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바둑리그 개막전이 두 신생팀의 맞대결로 벌어진다. 지난해 부산 삼미건설을 이끌었던 박지은이 주장을 맡은 SG골프와, 올해 처음으로 여자리그에 '데뷔'하게 되는 이슬아가 주장을 맡은 여수 거북선이 그 주인공.
이슬아(1991년생)는 지난 2010년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에서 박정환(1993년생)과 페어부문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바둑 실력과 함께 빼어난 미모로 일반 언론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았던 이슬아는 이후 바둑 보급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2013년, 전남 순천시 주암면에 '한국바둑고등학교'가 출범했고 이듬해부터 교사로 합류하면서 '바둑고 여선생님'의 길을 걸었던 것.
지난해에도 한국바둑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이슬아는 부득이하게 최초의 여자바둑리그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 선생님에서 다시 선수로 복귀하면서 신생팀이자 고향팀인 여수 거북선의 주장으로 발탁됐다.
▲ 여자바둑리그 홈페이지 캡쳐.
한편 이에 맞서는 SG골프 역시 올해 창단한 신생팀. 지난해 부산 삼미건설의 주장으로 맹활약하며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던 박지은이 SG골프의 주장이다.
개막전 오더를 보면, 제한시간 각1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지는 장고대국(1국)에 SG골프에선 송혜령을, 여수 거북선에선 이민진을 배치했다.
나머지 두 판은 각10분에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지는 속기 대국. 1국과 동시에 시작되는 2국에 양 팀이 모두 화력을 집중하면서 박지은(SG골프)vs이슬아(여수거북선) 주장 맞대결이 성사됐다.
박지은과 이슬아의 상대전적은 박지은 기준 3승1패. 첫 대결이었던 2008년 전자랜드배 예선에선 이슬아가 승리했지만, 가장 최근 대국이었던 2015년 여류명인전 8강까지 박지은이 내리 3판을 이겼다.
여자 선수들의 기력이 상향 평준화 되어 쉽게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역시 주장 맞대결이 성사된 2국의 승패가 팀 승부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16일) 오전11시에 열렸던 개막식에서 개막전을 벌이는 양 팀 감독들과 선수의 임전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먼저 무대에 오른 SG골프 윤영민 감독은 "우리 팀이 최연장자 팀이다. 루이나이웨이(1963년생) 선수까지 있는데, 상대 팀이 알아서 선배 대접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맞서 여수 거북선 강승희 감독은 "저는 양보해줄 의향이 있는데, 주장으로 합류한 이슬아 선수의 의중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마이크를 넘겼고, 발언권을 얻은 여수 출신의 이슬아 선수는 "첫 판부터 지면 '쪼까 거시기' 하니까(웃음) 저희가 이겨보도록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여자바둑리그 개막전 SG골프와 여수거북선의 대결은 오는 18일 오후6시30분부터 시작되며, 타이젬에서는 모든 대국을 대국시작과 동시에 생중계한다.
▲ SG골프 윤영민 감독(왼쪽), 박지은.
▲ 여수 거북선 강승희 감독, 이슬아, 김다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