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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링배

관전기/제14보 한국 전원 탈락

바이링배 4강 3번기 최종국 원성진 대 커제 실시간 관전기

2016-08-30 오전 11:02:26 입력 / 2016-09-01 오전 10:23:58 수정


▲ 원성진(백) 대 커제. 승자는 결승에 오르고 패자는 탈락한다. 서로 한 판씩 주고 받은 상황에서 맞이한 최종국을 타이젬에서는 김승재 프로 해설로 생중계하고 있다.

기사 하단 실시간 속보 업데이트 중

돌가리기 결과 원성진이 백을 잡았다. 지난해 이맘 때쯤이었으면 돌가리기 결과만으로도 기분 좋았을 법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미 원성진은 4강 1국에서 흑을 잡고 커제를 제압했다.

'백번필승'이라던 커제가 원성진과 '흑번필승'을 벌이고 있다. 최종국에서 흑을 잡게 된 커제는 어떤 기분일까. 커제는 공식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흑보다는 백이 더 좋다는 얘기를 했다. 심지어 7집반이 아니라 6집반이어도 백이 편하다는 커제가 바이링배 결승으로 향하는 최종 문턱에서 7집반을 공제해야 하는 흑으로 첫 수를 놓았다.

타이젬에서는 원성진-커제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최종국을 오전 10시30분 대국 시작과 동시에 김승재 프로 해설로 생중계하고 있다.

실시간 관전기를 통해 첫 수부터 따라가본다.

제1보(1~25)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1국은 원성진이 집념과 투혼을 발휘해 역전승을 거뒀고, 2국에서는 커제가 반격했다. 스코어는 1-1. 이 바둑을 승리한 쪽이 결승에 진출한다. 신진서를 꺾은 천야오예가 고지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우승트로피를 놓고 승부를 벌일 또다른 주인공은 누가 될까.

"커제 9단은 백번이 강하다고 알려져있지만, 이번 준결승에서 모두 흑번이 승리했기 때문에 흑백은 별 의미가 없다."(타이젬 해설자 김승재 프로)

커제가 흑17로 걸쳤을 때 백18로 응수한 수는 김승재 해설자가 예상한 수. 무난하게 받아두는 게 '원성진 스타일'이라고 전한다.

흑25까지 초반 포석은 무난하게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흐른다. '원펀치' 원성진은 이세돌도 몸을 사릴 만큼 알아주는 펀치력을 갖고 있고, 신출귀몰한 수읽기 능력으로 세계대회 3관왕에 오른 대륙 황태자가 바로 커제다. 언제 바둑이 급변해 '죽기 아니면 살기'가 될지 알 수 없다.  

제2보(26~45)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원성진이 백26으로 하변 흑 진영에 침입했다. 간격이 넓은 만큼 모두 굳혀주고 싶지 않다.

흑은 두 가지 선택이 있다. 40으로 한 칸 뛰는 수와 실전처럼 흑27로 붙이는 수. 김승재 해설자가 예측한 대로, 커제는 27로 붙여갔다. 그냥 한 칸 뛰기는 싫은 자리라는 설명. 우하 백 돌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는 수라서 느슨하다.

백40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초반 흐름은 커제가 확보한 실리와 원성진이 구축한 두터움이 대결하는 구도로 흐른다.

흑41은 놓칠 수 없는 요소. 원성진은 백42로 붙여서 어떻게 받을지 응수를 묻는다. 커제는 흑43으로 당겨두는 수를 선택했다.

백44가 놓이자, 커제는 노타임으로 흑45를 떨어뜨린다. "커제 9단이 시간을 거의 안쓰고 있다. 계속 노타임이다."(김승재 해설자) 

제3보(46~50)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상변을 하나 눌러둔 커제는 다시 흑47로 좌하귀를 어깨 짚는다. 초반부터 손바람을 내고 있는 커제와 우직한 원성진이 대조를 이룬다.

원성진은 백48로 하나 밀어두고, 50으로 날일자 씌운다. "공격은 날일자로!" 바둑 교육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바둑격언 중 하나다.

"이런 바둑은 대국하는 기사도 계산하기가 정말 어렵다."(김승재 해설자)

원성진이 백50으로 공격을 개시한 장면에서 전광석화 같았던 커제 손길이 멎었다.

참고도1

참고도1

"날일자는 건너붙여라!" 격언대로 흑1로 붙였다가는 큰 일이 난다. 커제가 진작 흑▲로 배치해 놓은 돌이 축머리라면 '역시 고수들은 다르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겠지만, 재밌게도 지금은 상변 흑 돌 유무와 관계 없이 백2,4로 축이 된다.  

참고도2
참고도2

흑1로 책략 없이 도망가는 수는 백2로 계속 씌움을 당해 답답하다. 흑1과 같이 왼쪽 흑 두 점으로부터 양쪽으로 날일자를 하고 있는 형태는 고수들이 꺼려하는 대표적인 모양이다.

제4보(51~55)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커제는 흑51로 가볍게 날아오르는 수를 선택했다. 좋은 감각이다. 원성진은 백52로 느긋하게 뒤를 좇는다. 흑53으로 모양을 정비하며 하변을 노리자, 다시 백54로 두텁게 지켜두는 원성진.

신인 시절 포스트 이창호로 각광 받으며 최철한 박영훈 등 1985년생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송아지 삼총사'로 불렸던 원성진은 어느덧 한국 바둑계를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군 제대 후 최근 새신랑이 된 원성진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한 걸음씩 바둑 외길을 걸어왔고, 지금도 뚜벅뚜벅 정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원성진의 우보천리가 톡톡 튀는 커제의 재기를 누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커제는 흑55를 또다시 노타임으로 두었다. A로 건너붙여서 끊는 수를 노리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흑55가 축머리로 작용해 A가 성립한다.   

제5보(56~66)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백56으로 붙여서 좌변 돌에 활력을 불어넣은 원성진은 백60으로 중앙을 젖혀간다. 흑이 어떻게 둘지 궁금해지는 장면, 커제는 번뜩이는 기지를 선보이며 흑63을 두드린다.

산전수전 다 겪은 원성진은 상대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는다. 백64,66으로 진작부터 보고 있었던 급소 일격을 날린다. 

본격적인 수읽기 대결이 시작되기 직전이다. 드디어 첫 번째 전투가 발발 할 조짐이다.  

제6보(67~76)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흑67은 진작부터 노리고 있던 자리. 원성진이 백68로 치받는 강수를 작렬시키자, 커제는 흑67 한 점을 희생타로 활용해 69,71로 연결한다.

유연한 사고는 고수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아군 진영에서는 표독할 정도로 강하게, 그러나 상대가 끌어들인 전장에서는 적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몸을 빼내야 한다.

백72를 꼼꼼하게 선수 교환해둔 원성진은 다시 백74,76으로 이번에는 상중앙을 갈라친다. 묵직한 원펀치가 전판을 휘젓고 있다.

참고도3

참고도3

흑1,3으로 무턱대고 막았다가는 백4로 찔렸을 때 대책이 없다. 흑5,7로 끊어봐도 백8로 따라나오면 축이 성립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우하 일대 흑 돌이 여기 저기 붙어 있어서 뭔가 될듯 하지만, A로 단수쳐도 B로 나가면 축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

제7보(77~81)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원성진이 백80으로 씌운 장면에서 커제의 고민이 길어졌다. "중앙이 승부처"라는 김승재 해설자의 분석.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서는 다음 수를 두지 않고 점심시간을 맞는 경우가 더 많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생각을 하면 그만큼 시간을 번 셈이기 때문. 하지만 커제는 오후 1시30분이 되기 직전에 흑81로 젖히는 수를 착점했다.

이제 공은 원성진에게 넘어왔다. 중앙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이 숙제를 풀 수 있다면 우세를 장악할 수 있다.

오후 1시30분부터 2시30분까지는 점심 휴식시간이다.
   

▲ 최종국 현장 사진. 원성진이 먼저 착석해 커제를 기다렸다.


▲ 목발을 짚고 대국장에 들어오는 커제.


▲ 대국이 시작되었다.


▲ 원성진.


▲ 커제.


▲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누구일까. 원성진(왼쪽) 대 커제. 최종국이 펼쳐지고 있다.

제8보(82~93)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오후 대국이 재개되었다. 백82로 끊고 흑83으로 밀어간 수는 예견된 진행. 여기서 백84로 후퇴한 수는 어땠을까. 커제가 흑85로 젖혀가는 자세가 좋다.

백86으로 하변을 보강하자, 커제는 흑87로 올라서며 중앙에서 오히려 백을 압박한다. 백88로 받을 수밖에 없다면 백 실패가 역력하다. 흑89,91로 막아가는 커제 손길이 가볍다.

"백84는 85 자리로 늘었어야 했다. (흑91이 놓인 장면에서) 중앙 흑을 공격하지 못하면 집부족이다."(김승재 해설자)

참고도4
참고도4

김승재 프로가 제안한 수는 백1로 힘차게 뻗는 수. 흑2로 밀면 계속해서 백3으로 머리를 내민다. A와 B가 맞보기라는 의미. 흑이 A로 밀면 그때는 백B로 한 점을 따내고, 흑이 B로 잇는다면 반대로 백A로 꼬부린다.

부분 접전에서 흑이 하변 백을 공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중앙이 싸발린다면 상중앙 흑▲가 모두 고립된다.

참고도5
참고도5

전도에 이어서 흑이 4로 잇는다면 백은 5로 꼬부린다. 계속해서 흑6,8로 끊어서 하변을 잡으려고 한다면 백은 9,11로 흑 돌을 압박하며 중앙을 키운다. 털도 안 뽑고 흑▲ 석 점을 수중에 넣는다면 필승지세. "흑이 이렇게 두기는 힘들어 보인다."(김승재 해설자)

제9보(94~109)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백94,96으로 두텁게 정비한 수는 원성진 답다. 묵직한 한 방을 터뜨리기 위해 꾹 참고 힘을 비축해두는 수. 커제는 잡을 테면 잡아보라는 듯 흑97로 속력을 낸다.

백98,100으로 우변에 응원군을 배치해둔 후, 다시 백102,104로 상변을 끊어간다. 집으로는 손해지만 중앙 공격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

드디어 칼을 뽑은 원성진이 백108로 끊었고, 커제는 흑109로 모양을 잡는다.

제10보(110~121)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중앙 공격이 쉽지 않다. 백110으로 급소를 짚자, 커제는 흑111,113으로 먼저 좌변 흑을 확실히 연결해둔다. 흑117로 붙여나오는 수도 상용수법.

백120과 흑121은 김승재 해설자가 타이젬 대국실 참고도를 통해 이미 그려뒀던 수. "탄력이 너무 좋네요." 공격이 잘 안 되는 모습이라는 김승재 해설자의 설명이다. 

바이링배 결승전은 이번에도 중국 잔치가 되는 걸까. 원성진이 더욱 힘을 내야 하는 시점이다.

제11보(122~137)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흑123으로 끊긴 장면에서 더이상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원성진이 백128로 타협했고, 커제는 흑129로 백 한 점을 잡고 완생 형태를 갖춘다.

백132는 반상최대. 커제도 흑133으로 우하귀 큰 곳을 차지한다. 반상이 점점 정리되고 있다.

"어제 2국을 패한 게 너무 아쉽다. 지금은 집으로 10집 조금 넘게 차이나는 국면이다."(김승재 해설자)

제12보(138~159)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백138과 140은 모두 큰 자리. 커제는 흑139로 중앙 흑돌 약점을 지키는 맛 좋고 두터운 수를 선택했다. 사고만 나지 않는다면 이긴다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10집이 조금 넘는 차이라는 김승재 해설자의 평. 바이링배 결승 고지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제13보(160~173)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끝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차이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2~13집 차이로 보인다."(김승재 해설자) 

제14보(174~191)
● 커제 ○ 원성진 <바이링배 4강전 3번기 3국>

커제가 흑191로 좌하귀를 밀어간 장면에서 원성진이 더 버티지 못하고 돌을 거뒀다. A로 응수한다면 흑은 상변 B의 곳에 꽃놀이패를 들어간다. 백이 C로 때려낼 때 다시 좌하귀 D로 끊는 팻감을 사용하면 백이 견딜 수 없다.

원성진이 패하면서 결승 진출자는 커제로 결정됐다. 제1회 저우루이양(우승) 대 천야오예, 제2회 커제(우승) 대 추쥔에 이어 이번 3회 대회도 중국 선수간 결승전이다. 신진서를 2-0으로 꺾은 천야오예와 원성진에게 2-1로 역전승을 거둔 커제가 세 번째 바이링배 우승트로피를 놓고 맞붙게 됐다.

대국결과: 191수끝 흑불계승
커제, 원성진에게 종합전적 2-1로 승리하며 결승진출

타이젬 김승재 해설자 총평

초반은 서로 어려운 바둑. 백84가 패착. 85의 곳(참고도4 백1)으로 두었다면 백이 괜찮은 형세였다. 거꾸로 흑85를 당하면서 중앙을 장악당해 한 순간에 바둑이 기울었다.

이후 백108로 끊어서 승부수를 날렸지만 흑129까지 깔끔하게 타개에 성공해서는 흑 승리가 확정적이다.

원성진 9단이 잘 싸웠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 한 판이다.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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