했다. 나는 500명, 박 원장은 1000명, 이 원장은 530명을 예상했다. 그런데 8월 둘째 주에 1000명을 넘기더니 8월 말에는 3000명을 돌파했다. 셋 다 틀렸다. 결국 기분 좋게 더치페이를 했다.
이: 원래 내기를 지면 기분이 나빠야 하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
박: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구독자 10만 명만 되게 해주세요. 아, 구독자가 목표에 포함되는 게 부적절한가?
유: 아니. 그만큼 우리 채널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거니까. 난 좋다고 봐. 입문자부터 고수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바둑 채널 어때?
이: 그거 멋있다! 사실 10만 명이 되려면 미세먼지까지 긁어모아야 할 듯? 이제 인공지능으로 변화한 포석이나 정석들에 대한 강좌도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길.

 

 

 

▲외모, 실력, 입담…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는 방송이 아직 홍보가 잘 되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다. (배짱이TV 피셜)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양 옆에 커피잔이 소주잔이었음 시청자가 100배쯤 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배짱이TV뿐 아니라 매주 4일 4개 팀이 사계절 같은 매력을 뽐내고 있으니 다채로운 방송을 선호한다면 바둑TV 채널 구독 버튼을 꾸욱 눌러보시길.


 

옆집 동생, 누나와 대화하며 바둑 즐기고 싶으면 배짱이TV로! / 바둑TV_ 배짱이TV(배윤진, 장혜연)


유튜버들 소개하는 자리에 웬 바둑TV냐며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 최근 바둑TV 유튜브 채널은 TV 방송을 편집해 올리던 과거의 포맷이 아니다. KB리그를 실시간 생중계 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보수적인 바둑동네에서 이 정도면 꽤나 큰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리그 일정 주 4일에 맞춰 매번 진행자가 바뀌는데 심지어 진행자도 계속 물갈이(?) 되는 바람에 이 글이 나갈 즈음 과연 위에 적힌 팀 중 몇 명이나 버티고 있을지 알 수 없다. 따라서 기자가 생각했을 때 가장 오래 버틸 것 같은 ‘배짱이TV’를 대표로 인터뷰 했다.


- ‘배짱이TV’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배: 다들 내 별명인 줄 아는데 오해가 깊다. 같이 진행하는 장혜연 캐스터의 ‘장’을 붙여 만들었다. 배짱이처럼 놀면서 하는 바둑 방송이란 뜻도 있다. 내 별명은 배짱이가 아니라 배추다.

 

- 두 사람 다 바둑TV에서 해설과 진행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유튜브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이유가 있나.
장: 바둑 진행자로서 뭔가 자유롭게 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드디어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 30대가 되고 나서 여러 가지 일을 해봤다. 유튜버들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성격이 너무 쫄보라 도전을 못하고 있었다. 바둑TV에서 물어보길래 에라 모르겠단 심정으로 덥썩 물었다.

 

- 배짱이TV의 콘셉트는 뭔가.
배: 평소 장혜연 캐스터와 초보를 위한 강좌에 대해 구상해 본 적이 있다. 해설보다는 바둑 외적인 썰을 많이 풀어보자고. 분명 대부분의 팀들이 바둑을 보며 해설 위주로 진행하고 있을 거다. 우리는 색깔이 분명히 다르다. 배짱이처럼 놀고먹으면서 실력도 늘려주는 게 배짱이TV의 특징이다.
장: 맞다. 우리는 소통 위주의 방송이다. 시청자들이 던지는 질문들은 빼놓지 않고 읽는다.
배: 다른 건 몰라도 “장혜연 캐스터 예뻐요” 이런 건 기가 막히게 캐치하더라.

 

- 처음 해보는 거라 생각처럼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장: 처음엔 갈피를 잘 못 잡았다. 하고 싶었던 건 많은데 자꾸 시간이 지나면 삼천포로 빠지더라. 특히 게스트가 오면 더욱 정신이 없다. 케어는커녕 내가 케어를 받고 싶을 때가 많다.
배: 그래도 우리는 양반이다. 다른 팀들도 많이 힘든 걸로 알고 있다. 우리는 진짜 평소 하던 대로 노는 경우가 많아서 비교적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다.

 

- 아직 초반이라 실시간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던데.
배·장: 100명만 넘어가면 소원이 없겠다. 우리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많이 봐주시면 박정환, 신진서, 김지석 누구든 다 게스트로 데려올 테니 도와달라.

 

-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홍보 할 기회를 주겠다.
배: 옆집 동생, 누나가 되어 주고 싶다. 아직 사람이 몇 명 없어서 한 마디 한 마디 다 받아준다. 어떤 방송이 이렇게 친근하게 소통해주겠나. 바둑계 생각보다 재밌는 비화들이 많다. 선수들의 사생활과 에피소드 위주로 바둑과 해설을 안주 삼아 재밌게 놀아보자.
장: 바둑이 혼자 두는 거라서 그런지 이야기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이런 갈증을 해소시켜 주겠다. 우리 둘 다 입문 초급자를 많이 가르쳐봐서 수준에 맞는 팁을 많이 알고 있다. 재미와 실력 두 마리 배짱이(?)를 다 잡아보겠다.


 


▲바둑TV는 배짱이TV(배윤진, 장혜연) 외에도 '하와 유(하호정, 유희영)', '연민TV(조연우, 이유민)' 등
다양한 콘셉트의 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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