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판도 건지지 못하고 3명이나
탈락한 가운데 최철한 9단. 그만큼 큰 부담을 안고 펑첸 5단과 대국을 벌인 끝에 드디어 승리를 거머쥐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첫 승리를 따낸 최철한 9단을
호텔 로비에서 만나 간단히 소감을 물어보았다.
-기분이
무척 좋을 텐데. 소감을 들려달라.
일단 한판을 이겼으니 부담이 사라졌다. 대국하기 전에도 밝혔듯이 한판만 이기면 더 잘
둘 것이라는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 연승에도 도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목표를 수정했는가.
약간. 4연승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최소한 한판은 더 이겨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주장 이창호 9단이
이번 2차전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가토 마사오 9단은 서울로
갔다. 내일 상대로는 왕밍완(王銘琬) 9단이 유력하다. 하지만 조치훈 9단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누구랑 두고 싶은가.
승부만 생각하면 왕밍완 9단이 나왔으면 좋겠다. 왕9단과는 전에 이 대회에서 한번 만나 이긴 적이
있어 자신감이 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치훈 9단에게 한수 배우고 싶기도 하다.
-오늘
바둑에 대한 총평을 부탁한다.
초반에 기분에 치우쳐 빵때림을 한 것이 문제였다. 그 바람에 기분이 잡쳤다.
하지만 하변에서 만회를 해 이때부터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중앙이 마지막
승부처였는데, 이상하리 만큼 이곳에서 펑첸 5단이 쉽게 뒀다. 덕분에 끝에서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두었다.
-어디서
완전히 이겼다고 자신했는가.
중앙에서 집을 만들었을 때다. 펑첸 5단이 여기서 좀 강하게 뒀으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좀 이상할 정도로 펑첸 5단이 쉽게 물러섰다.
-펑첸이
전투바둑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오늘 둬 보니 어땠나.
맞다. 확실히 전투바둑이 되었다.
-우연이긴
하지만 3국부터 7국까지 '백번 필승'이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싶다. 일단 백을 들면 그러한 규칙에 따라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국하겠다. 흑이
나오더라도 괜찮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흑이 편하기 때문이다.
-상대에 따라 다르다면, 왕밍완 9단일 경우와
조치훈 9단일 경우가 다르다는 얘긴가.
그렇다. 왕밍완 9단이라면 흑번으로 두고 싶다. 반면 조치훈 9단이 나온다면 무엇을 들고 두더라도
상관없다.
-타이젬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한국 팀이 불리한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너무 팀원들에게 몰아부치기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늘 바둑을
이겼지만 졌더라도 격려를 해 줬으면 했다. 나중에 지더라도 잘 봐줬으면 한다.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이번 대국에 임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