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의 머리속에는 오직 바둑…바둑…바둑 뿐이었다.
세계의 기왕이 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기 하루전. 11월 11일 이른 아침 도쿄의 기온은 12도, 조금씩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한국 출전선수 박정상·온소진·한상훈은 이른 아침에 기상을 해 숙소 1층에서 간단히 계란후라이와 베이컨, 햄, 쥬스 등으로 배를 채웠다. 이세돌은 아직 중국에서 일본으로 오지 않아 보이지 않는다. 식사를 끝낸 세 선수는 밝은 표정과 발걸음으로 식당을 나섰고 저녁 6시쯤이 되어서 숙소에 나타났다.
"네~ 여보세요." "온소진 프로 방 맞죠? 저 타이젬 정연주인데요. 박정상·한상훈 프로랑 같이 있다면서요? 뭐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서요." "네, 셋이 모여서 포석 연구 중이예요. 오늘 야구 결승전인데 보셨어요?" "아뇨, 야구에 관심이 없어서요. ^^; 대국 전날이라서 인터뷰하는 것은 부담 스러우실 것 같고요, 오늘 하루 뭐하면서 지냈는지 궁금해서 전화드렸어요."
박정상·온소진·한상훈은 아침 식사를 끝내고 일본기원으로 곧장 향했다. 내일 혈전을 치러야하는 장소를 미리 탐색도 하고, 구경도 할겸 길을 나선 것. 하지만 누가 프로기사 아니랄까봐 이들은 일본기원에서 두시간을 보냈다. "일본기원 여기저기를 둘러봤어요. 일본기원에서 바둑 책도 샀고요." "바둑책이요? 어떤…?" "장쉬 9단이 사활책을 냈더라고요. 상훈이랑 저랑 한 권씩 샀어요."
두시간 가량을 일본기원에서 보냈다. 일본기원 기사실에서 내일(11일) 어떤 포석을 짤 것인지 연구도 했다. 일본기원 이어서 그런지 한국기원에서 연구를 하던 것과 사뭇 다른 느낌이라고. 아침 먹은지 오래 된 것은 아닌데 출출하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도쿄돔 야구장에 들른다. 이날 오후에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결승을 하는데 대회 전날이어서 아쉽게 구경을 할 수가 없다. "그냥 가기 아쉬운데, 베팅볼 게임이라도 해 볼까?" 박정상·온소진·한상훈은 몸도 풀겸 베팅볼 게임을 즐긴다. 역시 야구광 박정상의 성적이 가장 좋다.
 | 잠시 머리를 식힌 이들이 다시 향한 곳은 일본기원. 다시 바둑 삼매경에 빠진다.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벌써 4시 30분. "내가 잘 아는 초밥집이 있는데, 저녁은 그 집에서 먹자. 내가 쏠께!" 도쿄에 방문 경험이 있는 박정상이 안내를 한다. "정상이 형이 초밥 샀어요! 아마 내일 다같이 잘하자는 의미로 산 것 같아요~. 상훈이도 저도 최선을 다해서 대국하려고요. 많이 응원해 주세요."
번개가 치는 밤 9시, 도쿄. 오늘 하루 박정상·온소진·한상훈 머리속에는 오직 바둑…바둑…바둑 뿐이었다.
참! 이세돌은 오후 4시 30분쯤 일본 도쿄에 도착을 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로 이동해 무사히 짐을 푼 것. 그 뒤 이세돌은 그간 피로가 쌓였는지 숙소 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3년간 중국과 일본에 빼았겼던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컵을 찾아오기 위한 험난한 여정! 물러 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은 11월 12일 일본기원에서 오전 10시에 이세돌 VS 장쉬, 박정상 VS 후야오위, 온소진 VS 고노린, 한상훈 VS 류징의 대결로 시작된다. 선수들은 오전 9시 20분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 일본기원까지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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