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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속보3/한폭의 추상화를 감상하는 기분!

이창호-후야오위 대국

2005-12-13 오후 2:08:58 입력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을 가진 뒤 오후대국에 들어선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1국.

최철한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는 초 속기파 뤄시허 9단의 바둑은 예상대로 빠른 진행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창호-후야오위 대국은 무료할 정도로 더디다. 최-뤄 대국이 100수 가까이 흘러간 사이, 이-후 바둑은 30여 수밖에 진행되지 않았으니.

이창호 9단이 우변을 삭감하러 백1로 침투,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지는가 예상하는 순간-
막상 후야오위 8단이 흑2로 씌워오자, 이창호 9단은 백3으로 하변을 벌려 유유자적한다. 무슨 뜻이었을까?

"마치 어떻게 잡을래? 한수로는 안죽지!" 하면서 상대를 약올리는 듯한 이 벌림. 이날 해설을 맡은 서능욱 9단은 "흑이 우변 쪽이 크긴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져 있어 백이 전체적으로 활발한 느낌"이라고 평한다.

그렇더라도 흑4 붙임에 대해 백5로 훨훨 날아가는 수는 상상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이런 장면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형세가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 마치 한폭의 추상화를 감상하듯 '이런 것 같다가도 저런 것도 같은 장면'이 지금의 이창호-후야오위 바둑이란다. 특히 백5로 중앙 삭감을 들어온 수는 '이창호만이 둘 수 있는 감각'이었고, 상대로 하여금 천원에 받아달라는 수다.

일견 천원에 받으면 중앙에 적지 않은 흑집이 생긴다. 그럼에도 심리적인 면에서 그곳을 받아주기는 싫은 게 프로다. 이창호가 아마추어도 일감으로 떠올릴 수 있는 그곳을 못 읽었을리 만무하고, 그렇다면 그곳에 두어서는 별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지사다.

결국 후야오위 8단은 중앙을 지키지 않고 반발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승부를 떠나 일단 심리적으로 이창호 9단이 중앙 행마에서는 앞서가는 느낌인데, 과연 이 바둑을 이길 것인가.


TYGEM / 최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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