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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삼성화재배 4강전 1국 하이라이트

2002-11-12 오후 11:54:06 입력

[제7회 삼성화재배 4강전 제1국 하이라이트]


피비린내가 진동한 대마살육전의 진상

11월 12일 대전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제7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4강전 1국은 유혈이 낭자한 대혈전의 연속이었다.

거대한 대마가 오고가는 살벌한 전장, 온종일 손에 땀을 쥐게 만든 격전의 현장을 간추려본다.



○왕위후이(王煜輝) 7단 : 조훈현 9단●

방내기를 방불케한 조훈현의 대마사냥

최근들어 강렬한 기풍으로 변모하면서 '화염방사기'라는 별명은 새로 얻은 조훈현 9단. 이 바둑은 그 닉네임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보여준 조9단의 역작이었다.

중국둘풍을 주도하며 혜성처럼 4강에 오른 중국의 신흥강호 왕위후이의 기세를 처음부터 꺾어놓으려 했을까. 이날 따라 조훈현의 집요한 공세와 해머펀치가 더욱 빛을 발했다.

장면 1
(뜻밖의 신수법 )

백1로 삭감해온 장면.
흑의 다음 수가 궁금해지는 상황에서 조훈현 9단은 뜻밖에도 흑2·4의 강수를 꺼내들었다.

보통 이 수법은 흑6 다음 A의 축과 B의 돌파가 맞보기여서 축머리가 불리한 상황에서는 무리라는 통설.

그렇다면 조9단은 이처럼 간단한 축머리를 착각하고 있었을까? 아니면 무슨 다른 대책이 있다는 것일까?


실전진행1(조훈현의 새 카드 )

조훈현이 준비한 대책은 아주 간단했다. 백2때 흑3으로 축머리를 이용하는 것.

축머리치고는 너무 느슨한 데다 백4로 빵때림한 자세가 워낙 두터워 이때까지만 해도 검토실에서는 '흑의 이상감각'이라는 설이 높았는데, 정작 조9단의 생각은 달랐다. 흑이 발빠르게 요소를 선점한 데다 백의 빵때림도 우측 흑세에 가려 그리 위력적이지 않다는 것.

아무튼 선악을 떠나 조훈현 특유의 고집과 실험정신이 빚어낸 '신수'였다.
국후 조9단 왈 "아무리 봐도 내 생각엔 괜찮은 것 같은데…. 창호(이창호)에게 물어봐야겠네~."

참고도1(상식적인 수법 )

보통은 흑2로 받는 것. 그러면 백7까지, 아주 유연한 진행이 된다.

그런데, 이처럼 무난한 그림은 치열한 기풍의 조훈현에게 양이 차지 않았으리라.

장면 2
(백, 비극의 시작 )

승부처가 된 상변 접전 장면.

백1로 붙여나가자 흑2로 퇴로를 가로막은 수가 조훈현 다운 강수. 결국 흑16까지 한바탕 백병전이 벌어지게 됐는데…. 백17이 지나친 욕심이었다.

결국 이 한 수로 왕위후이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되니, 한 마디로 비극의 씨앗이라고 할까.

참고도2(긴 바둑으로)

지금은 아무래도 상변 백대마가 부담스런 수세의 형국이므로 백은 1·3 정도로 자중할 곳이었다. 그랬으면 A도 절대선수여서 백대마는 안전했고, 흑의 예봉을 피해 긴 바둑을 도모할 수 있었다.

△들은 요석이 아닐뿐더러 여차하면 뒤늦게 살려낼 수도 있으므로 이곳에 연연할 상황은 아니었다.

실전진행2(통렬한 정수리 일격)

흑1·3이 보이진 않는 공수의 급소. 이로써 안형이 빈약해진 백대마는 숨을 헐떡이기 시작하고….

이어 흑11로 정수리를 가격한 수가 회심의 승착!
이렇게 되고 보니 상변 백대마 뿐 아니라 저멀리 빵때림(○)도 위협을 받기 시작해 급격히 형세가 기울었다.




실전진행3(빵때림이 곤마로)

백1이하로 움직여보지만, 속절없는 몸부림에 가깝다. 백17까지 꾸역꾸역 나오고 보았으나, 백20에 이르러 백21의 '백스텝'이 불가피.

결국 흑22를 얻어맞아 백은 회복불능의 형국. 이후 눈물겨운 몸부림 끝에 백○들은 살아갔지만, 대신 상변 일대의 백대마가 함몰되는 참사가 일어나며 막을 내렸다.

<169수 끝,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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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오위(胡耀宇) 7단: 왕레이(王磊) 8단●

왕레이의 배포와 수읽기힘

중국 '6소룡'과 '10소호'의 형제대결로 색다른 관심을 모은 왕레이 8단-후야오위 7단전은 중국 형제대결 답지 않게 초장부터 예측불허의 난전으로 점철됐다.

결국 엄청난 대마교환이 이루어진 끝에 행운의 승리는 왕레이에게 돌아갔다.

장면 1
(후야오위의 덜컥수?)

지금의 형세는 백 유망. 왕레이는 하변에서 ●를 버리는 출혈을 감수하며 중앙(○) 공격에 승부를 걸었으나, 이 대마가 무난히 타개되어 허탈한 심정이었는데….
이 순간 백1이라는 악수가 등장했다. 흑2로 받고 나니 더이상 수가 없지 않은가.
착각일까. 아니면 응수타진일까. 아무튼 백대마의 사활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친 이적수가 분명하다.
이곳은 가만 놔두었으면 백A로 막는 것도 선수인 데다 B로 활용하는 수단 등 풍부한 뒷맛이 남아 대마 안전에는 이상이 없었는데, 이젠 긁어부스럼이 되고 만 것.

참고도1(백의 착각?)

이어 백1이면 흑2로 몰아 그만이다. 이어 백3이하로 나가보아도 흑10에 이르러 빈축!

아마도 후야오위 7단은 이것을 착각했을까?


실전진행1(철새는 날아가고)

대마가 걱정스러운 후야오위는 결국 백1~5로 손을 보고 말았는데, 이처럼 백이 제자리걸음하는 사이 대망의 선수는 흑에게 돌아가고, 결국 흑6과 10을 모조리 차지해서는 일순 역전무드!

백으로선 공연한 손찌검(△)을 하지 말고 좌상쪽을 지키거나 우상쪽에 뛰어들 찬스였던 것이다.

장면 2
(맞보기의 기로)

흑1은 단순한 3·三 침입이 아니라 백의 근거를 뒤흔드는 강력한 공격수.

응수가 궁해진 백은 8로 뛰는 기발한 대응책을 내민다. A를 노리는 무시무시한 묘수!

이제 흑도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셈인데, 왕레이는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었까?

참고도2(흑, 걸려들다)

흑1로 좌변을 살리는 것은 순진한 수. 백2 한 방에 좌상 흑이 숨도 못쉰 채 절명한다.

흑3에는 백4. 앞서 백□가 교묘한 연결망 역할을 하고 있어 수상전도 흑이 부족하다.


실전진행2(흑, 냉정한 판단)

그러나 수읽기 면에서 왕레이가 한수 위였다
.
흑1이 냉정한 판단. 백2로 좌변은 잡혔지만, 흑7로 상변을 최대한 키워넣어 흑승이 확정되었다.

특히 상변의 고약한 뒷맛에 몸을 사려 A따위로 좁게 지키지 않고 7로 넓힌 것이 정확한 수읽기와 형세판단이 낳은 승착이었다.

이후 백은 상변 일대에서 몸부림을 쳐 보았으나, 끝내 백○들을 생환시키지 못한 채 패퇴했다.

<260수 끝, 흑 4집반승>

<대전=TYGEM/특별취재반>



TYGEM / ty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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