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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창호, 중국은 없다.

[세계] 이창호, 중국은 없다.

2005-02-23 오후 7:44:09 입력

[세계] 이창호, 중국은 없다.  

 

농심배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흥미진진합니다.

그러나 이창호가 처해있는 상황을 좀더 주목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관전 할 수 있습니다.

 

요는 이창호는 본토 중국바둑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대만바둑 을 모두 상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중국 3명 일본 2명을 앞에두고 맞서있는 형세이지만

가토9단이 불의의 객이 되어 일본의 실질 최고수 대만 중국인 장쉬 9단이 합류하고보니

사실상 한국인 1명에 중국인 5명이 싸우는 꼴이 되어 버린 것 입니다.

 

이창호가 맞서야하는 상대는 이미 져버린 중국의 뤄시허9단과 일본 대표의

대만 중국인 장쉬 8단, 그리고 나머지 왕씨 3형제 왕레이 8단, 왕시 5단, 왕밍완 9단 모두

중국 대륙 중국인과 대만 중국인입니다.

 

오늘 장쉬를 멋지게 역전 승부로 장식하여, 이 바둑을 지켜보았던 왕씨 3형제는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릴 일입니다. 마침 임해봉 9단이 일본 대표단장으로 동행했다고 합니다. 그도

쏼라쏼라 중국인 아닌가요? 국적으로는 한중일 대결일지 모르지만 실상 내용을 보면

한중바둑 대전이라는 것을 여러분들도 이미 눈치를 채셨을 겁니다.

 

참 묘한 일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이던 일본이던 누가 이기더라도 중국인이 이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창호 입장에서는 상대국이 중국이던 일본이던간에 결국 중국인을 상대로 싸워야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시죠. 자존심 많다는 중국인이 그것도 새파랗게 싱싱한 중국인이 떼거리로5명이서, 한국인 단 한명을 둘러싸고 결투를 시작했는데, 중국인 5명이 한 사람씩착착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본다면 중국인들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중국 문화속에 나타나있는 특징중에 하나가 "과장"과 "과시" 인 듯 싶습니다.

중국의 만리 장성은 실용적인 방어수단이라기 보다는 과시용 성격이 짙어보이더라구요.

 

"우리는 이렇게 大야! 우리 대단하지?"

 

그러나 만리 장성이 있어서 북쪽 이민족이 침입하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과장되고 과시적인 규모로 상대를 위압해보고자 하는 것은 중국 문화 구석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린 이렇게 커..우린 이렇게 많아..등등

 

"당대의 뛰어난 중국인 바둑 고수 5명이 한국인 1명을 매일 연속으로 결투를 하는데

그 중에 하나는 이길 수도 있지않을까? 그래도 다섯명인데. 결국엔 수가 많은 쪽이

이기는 것 아닌가?

 

"우리가 숫자가 많으니까 상대는 우릴 무서워 할꺼야. "

 

이런 생각이 중국인들 마음속에 뿌리박혀있습니다. 중국인들이 세계인을 상대로하는 자존심과

자만심의 가장 근본은 바로 "머리수"가 많다. 즉 "人頭數多 " 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 생각대로 "人頭數多" 가 항상 통하려면 월드컵에서 중국이 항상 우승해야 할 것

입니다. 가장 최대의 "人頭數多國"에서 뽑힌 대 선수들이 항상 이겨야만하고 결국 이겨야만

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자연의 이치는 과장과 과시를 허용하지 않는 것 처럼, 그것은

 세상사도 마찬 가지라. 아무리  "人頭數多" 해도 그 "人頭"의 質이 떨어지면, 數의 효용이

떨어질 수밖에없지요.

 

중국인은 오늘 이창호와 장쉬의 바둑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주문처럼 중얼거렸을지도 모릅니다.

 

  "人頭數多 人頭數多 人頭數多 人頭數多........."

 

하지만 중국 현대 프로 바둑인  성적을 모두 모아도 이창호 하나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창호가 5연승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해준다면 중국인들 마음속에 좋은 4자성어

한 가지를 심어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人頭質少"

 

 

[관련자료1]

천주더 중국 기원장의 이창호에 대한 언급 입니다.

 

기자/ 중국은 원대한 꿈을 세우고 멀리를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할 것 입니다.

제도적인 원인을 제외하고 기사 각자에게 부족한 점은 없는지? 그리고 중국기사들은

어떻게 시합에 치름에 승부에대한 경박한 마음을 극복할 수 있는지요?

 

천주더/ 중국의 옛 말에 ‘淡泊明志,寧靜致遠’ (의지가 명확하고 원대하지만 담담하게

바라본다) 라고 하지 않던가요? 과거의 우칭위엔 선생도 그랬었고요..

현재 최고수(이창호)도 그러하기에 궁극(극치)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창호는 상금, 명예에 마음의 동요됨이 없어요. 그렇게 많은 세계대회

우승을 하고, 그렇게 많은 상금을 획득했지만 얼굴에 아무런 표정이 나타나지 않습

니다. 아직까지 대국장으로 올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하고, 여자를 보면 얼굴이

붉어질정도입니다.. 주위에 수많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에게는 별다른 영향

을 끼치지 못합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고의로 연출해 내는 것이 아니라 것이죠 원

래 그가 가지고 있는 본성이라는 것입니다.

 

중국기사들은 현재 기력을 향상시켜야 하지만 더욱 급한 것은 바로 자신의 경계를 향상

시키는 것입니다. 바둑만 연구하고 경계를 높이지 않으면 기력의 향상에도 한계가

있어요. 현재 중국은 기재가 뛰어난 젊은 기사들이 많아요. 나는 그들이 아직 세계 최고봉

을 오르지 못한 이유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내적 경계에 있다고 봐요. 그래서 항상 사람

들에게 “중국 바둑이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기사 몇 명을 배양

하는 것보다 한두 명의 내적 경계와 심적 소질을 갖춘 인물을 발견하는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관련자료2]

농심 신라면배 세계 최강전 역대 전적

회수 년도 우승자
5회 2004년 한국우승(허영호, 홍민표, 박지은, 원성진, 이창호)
4회 2003년 한국우승(박영훈, 윤현석, 김승준, 조훈현, 이창호)
3회 2002년 한국우승(최철한, 최규병, 유창혁, 조훈현, 이창호)
2회 2001년 한국우승(최철한, 목진석, 최명훈, 조훈현, 이창호)
1회 2000년 한국우승(목진석, 김영삼, 조훈현, 유창혁, 이창호)

[관련자료3]

 

전철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위대한 청년 이창호

 

제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결승전에서 중국의 저우 허양9단을 이기면서 한국에 우승컵을 안긴 이창호 9단. 그는 그 승리로 생애 통산 1,000승이라는 영예를 동시에 건져올렸다. 세계 최단기간 1,000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운 이창호 9단. 세계최고와 마주 앉아 이야기했다.

 

1.1,000승이라는 것을 알고 결승 대국에 임했나요?
알고는 있었어요. 하지만 신라면배 대회가 국가대항전이어서 개인의 기록 보다는 단체전이라는 데 집중했어요. 1,000승 보다는 단체전 우승쪽으로 신경을 썼어요.

 

2.최고라는 것은 외로운 건가요?
음…그런 생각은 누구나 다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엔 좀 외로움을 많이 탄 것 같구요. 지금도 없다고는 할 수 없죠. 성격이 좀 내성적이고 사교적이지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3.'이창호 바둑'이 진리다?
농담이시겠죠.

 

4.자신의 바둑에 대한 믿음은 어느 정도인가요?
믿고 안 믿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음… 자신을 믿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으니까 순간마다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면 먼저 저 자신을 믿은 다음에 시작을 해야죠.

 
5.내용에 만족하지만 지는 판, 이겼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판
어려운 질문인데요, 바둑 자체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무게를 둔다면 만족스럽게 두는 게 중요하죠. 승부에 무게를 둔다면 이겨야죠. 두 가지가 다 중요하죠. 만족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늘 부족한 것 같고 실수한 것 같고.

 

6.돌부처라는 별명?
원래 성격이 좀 그런 거 같아요. 지금은 후배들도 많지만 예전엔 제가 늘 제일 어렸어요. 어려서 시작해서 좀 사람들을 어려워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보니까 이렇게 굳어진 것 같아요. 승부쪽으로 보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어요.

 

7.한, 중, 일
3개 나라가 수준은 비슷하지만 열기는 중국이 제일 뜨거운 것 같아요. 중국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끈질긴 편이구요. 끝까지 가려는 승부욕이 강하고 필사적이라고 할까요. 모양에 구애받지 않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이끌어 가는 것 같아요.

일본 선수들은 모양에 밝아서 그런 틀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거 같아요. 일본이나 중국이나 선수들마다 다르겠지만요.

 

8.컨디션?
몸 상태가 좋으면 빈 바둑판을 보고도 의욕이 생기고 새로운 모양을 시도해 보고 싶은 욕망도 느껴지는 거 같아요. 컨디션이 안좋으면 어떻게 해도 자신이 없는 기분이 들기도 하구요. 체력을 위해서 테니스를 하고 있어요. 잘 치지는 못해요.

 

9.하루 생활에 대해
시합이 있으면 7시 정도 일어나고 시합이 없으면 늦잠도 자구요. 아침에 운동하거나 책 읽구요. 전철 타고 한국기원 나오거나…

 

역시나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눈길을 돌리는 그에게서 세계 최강의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날카롭다기 보다는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그의 눈빛. 수줍은 세계최고와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http://www.shinramyun.com/sin/main.jsp

 

[관련자료4]
 
朴治文의 이창호論 "이창호는 행복하다"
 
세계최강자 이창호 9단이 최철한 7단에게 국수위를 빼앗긴 뒤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첫판
에서 목진석 7단에게 또다시 패배하자 그 반향은 마치 종소리처럼 요란했다.

인터넷엔 '이창호도 처량하게 됐다'는 식의 글이 올라왔다. 그날 나는 신문에 기사를 썼는데
 바둑을 잘 모르는 젊은 편집기자가 이 기사에 '샌드백 된 돌부처'란 제목을 달아놨다. 샌드백 된 돌부처라.

그 기자는 재미있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본다. 나는 일순 할말을 잊는다. 이창호의
연패는 나에게도 수많은 연상작용을 일으키는 중대사였다. 그건 세월의 얘기였다. 변화이고
 운명이며 인생의 얘기였다. 그런데 샌드백이라니! 내가 생각하는 그 무거움과 샌드백이란 단어가 주는 그 형언할 수 없는 가벼움이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었다.

젊은 후배와 나의 감각도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었다. 나는 제목을 고치자고 했다. 그는 내 말에 따르긴 했지만 아마도 의아했을 것이다. 타이거우즈든 이창호든 박찬호든 자꾸 지면 샌드백이지 별거 있나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서로 다른 세계를 바라보며 산다. 하지만 오늘 얘기하려는 초점은 그게 아니다.         
                        
                     (1)

프로기사든 운동선수든 최정상에 오르는건 참으로 어렵다. 일인자가 된 후 그 자리를 지키는 건 더 어렵다. 일인자가 되어 그 자리를 지키며 행복감을 느끼는 건 더 어렵다.

김인 9단은 22살에 국수가 됐다. 그때 동아일보 1면 한가운데 김인 9단이 조남철 9단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국수가 됐다는 박스기사가 실렸다. 김인 9단은 무적이었다. 승률은 90%를 넘고 40연승, 27연승 등 숱한 연승행진이 이어졌다. 두면 이기는 식이었다. 예술적 감수성을 지닌 김인 9단에게 이 상황이 무미건조하게 다가왔다.

더 나아갈 곳이 없는 일인자는 산의 꼭대기에 오른 등산가와 같다. 처음엔 정복의 벅찬 희열에 가슴이 떨렸지만 그 다음엔 막상 할 일이 없다. 열정이 사라지면서 승부에 대한 긴장감도 점차 사라진다.김인 9단이 그랬다. 그는 거의 매일 술을 마셨다. '자기관리'를 생명처럼 여기는 오늘날의 프로들에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김인 9단에게 승리나 패배보다도 바둑의 본질이나 기도(棋道)같은 것이 훨씬 중요했다. 비겁하거나 품위를 잃은 승부는 그가 가장 혐오하는 것이 되었다.

(훗날 KBS - TV의 속기전이 생겼을 때 김인 9단은 참가하지 않았다. 뜨거운 조명과 TV카메라 앞에서 땀 흘리며 초읽기에 허겁지겁 두는 모양새가 그는 싫었다. 또 TV바둑은 최선을 추구하는 바둑의 본질과 동떨어진 채 흥미만을 좇는 것이라고 느낀 탓이었다. 김인 9단은 지금껏 몇 차례를 제외하고는 TV바둑에 나서지 않았다.)

강철민 8단과 부산에서 최고위전 타이틀전을 둘 때는 100수도 안돼 돌을 던져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김 9단이 모양 나쁜 수를 두긴 했으나 형세가 기운 것도 아니고 돌을 던질 장면은 더더욱 아니었다. 하나 그는 모양이 나빠지자 둘 맛을 잃었고 흔쾌히 돌을 던졌다.

온갖 얘기가 나왔다. 이처럼 깨끗이 던질 수 있는 사람은 김인 뿐이라는 얘기 외에도 강철민 8단의 고향인 부산에서 강 8단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다는 해석부터 모처럼 지방에 내려가자 일찍 끝내고 한잔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는 해석까지 꼬리를 이었다.

아무튼 김인 9단은 악착 같은 승부를 싫어했고 멋진 승부를 선호했다. 그는 로맨티스트였고 허구의 병법가이기도 했다. 그는 많은 책을 읽으며 인생을 관조했다. 이런 스타일의 김인 9단이 정상에 올라 더 이상의 목표를 찾지 못하게 되자 술과 더불어 인생을 흠뻑 적시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이리하여 그의 시대는 조훈현 9단의 등장과 함께 빠르게 저물게 된다.
 
                        (2)

김인 9단에 비하면 이창호 9단은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창호는 김인에 비해 더 빨리 정상에 올랐으나 더 강한 적수들과 꾸준히 싸우는 통에 무미건조함과 권태로움에 빠져들 기회가 적었다.

긴장감 있는 세계대회를 통해 외국의 적수들까지 상대하면서 훨씬 다채로운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창호 9단 역시 사람인지라 가끔은 흔들렸다. 사실 정상에 홀로 오래 서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면 사람도 아니다. 2인자는 목표도 뚜렷하여 필사적이지만 정상은 갈 곳이 없다.
 
이창호 9단도 과거 김인 9단처럼 서서히 독서로 빠져들었다. 알만큼 알아본 바둑말고 다른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그를 독서로 인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이창호 앞에 적수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면그의 정신 역시 김인 9단처럼 승부의 치열함에서 한발 멀어지게 됐을지도 모른다.

승부로 날이 새고 승부로 날이 지는 인생도 반복되면 단조로운 것이다. 매번 일등을 하면 2등이나 3등, 꼴찌를 하는 사람에 비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거듭 하다보면 팍팍해진다.

그런 이창호 앞에 이세돌 9단이란 강적이 나타난 것은 이창호의 행복이다. 그는 다시 짜릿한 승부를 통해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의지를 갖출 수 있었다. 점점 물기를 잃어가던 바둑에의 열정도 새롭게 불붙었다.

그리고 이제 최철한 7단에 이어 목진석 7단까지 수많은 신예강자들이 벌떼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3월 2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 새 3연패를 당했다.

그런 이창호는 처량한가. 아니다. 나는 그런 적수들이 나타난 것이야말로 이창호의 행복이라고 느낀다.
 
                        (3)
 
이창호 9단은 신산(神算)이란 별명 그대로 계산의 천재였지만 이제 나이 서른을 앞두게 되자 계산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최대의 주무기 하나가 말썽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자연의 법칙이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며 인간의 힘과 능력도 자연의 법칙에 따라 순환한다. 차고 또 기운다. 그 법칙이 이창호 9단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창호 9단은 많은 책을 읽고 있다. 이건 승부에의 몰입 내지는 집중력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승부는 때론 무자비한 것이고 감정이 철저히 걸러진 드라이한 존재이기에 책을 통해 얻게 되는 인간에 대한 연민 등 다른 귀중한 가치들이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점에 대해 이창호는 의외로 명쾌한 답변을 하고 있다.
 
"당장은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도움이 된다고 본다."

승부도 어차피 인생의 문제다. 계속 이겨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승리 자체도 별거 아니다.

이창호는 이제 떨어진 계산력, 점점 많아지는 나이, 그리고 점점 강해지고 수가 늘어나는 적수들과 싸워야 한다. 힘들기는 해도 전에 두면 이길 때보다 더 긴장감 있고 그래서 더 재미있을 것이다. 적어도 무미건조한 느낌이나 권태감만은 느끼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더 행복해진 것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4)

이세돌 9단의 방송 출연에 대해서도 나는 마찬가지 생각이다. 그게 즐겁고 재미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 바람에 1승 또는 5승이 날아간다 해도, 정상 정복이 한 두 해 늦춰진다 해도, 본인이 그걸 개의치 않는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호기심을 잃으면 사람은 늙는다고 한다. 호기심은 반짝이는 정신의 이슬방울과도 같다. 술이라든가 연애 등 많은 자극적인 것들이 앞에 다가올 때 두 눈 꼭 감고 바둑판으로 고개를 돌리며 공부에 몰입하는 것도 인생이며 '나는 술을 마시고도 일류승부사가 될 수 있다'고 호언하는 것도 인생이다.

더구나 10년 넘게 성벽처럼 강인하고 굳건하게 일인자의 자리를 지켜온 이창호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벌써 목표를 이루고도 남은 사람이다. 그는 몇 번 진다고 해서 처량해지지도 않으며 샌드백 신세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언젠가 그 역시 물러날 것이지만 지금은 다가오는 적수들과 힘들지만 재미있는 싸움을 벌이며 자신의 인생을 즐길 때다. 이창호는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고 생각도 깊다. 그래서 그는 요즘이 더욱 행복해 보인다.
 

[i진선 한마디]

자료1은 다중인터뷰 중에서 천주더 원장 말 만을 발췌한 것 입니다.

정말 천주더 원장은 말을 참 잘합니다. 인터뷰 할 때 보면 전날 미리 준비를 하고 왔는지...

아마도 저런 선배기사가 있기에 중국 바둑이 이만큼 하는지도 모릅니다.이창호에 근접

할 수 있는 중국기사는 있어도, 이창호의 품성에 근접한 중국 기사는 없다고도 말했지요. 

 

중국 바둑의 단점을 氣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心에서 찾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

니다. 氣라는 것은 쎈 것이고 강한 것이며 큰 것이죠. 하지만 心은 부드러운 것이고

 약한 것이고 작은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각자의 氣라는 것은 결국 각자의 心으

로 다스릴 수 밖에 없는 것 입니다. 그렇기에 중국 바둑의 氣세가 아무리 크고 쎄

어도 心을 다스리는 이창호 하나를 능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하간 이창호는 중국 기사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연초에 몇 번 패한거 저 신경 안씁니다. 1승5패라고요? 전 0승 6패 했더라도 이창호 9단을

좋아하고 광팬 될 겁니다.^-^::이창호 9단에게는 바둑의 승부를 떠나 또 뭔가가 있어요^^

내적 경계와 심적인 면은...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에게도 갖추어야할

덕목 아닐까요?

 

자료3은 농심배 대회 홈페이지에 있는 글 입니다.

 

그리고 자료4는 박치문님의 글 입니다. 글쓰시는 공력이 대단하지요? 제가 나중에 한번

박치문 칼럼 모음 특집을 써보려고 합니다만...그의 바둑에 대한 생각이다던지 인생관이라

던지 한 번 그 분께 이멜을 보내서 인터뷰를 시도해 보구요^^::

 

"人頭數多, 人頭質少" ^-^::

꾸벅

 

 

TYGEM / i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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