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에서 짐을 꾸릴 위기에 몰렸던 중국팀이 새 소방수 후야오위(胡耀宇)의 분전에 힘입어 한숨을
돌렸다.
후야오위(胡耀宇) 7단(왼쪽)이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을 물리치고
중국팀의 불씨을 살렸다.
11월
26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속개된 제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8차전에서 중국의 4장 후야오위 7단이 일본의 3장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
9단에게 260수 끝에 백으로 3집반 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중국은 귀중한 승점을 추가하며 대반전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반면, 오랜만에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하며 저력을 과시하던 고바야시 9단의
3연승 시도는 일보직전에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날 대국은 두 기사 모두 실리에 민감한 기풍이어서 또 한번의 잔잔한 바둑이 예상됐으나, 흑을 쥔 고바야시 9단이 3연성을 펴고 후야오위
7단은 3·三삼에 뛰어드는 전형적인 흑 세력 대 백 실리의 바둑이 전개됐다.
초반 공중전에서 흑진이 쉽게 무너지면서 백의 실리가
돋보이는 상황이었으나, 좌중앙 전투에서 백의 공연한 반발로 백대마가 심하게 몰리면서 한때 검토실에서는 흑 우세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종반
고바야시 9단이 백대마를 무리하게 잡으러 가다가 손해를 보는 바람에 승부가 결정됐다.
그동안 잇달은 부진으로 두 명의 선수만이 남았던 중국팀은 자칫 이번 2라운드에서 우승의 꿈을
접어야 할지 모르는 위기에서 일단 벗어나며, 우승을 향한 불씨를 살렸다.
한편, 앞서 6, 7차전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보인 고바야시
9단은 3연승에 부여되는 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오늘 대국에서 아깝게 좌절했으나, 오늘 바둑에서도 1분 초읽기 하나로 1시간 이상을
버티는 등의 투혼을 보임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일 11월 27일 계속될 9차전은 오늘 승리한 후야오위 7단과 한국의
3장으로 대결로 펼쳐진다. 한국의 3장은 아직 미정이지만, 김승준 7단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
중국바둑을 구원해
낸 후야오위 7단의 착점 모습
김7단은 지난 97년 삼성화재배에서 왕레이(王磊), 창하오(常昊)를 연파하며
4강에 올라 '6소룡 킬러'라는 별명을 얻는 등 그동안 중국의 신진기사들에게 강한 면모를 보인 바 있어 내일 대국에서 선전이
기대된다.
며칠전 첫 딸을 본 바 있는 김승준 7단은 임전소감을 통해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갓 태어난 첫 딸에게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7단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시종 검토실의 분위기를 주도하며 상대팀의 전력분석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각국의 남은 선수는 한국의 조훈현, 이창호, 김승준 일본의 가토 마사오(加藤正夫),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중국의
뤄시허(羅洗河), 후야오위로 한국이 다른 팀에 비해 1명 여유있는 상황이지만, 만일 김승준 7단이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물러날 경우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제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라운드는 27, 28일의 9, 10차전 두 판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남은 두 판에서 어느 팀이든 연승을 한다면 우승을 위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9차전 역시 오후 3시부터 부산의
농심호텔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