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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로 대한바둑협회 회장 "바둑계 자립, 재정 자립 이룰 것"

2020년 신년 인터뷰

2020-01-01 오전 9:57:56 입력 / 2020-01-01 오전 10:25:44 수정

# 대한바둑협회 홍보국에서 제공한 ‘윤수로 대한바둑협회 회장 신년 인터뷰’ 입니다.

 


윤수로 회장은 (사)대한바둑협회 제6대 회장이다. 올해 2월 17일 있었던 회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현재까지 10개월 여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바둑계는 바둑진흥법 시행과 바둑기념일 제정 등 큰 분기점을 맞고 있는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회장직 10개월을 수행하고 있는 현 회장은 지금의 바둑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2019년을 마무리하고 2020년 경자년을 맞은 즈음 윤수로 회장을 만나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는 소감을 들어봤다.




▲윤수로 대한바둑협회 회장.

 


Q. 지난 2월17일 제6대 대한바둑협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8개월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의 소회를 들려주시죠.
A. 90년대 중반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국제바둑교류전에 참가하면서 처음 바둑계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바둑 관련 미디어 매체 경영, 국제바둑교류협회 활동 등을 해오던 중 2005년 대한바둑협회가 창립되었는데 스포츠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을 보고 언젠가 한번쯤 회장직을 맡아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것이 좀 빨리 이뤄진 것이지요. 당선 이후 무척 기뻤는데 현재의 솔직한 심정은 좀 막막하다는 것입니다. 일을 많이 했다고 자부합니다. 전국을 다니며 지자체장도 열심히 만나고 바둑문화를 바꾸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소수지만 발목을 잡는 분도 여전히 계시고…. 혼자서 일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웃음).

 


Q. 취임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 아무래도 대통령배 창설이 아닐까요. 대통령배가 갖는 의미가 있으니까요. 바둑이 온 국민이 사랑하는 두뇌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봅니다.

 


Q. 바둑진흥법이 제정된 지 꽤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사항이 궁금합니다.
A. 2018년 4월 17일 바둑진흥법 제정, 10월 18일 바둑진흥법 시행령에 의거해 바둑진흥 기본계획의 수립 연구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에 의해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김대희 박사가 책임연구자이며 김종렬 조훈현 의원 보좌관, 김진환 교수, 김미라 박사, 김대광 박사가 연구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바둑관련 단체 및 관계자와의 의견교환, 자문위원단의 의견수렴 등을 통해 기본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후 2019년 8월16일 첫 회의를 개최했고 김대희 박사가 바둑진흥의 필요성을 제시한 후 비전, 추진방향, 목표, 추진전략과 함께 세부 추진과제를 브리핑했고 이에 대한 연구진들의 의견수렴과 함께 수정 및 보완이 이루어졌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말씀 드리면 바둑진흥 기본계획안은 첫째 바둑진흥 기본전략구축, 둘째 바둑활성화 추진전략, 바둑의 가치확산전략 등의 세부 추진 과제들을 정리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한바둑협회에서는 11월18일 전체 연구진 회의를 통해 현재까지 정리된 각 전략과 각 세부 추진 과제들에 대한 수정 및 보완이 이루어졌으며, 이에 대한 결과를 가지고 우리 협회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세부 추진 과제들을 제시했습니다. 회의 이후 대한바둑협회는 제시한 세부 추진 과제들을 좀 더 구체화하여 추가 및 보완하였으며 특히 대한바둑협회가 주최한 2019 바둑 아이디어 공모전 입상자들의 아이디어도 추가 및 재정리,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를 요약하여 김대희 박사에게 전달했습니다. 앞으로 대한바둑협회는 바둑 학생 선수들의 의견과 바둑지도사 및 바둑심판의 설문조사를 확대하여 의견수렴 후 그 결과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또 위의 과정들을 통해 바둑 진흥 기본 계획안은 최종적으로 자문위원단과 바둑단체 및 관계자들의 의견을 거쳐 완성될 것이며, 이와 병행으로 세부 보고서도 함께 발간됩니다. 아무쪼록 1차 5개년계획으로 추진될 바둑 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바둑의 르네상스 시대’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8년 9월 열린 바둑진흥법 제정 기념 '바둑진흥 포럼' 장면.

 

 


Q. 바둑이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다시 정식종목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서의 가능성도 있습니까?
A. 바둑이 단일 종목으로 올림픽에 들어가기는 거의 불가능할겁니다. 하지만 마인드스포츠 종목의 일환으로 접근한다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실제로 마인드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브리지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시범종목과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었습니다. 또한 체스의 경우는 2006 도하아시안게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이 되기도 했습니다. 브리지와 체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인정종목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국제바둑연맹(IGF)은 2006년 국제스포츠연맹기구(GAISF)의 회원이 되었으며, 동시에 브리지, 체스, 체커연맹과 함께 세계마인드스포츠협회(IMSA)의 창립회원이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Q. 대한바둑협회와 대한체육회의 관계는 협조가 잘 되고 있는지요?
A. 자신 있게 잘 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님께서 바둑에 대한 이해가 깊습니다. 얼마 전 끝난 전국체전 시상식에도 직접 참석했는데 여자 선수들이 많은 것을 보고 놀라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재 우리 협회에서는 내년 생활체육축전에 바둑이 참가할 수 있도록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전국체전 메달 개수를 현행 3개에서 6개 정도로 늘리는 방안,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구성하여 국가대표 선수단이 지원받는 방법, 현재 인정단체에 머물고 있는 장애인바둑협회가 대한장애인체육협회에 정식종목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선거공약으로 ‘협회의 재정자립에 힘쓰겠다’고 하셨는데 성과가 있었습니까?
A. 돈 문제는 역시 쉽지가 않습니다. 현재 대한바둑협회의 협회재정은 인허가 단증발급, 대회 주관료가 전부인데 한 해 3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정자립안을 구상 중이고, 이와 관련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향후 창설될 실업리그 및 바둑대회의 스폰서 확보와 주관료 수입의 증대방안 등 회장 출연금 외의 수익증대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Q.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바둑 인구가 자꾸 줄어들고, 바둑 인기도 갈수록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바둑에 대한 이미지 제고가 필요할 듯 보입니다만?
A. 바둑의 인기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스포츠로 눈을 돌리면서 오히려 영역은 확장된 면도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미생’이라 불리는 입단에 실패한 젊은이들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바둑리그가 1부, 퓨쳐스리그가 2부, 내셔널바둑리그가 3부라고 한다면 그 아래 단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보급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현재 전국에 600여 개의 바둑대회가 한 해 열리고 있는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성 대회를 늘려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학교 교육에 바둑이 정식과목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바둑계 전체가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Q. 현재 바둑계에서 사장 시급한 사안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A. 역설적이라고 할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국내 프로기전이 활성화되어야 아마추어 바둑도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꾸 줄어드는 프로기전을 살리는 것이 바둑계에서 가장 시급한 일이 아닌가합니다. 기전이 줄어들면 입단 지원자도 줄 것이고, 결국 바둑저변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아마추어가 있어야 프로가 있고, 프로가 있어야 아마추어가 있듯이 어느 한쪽만 잘될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프로, 아마 구분 없이 함께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바둑 발전을 위해서는 (사)대한바둑협회와 (재)한국기원 사이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현재 협조가 잘 되고 있습니까?
A. 가장 시급한 과제인 바둑진흥법 세부 실행 내용에 포함될 사안 채택을 위해 대한바둑협회와 한국기원 간의 협의체가 구성돼 있습니다. 또 아시안게임의 대표팀 운영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도 한국기원과 긴밀히 협의 중입니다. 그리고 앞에 말씀 드린 미생을 살리는 길 중 하나의 방안이 될 세미프로 및 레슨프로 제도도 대한바둑협회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기원과 상호 의견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Q. 바둑계에서 현재 잘 하고 있는 점, 그리고 잘못하고 있는 점 한 가지씩만 꼽는다면?
A. 막상 바둑행정을 맡아보니까 바둑계 종사하는 분들의 열정에 감복할 때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전남바둑협회 이만구 회장님, 제주도바둑협회의 김병찬 회장님, 강원도바둑협회 이무근 회장님 등 이런 분들의 열정 때문에 ‘우리 바둑계가 유지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져야 우리 바둑계가 발전하고 활성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하는 점이라면 글쎄요…. 요즘 들어 자주 바둑인의 역할이란 부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수는 선수로서의 역할, 지도자는 지도자, 행정 임원은 또 그에 맞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분야의 발전이 따르는 것인데 바둑계는 요구만 있고 역할은 별로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소수만 일한다는 관행과 풍토를 바꿔야 할 것입니다.

 

 


▲아마추어 바둑최고권위를 자랑하는 2012년에 창설된 내셔널바둑리그.

 


Q.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성급하지만 내년 대한바둑협회의 중점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많습니다. 우선 내셔널바둑리그를 보완, 발전시킬 필요가 있고 17개 시도대항전과 실업리그 창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유치원바둑보급사업, 바둑전용 경기장 확보도 중요합니다. 특히 2020년 여름 중 월드바둑 콩그레스도 국내에서 열 수 있도록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과 마찬가지로 17개 시도협회와 시군구협회가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 정비에 중점을 둬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바둑계 수장으로서 퇴임 전까지 ‘이것만은 반드시 이뤄놓겠다’는 것이 있을까요?
A. 바둑계 자립. 재정 자립.

 


Q. 마지막으로 바둑팬들에게 한 말씀 들려주십시오.
A. 바둑은 수담(手談)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반상에 사랑, 좌절, 분노, 전쟁, 슬픔 등 모든 희로애락이 다 담겨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바둑 두는 사람들은 이것을 바둑을 통해 만족시킬 수 있지요. 큰 욕심 없습니다. 바둑인들이 수담을 통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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