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대표로 출전한 프란츠요젭 딕훗.
오후 대국을 시작하기 전 부인 이선화 씨가 수읽기에 빠져 있는 남편을 바라보고 있다. |
세계 대회를 지켜보는 재미는 우선 이변과 파란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 또한 새로운 얼굴에 대한 호기심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
문득 기자는 LG배 1회전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유럽대표로 출전한 '파란 눈'의 사나이에게 마음이 쏠렸다. 때마침 검토실에 나타난 전기대회 준우승자인 목진석 8단 덕분에 '파란 눈'의 정체를 한풀한풀 벗겨갈 수 있었다.
"그에 대해서 조금밖에 몰라요. (검토실 한 켠에 혼로 앉은 여자분을 가르키며) 저 분한테 물어보면 쉬울 겁니다. 부인이거든요." (목진석 8단)
-안녕하세요. 남편 프란츠요젭 딕훗(Franz-Josef Dickhut) 아마6단은 독일인인데요.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98년 독일에서, 10년 가까이 못 만난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간 적이 있답니다. 당시 남편은 대학생이었고,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어요. 공교롭게도 제 친구와 한국어 선생님이 친한 친구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가 있었겠군요.
그렇습니다. 소개를 시켜준 것은 아니지만 자주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까지 했네요. 호호호.
-그래도 말이 잘 안 통해 답답했을 텐데,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있었겠죠?
저는 독일어를 배우고 싶었고, 남편은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만났던 것 같아요. 또 독일에는 바둑클럽이
많은데요, 그곳에서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자주 했답니다.
-그럼, 두 분 다 바둑을 잘 두시겠네요.
그렇지는
않아요. 남편은 큰 대회에 나갈 정도로 강자이지만, 저는 거의 몰랐어요. 저랑은 전혀 둬 주지 않았어요. 흑흑.
^^
-그럼 데이트다운 데이트도 아니잖아요?
남편이
저랑 둬 주지 않아서, 그때부터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클럽엔 바둑을 두기 좋아요. 저 같이 못
두는 사람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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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결혼했나요? 부모님의 반대가 없었나요.
2000년에요. 양가 부모, 다 문제가 없었어요. 저는 이미 결혼 전에 독립한 상태인데다가, (부모님께서) 이해를 많이 해주시는
편입니다. 남편도 그렇고요.
-프로포즈를 한 쪽은 누구입니까?
기억이 잘 안나요. 그냥 자연스럽게 한 것으로 밖에는요. ^^
-남편이 연하인 것 같은데….
맞아요. 저보다 3살 가량 적어요. 하지만 과묵하고 큰 문제가 없으면 터치하지 않는 성격이 좋아요.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제일 궁금한 사항인데요. 남편이 부인을 만나기 전에도 한국말을 잘 한 것으로 압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요.
남편이 한창 바둑에 빠져들 무렵이었습니다. 바둑책 사 보려는데, 때마침 친한 바둑친구가 한국인이었던 것입니다. 남편 말로는
'그 친구가 한국어 바둑책이 좋고, 한국말도 쉽다'며 꼬셨다고 하더군요. 그 바람에 저도 코가 꿰인 것이죠. ^^
-남편이 프로 대회(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나간 적이 있나요.
없어요. 이번이 처음입니다.

▲프란츠요젭 딕훗 아마6단. 생애 처음으로 프로기전에 출전해
장주주 9단의 친 형 장밍주 7단과 한판 승부를 벌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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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선발된 것인가요.
지난해 말 유럽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올라 선발된 것으로 압니다.
-우승도
준우승도
아닌데, 어떻게 대표로 나올 수 있었죠?
남편이 이번에 큰 대회에서 입상한 것이 처음인데, 남편을 뺀 입상자가 모두 프로랍니다.
1위는 일본 기원 소속이고, 2∼3위가 샤샤하고 스베타 프로입니다. 이 3명한테 우선권이 있었는데,
이들이 다른 세계대회에 간다고 하는 바람에 운 좋게 나오게 됐습니다.
-오늘 프로(장밍주 9단)랑 두는데,
남편이 이길 것 같습니까?
그럼 제가 기절하죠.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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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GEM/최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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