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오픈·혁신! 이변·파란! 삼성화재배 시작!
와일드 카드 주인공은 요다 노리모토!
2005-08-11 오후 4:18:13 입력
| 삼성화재배의 키워드는 'Open'이다. 그리고 '혁신'이다. 세계바둑대회를 처음 연 것은 1988년 일본이 급조한 후지쯔배였지만 혁신적인 모습으로 바둑계의 흐름을 주도한 것은 8년 뒤에 한국이 만든 삼성화재배였다. 출발부터 오픈(Open)전을 표방했다는 점. 이후 통합예선을 도입해 외국기사들에게 예선부터 문호를 개방했다는 점. 프로대회에 아마추어를 받아들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고, 보통 국내기사들로만 예선을 치르고 외국의 정상급 기사들을 본선에 초청하던 관행을 깨고 참가하고 싶은 선수라면 누구나 자비(自費)로 예선에 참가해 본선 진출권을 다투게 한 것은 가히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세계바둑대회를 주도해온 삼성화재배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뭔가 새로운 착점을 또 선보이지 않을까 기대하게 하는 횟수인데, 아니나 다를까 신수(新手)를 또 선보였다.
원래 삼성화재배의 제한시간은 3시간에 60초 5회였다. 하지만 10회부터 제한시간을 1시간 줄여 2시간에 60초 5회로 줄였다. 좀더 박진감 넘치는 대회를 치르기 위함이 첫번째 이유이며 최근 대부분의 기전이 현대사회의 취향에 맞춰 점차 속기(速棋)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그 이유이다. 제한시간이 2시간으로 변경됨으로써 승부의 흐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무엇보다 팬들의 처지에서 퇴근 시간을 전후해 대국결과를 지켜보아야 했던 안타까움을 해소하게 되었다. 빨라진 승부로 툭탁하면 잘렸던 TV방영도 한결 여유를 갖게 되었다.
올해 열 돌 생일을 맞은 삼성화재배의 역사는 세계바둑계의 10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통합예선으로 단위 수와 나이, 타이틀 보유를 상관하지 않고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꿈의 기전'이라고 불려지는 삼성화재배.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떠오르는 샛별 왕시 5단이 통합예선부터 출전해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통합예선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총 296명. 한국기원 프로기사들 202명 중 176명이 참가해 한국은 가장 많은 수가 출전한다. 일본은 60명(일본기원 45명, 관서기원 15명), 중국은 40명, 대만은 16명으로 가장 적다.
피 튀기는 혈전을 뚫고 본선에 올라가야 하는 기사들에 비해 본선 직행 티켓을 받은 16명의 시드 선수들은 편안한 편이지만 백지 한장 차의 실력에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전기대회 4강 진출자로 시드를 받은 선수는 우승자 이세돌 9단, 준우승자 왕시(王檄) 5단, 저우허양(周鶴洋) 9단, 구리(古力) 7단이다. 또한 삼성화재배 역대 성적 랭킹으로 이창호 9단, 조훈현 9단, 유창혁 9단, 조치훈 9단이 시드를 받았다. 또한 각 국가 시드 배정자도 있다. 한국은 최철한 단, 박영훈 9단, 송태곤 7단이 일본은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9단, 다카오 신지(高尾紳路) 9단이다. 중국은 후야오위(胡耀宇) 8단, 쿵제(孔杰) 7단이다. 10기 삼성화재배 시드는 한국 7명, 중국 5명, 일본 4명이 가져갔다. 16장의 시드 중 한국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º 한국 신예기사들의 활약은 어디까지? 가장 많은 수가 출전하는 한국은 10회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 최근 들어 신예기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한국 바둑계. 다승 1위를 달리고 있고 LG배 세계기왕전 8강에 오른 박정상 5단, 신예연승최강전 결선에 올라있는 이영구 4단, 차세대 유망주이자 농심신라면배 한국 대표주자 강동윤 3단 등이 칼을 갈고 있다.
그중 천야오예 5단이나 박문요 4단은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이창호 9단과 왕리청(王立誠) 9단을 꺾는 등 맹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또한 박문요 4단은 유일한 조선족 프로기사로도 유명하다. 게다가 잉씨배 챔피언인 창하오(常昊) 9단, 관록이 묻어나는 위빈(兪斌) 9단, 세계대회 본선 단골 멤버이자 삼성화재배 준우승 경력이 있는 왕레이(王磊) 8단 등도 통합예선에 얼굴을 내민다. º 3년 연속 단 한명도 통합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자존심이 구겨진 일본이 이번에는 생존자를 낼 수 있을까? 한국을 제외한 나라 중 일본은 60명이 참여해 많은 수가 통합예선에 출전했다. 일본 기원에서 45명이 관서기원에서 15명이 출전 한 것. 초반에 탈락하면 한푼도 건지지 못하고 되돌아 가야하는 대회에 6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항상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수가 통합예선에 출전하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일본. 다른 세계대회에서도 예전에 세계대회를 주름잡던 나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일본. 이런 일본이지만 '60'이라는 숫자를 보면 바둑에 대한 뜨거운 열정만은 아직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최근 차세대 장쉬 9단이 나오면서 조금씩 기지개를 펴는 가 싶었다. 하지만 '일본 랭킹 1인자' 장쉬가 이번 대회에 불참을 통보했다. 일본은 이번에도 휘청거릴 것인가. 통합예선에 출전한 눈에 띄는 선수들은 류시훈 9단, 미조카미 도모치카(構上知親) 7단, 김수준 6단 등이다. 한편 대만 출전 선수 중 낯익은 이름은 천스위엔(陳詩淵) 3단. 천스위엔 3단은 지난해까지 한국기원에서 활동하다가 군복무 문제로 대만으로 돌아갔다. 과연 대만 선수들 중 본선에 진출하는 기사가 탄생 할 것인지.
삼성화재배 아마예선의 어려운 관문을 뚫고 올라온 아마추어 기사 4인. 아마추어 기사라고 쉽게 볼 것이 아니다. 지난해만 해도 이호승 아마6단이 일본의 야마모리 다다나오(山森忠直) 5단과 양건 7단을 꺾은 바 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대표 선수들이 한판 정도는 무난히 이기고 있는 추세여서 아마추어 기사들과 만나는 프로기사들은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예선전에 출전하는 부부 기사들을 찾는 것은 이번 삼성화재배를 더욱 재미있게 한다. 지난해 국내 프로기사끼리 결혼을 해 화제를 모았던 이상훈·하호정, 김영삼·현미진 부부, 한 ·중 커플 권효진·위예량, 한 ·일 커플 김현정·나카네 나오유키, 중·중 커플 루이나이웨이·장주주 등 총 7쌍의 부부들이 출동한다. 부부기사들도 많지만 혈연관계도 많다. 통합예선전에 출전하는 박승철·박승현은 형제기사, 김수진·김대희는 남매기사, 김효정·김현정은 자매기사다. 또한 권효진·위예량의 장인인 권갑용도 출전한다. 꿈은 이루어진다! 꿈을 이루는 주인공은 내가 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