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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하이라이트/이창호-이세돌 승전보

삼성화재배 32강전 하이라이트1

2003-08-27 오후 11:19:21 입력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 거센 중국돌풍의 직격탄을 맞으며 초반탈락의 쓴잔을 마셨던 이창호. "두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를 보여주듯 이날 바둑에서는 초반부터 시종 두터운 반면운영으로 완승을 이끌어냈다. 2002년 중국 신인왕을 지낸 펑첸의 패기도 이창호의 저력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32강전
○펑첸 6단(중국) ●이창호 9단(한국)


장면(중앙돌파의 묘수)

흑이 집으로 넉넉히 앞선 가운데 중앙에 백집이 얼마나 나느냐가 승부의 관건. 펑첸 5단은 우변 백진의 엷음도 커버할 겸 백1로 한껏 울타리를 쳤는데, 이 수가 패착이 되었다.

흑2가 기막힌 묘착! 이 한 수에 흰 눈밭은 스스르 허물어지고 말았다.


참고도1(중앙 돌파)

계속해서-
백1로 젖히고 싶지만 흑2로 끊을 때 대책이 없다. 다음 백A에는 흑B로, 백C에는 흑D로 돌파를 면할 수 없다.
이처럼 중앙이 크게 뚫려서는 백○와 △ 둘 중 하나는 무사하지 못하리라.


참고도2(역시 백, 곤란)

그렇다고 백1로 물러서는 것도 흑2로 솔솔 늘어 역시 봇물이 터진다. 흑A와 B가 모조리 선수여서 흑 대마는 안전.


실전진행(망가진 눈밭)

펑첸 5단은 고심 끝에 백1로 흑대마의 안형을 위협했으나, 흑2·4로 끼워잇고 보니 백도 허약한 신세라서 공격이 쉽지않다.
흑14까지 유유히 중앙을 돌파해 흑 승세확립. 이후 백은 눈부신 추격전을 벌였으나, 차이를 좁히는 데 만족해야 했다.


참고도3(적정한 울타리)

백1의 울타리가 온당했다.
사실 이렇게 지켜도 이리저리 깎이면 중앙 백집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래도 중앙이 크게 뚫려 공배로 변한 실전보다는 월등했으리라.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32강전
○이세돌 9단(한국) ●콩지에 7단(중국)


3년전 춘란배 8강전에서 거함 조훈현을 격침시킨 이래 이창호, 유창혁도 이겨보고, 올해에는 한중 신인왕전에서 송태곤 마저 쓰러뜨렸던 '한국 킬러' 콩지에.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요주의 인물로 꼽혔던 그가 이세돌을 만나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차세대 한·중 최강전이자 32강전의 최대 빅카드로 꼽혔던 이 바둑은 결국 뚝심에서 한 수 앞서는 이세돌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장면 (콩지에의 엉뚱한 방향착오)

중반까지는 콩지에의 우세. 이세돌이 초반 포석에서 실리를 탐하다 흑에게 막강한 두터움을 허용해 대세를 그르친 탓이다.
철벽같은 흑 세려권에 떠있는 백○들을 돌보지 않고 백1로 끊어잡은 것이 치열한 승부수. 그런데, 이같은 지독한 승부호흡에 질렸을까, 콩지에가 돌연 난조를 범한다.

화급한 전선을 이탈한 흑2가 엉뚱한 패착!
상대가 독하게 실리를 파먹으며 버텨오자 갑자기 실리집착증이 발현한 것일까.


실전진행(대마는 날아가고)

뒤늦게 흑~5로 공격을 펴보지만, 이미 한 박자 늦었다. 백6이 회심의 반격!
콩지에 7단은 눈물을 머금고 흑7·9로 후퇴했으나, 백8로 거뜬히 연결한 다음 백10에 선착하자 오히려 백이 유망한 형세가 되었다.
A도 비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흑▲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향착오였다.


참고도1(흑, 무리)

백1로 올라왔을 때 흑2로 차단하고 싶지만, 백3·5로 끊기면 도리어 흑이 곤란하다. 흑6에는 백7로 나가 흑은 대책이 없지 않은가.


참고도2(흑의 최선)

종국 직후 이세돌-콩지에 두 대국자는 동시에 흑A를 패착으로 지목했다. 흑1로 중앙을 선공했으면 백이 숨막혔을 것이라는 이세돌 9단의 토로. (양재호 9단은 흑B를 제시)
아무튼 이랬으면 백○들이 심하게 시달렸을 것이며, 살더라도 상변 흑진이 크게 굳어져 흑 우세가 확실했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쉽게 공격하면 승기를 휘어잡을 대목에서 공격을 주저하다 판을 그르친 것은 역시 '이세돌'의 카운터펀치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닐까.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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