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배
이세돌 "프로에게는 패배란 없다"
결승전 앞두고 기자회견 열려
2010-04-24 오전 1:37:21 입력 / 2010-04-24 오전 2:45:33 수정

▲ 기자회견 모습.
남산 아래 밀레니엄힐튼호텔에 이세돌 9단과 창하오 9단이 마주했다. 4월 24일(토)에 열리는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5번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이 열렸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5시, 바둑TV 진행자 최유진 씨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됐고 비씨카드 장형덕 사장을 비롯해 바둑TV 심용섭 사장, 한국기원 한상열 사무총장, 최규병 기사회장, 유창혁 9단 등 대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세돌 9단은 형 이상훈 7단과, 창하오 9단는 위빈 감독과 타이젬 혁성 이철용 대표, 씨에루이 기자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결승전답게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려 비씨카드배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냈다.
장형덕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주최사 대표이기 전에 한 사람의 바둑 팬으로 국내외 프로와 아마기사분들에게 감독을 받았다"며 "관심과 열정에 보답하기 위해 대회가 끝난 후에도 바둑을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인사말이 끝나고 곧바로 질의 응답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이세돌 9단에게 첫 질문이 나왔다. "최상 컨디션이 100이라면 이세돌 9단의 현재 컨디션은 얼마나 되며 복귀 후 연승을 하고 있는데 얼마나 이어질 수 있겠나" 한겨레 김창금 기자의 물음이다.

▲ 이세돌 9단이 답변을 하고 있다.
"판단하기 어렵다. 복기할 때는 50정도였다. 지금은 거의 100은 아닌 것 같고 한 80에서 85정도다. 평상시보다 좋다고 할 수 있다. 연승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창하오 9단과 성적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대부분 내용면에서 좋지 못했다. 프로기사라면 이기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내용에서 앞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세돌 9단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했다. 휴직 기자회견 당시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왔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 자신이 한 말이 와전되어 잘못 기사화된 적이 있다는 말을 언급했다. 오늘 기자회견도 굉장히 차분한 모습으로 정확히 의사를 표현했다.
바둑TV 이세신 PD가 이9단에게 질문했다. "구리 9단과는 재미있는 바둑을 두고 씨에허 7단은 까다롭다고 했는데 창하오 9단은 어떤가." 이9단은 창하오 9단에 대해 "전에는 배우는 입장이었다. 지금은 지더라도 내용에서 앞서면 이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 창하오 9단.
다음으로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가 창하오 9단에게 물었다. "20대에는 6번 결승에 올라 모두 패했고 30대에는 두 번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양상인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
창하오 9단은 이세돌 9단보다 더욱 겸손하게 대답했다. 창하오 9단은 짧게 질문해도 답변을 길게 하는 기사로 알려졌다. 이날도 그의 대답은 매우 길었다.
"프로 입단을 앞둔 기사들의 실력이 매우 강하다. 관리를 잘 한다면 계속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부담도 많이 된다. 중국에는 굉장히 우수한 기사들이 만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름도 없는 기사들 중에서 실력이 센 기사가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어 실력을 갈고 닦으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다."
질문은 계속됐다. 역시 창하오 9단에게 질문이 들어왔고 이번에는 이세돌 9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물었다. 이에 창하오 9단은 "이세돌 9단의 복귀는 나를 포함해 중국 기사들에게도 모두 좋은 소식이다. 이9단과 같은 기사들이 많이 있어야 바둑이 발전한다. 때문에 나도 복귀를 축하한다. 반년을 쉬고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9단의 강점은 쉬는 동안 바둑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승부를 떠나서 바둑을 바라보면 바둑이 다르게 보인다. 즉, 바둑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열정이 이세돌 9단에게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세돌 9단에게 만년필을 선물한 뒤 악수를 하고 있는 장형덕 사장.
기사들에게 질문이 한 번씩 돌아가자 스포츠칸 엄민용 기자가 "장형덕 사장님이 심심해할 것 같다"며 질문을 던졌다. 내년에는 중국에서도 대회를 열 계획인지와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장형덕 사장은 "비씨카드배는 많은 아마추어 바둑 팬으로부터 힘을 얻는다. 더 많은 아마기사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이는 프로바둑 활성화에 원천이 된다고 본다"며 내년 계획을 밝혔고 "누가 우승하는지 국적은 의미가 없다. 실력이 강한 사람이 우승상금을 가져가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대표선수들이 출전하니 대회가 풍성해졌다. 기원과 상의한 후에 중국개최는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사항이다."라고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전했다.
장형덕 사장은 또 "팬 서비스 차원에서 누가 앞서든 3:2 승부가 나왔으면 좋겠다. 당연히 실력을 갖춘 자가 3이 될 것이다."고 결승5번기 예상스코어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기도 했다.

▲ 복귀 소감을 전하고 있는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은 떨리는 목소리로 복귀 소감을 공식적으로 전했다. 노승일 관전필자의 질문이다. 이에 이9단은 "휴직 초기에는 힘들었다. 10년 동안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당시 상실감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쉬고 나니 바둑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주위에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분들도 계셔서 돌아가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겼다. 성적이 좋을까, 내용이 괜찮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운이 좋아서 연승을 했고 지금은 컨디션도 좋다. 발전하는 이세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곧이어 한국기원 김종열 홍보기획팀장이 던진 질문에 좌중들은 웃음바다에 빠졌다. 이세돌 9단에게 지금 지갑이 있느냐고 물었고 있다고 답하자 그럼 지갑안에 비씨카드가 들어 있는지 물었다.
이세돌 9단은 재치있게 "일급비밀이다.(웃음) 지금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 혹시 우승을 하면 정형덕 사장님께서 만들어 주시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 바둑꿈나무로 뽑힌 아이들과 정형덕 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끝으로 장형덕 사장이 이세돌 9단과 창하오 9단에게 동시에 질문을 던졌다. 겸손함을 빼고 몇 승으로 누구의 승리를 예상하는지 물었고 창하오 9단이 이번에도 겸손하게 답하자 이세돌 9단에게는 이번 결승전에서 승리를 예상하는지 패배를 예상하는지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창하오 9단의 답변은 이러했다. "과거 전적에서 이세돌 9단에게 여러번 졌다. 복직후 21연승을 이어가 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기복이 심했다. 비씨카드배에서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 힘을 실어주었으면 좋겠다. 겸손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전적이 보여준다. 내용이 좋은 대국을 남기고 싶다. 이런 대국의 장을 열어주어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세돌 9단과 좋은 내용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
바뀐 질문에 이세돌 9단은 "어떤 프로기사든지 자신이 진다고 생각하고 대국에 임하는 기사는 없을 것이다. 승리를 예상하고 대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장혁덕 사장이 이세돌 9단과 창하오 9단에게 만년필을 선물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바둑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들 5명(황재연, 한정석, 오유진, 변상일, 김명훈) 현재 연구생으로 바둑재능이 뛰어난 아이들로 선발했다.

▲ 결승전은 내일 24일 낮12시부터 시작된다.

▲ 성공적인 대회 마무리를 위하여
TYGEM / 이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