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3 오후 12:41:42 입력 / 2010-07-13 오후 4:02:02 수정
▲박정환의 흑번으로 대국이 시작됐다.
박정환과 천야오예. 누가 통합천원에 오를 것인가.
7월 13일 오후 1시 제14회 박카스배 한·중 천원전 제3국이 포항 포스코 청송대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과 중국의 통합천원을 가리는 이번 대결에서 한국의 박정환과 중국의 천야오예가 격돌 중이다.
1국과 2국에서 흑을 잡은 기사가 모두 승리한 가운데 과연 최중국에서는 누가 흑을 잡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이윽고 오후 1시. 입회인 박진열 8단의 대국개시 선언으로 돌을 가렸고, 그 결과 박정환의 흑번이 결정됐다.
타이젬에서는 이춘규 3단이 이번 대국을 문자 생중계 중이다. 과연 박정환과 천야오예 중 누가 통합천원에 오를 것인가. 지난 1·2국 내용과 현장에서 취재한 것들로 제3국 전망을 해봤다.
▲대국 준비 중인 박정환.
●○…접전 우위 박정환 - 어떻게 국면을 이끌어 갈 것인가
“1국 우상 변화는 활용당하는 맛이 있어 별로라고 봤다,” (천야오예) “2국 초반에 우변에서 득을 봐 좋다고 생각했다.”(박정환)
위는 지난 1~2국에 대한 양 대국자의 접전 평가다. 두 대국 모두 기세 넘치는 착점으로 초반부터 신형이 나타나는 등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접전에서 박정환이 큰 차이는 아니지만 우위를 점했고, 양 대국자 모두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박정환은 이후 천야오예의 매서운 반격에 그 우위를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최종국에서 다시 박정환이 부분접전에서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조금 더 국면을 유연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1·2국에 비해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인 천야오예
●○…노련미는 천야오예가 압도
“하수는 뒷맛을 빨리 결정지어서 지고 고수는 뒷맛을 너무 아끼다 진다.”
1국에서 박정환은 상변에서 언제든지 선수할 수 있는 곳을 아끼다가 뒤늦게 이를 결행했지만 그 타이밍이 너무 늦고 말았다. 이를 잘 포착한 천야오예의 반격은 매서웠고 결국 이곳에서의 결과가 승부를 결정짓고 말았다.
박정환의 실수도 있었지만, 그 실수를 잘 포착한 것은 천야오예의 실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만20세의 나이지만 일찍이(만16세) 세계무대 결승에 올랐고, 세계최연소 입신에 오른 것이 운이 아님을 말해주는 것.
일찍이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박정환보다 풍부한 세계무대 경험을 자랑하는 천야오예. 앞서 본 것처럼 부분 접전에서는 박정환이 우위를 점했지만 이후 탁월한 승부호흡과 노련미로 재차 국면을 역전시키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박정환의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
●○…박정환, 속기로 국면을 주도하는 것이 중요
이번 한·중 천원전에서 두 대국자의 대국진행은 매우 빠르다. 2국의 경우 대국시작 1시간이 조금 지난 상태에서 86수까지 둘 정도. 당시 타이젬에서 해설 중인 안형준 2단과 검토실의 기자들은 너무나 빠른 진행에 당황했었다.
한·중 천원전은 제한시간 각자 1시간에 6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지는 준 속기전. 3시간이 제한시간인 LG배와 후지쯔배에 비해 생각할 시간이 적어 효율적인 시간 안배도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기전들은 점점 제한시간이 단축 되는 추세인 것에 반해 대부분의 중국 기전은 3시간의 제한시간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일까. 천야오예는 2국에서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 나머지 승부처에서 실수해 패했다.
진재호 바둑평론가는 “지난 대국대용들을 볼 때 박정환이 천야오예의 기세에 눌린 면이 보인다. 박정환의 강점은 속기에 능하다는 것이다. 시간이 짧은 바둑에서도 강한 수읽기와 끈질김을 엿볼 수가 있다. 최종국에서 승리하려면 천야오예를 의식하지 말고 본인의 장기인 속기로 시원시원하게 판을 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외적인 변수 - 컨디션
대국장소인 청송대 호텔에서는 대국기간 조식만 제공되고 중식과 석식은 밖에서 해결해야한다. 따라서 대국자들과 대회관계자들은 대국시작 1시간 30분 전인 오전 11시 30분 중식을 해결하러 단체로 밖으로 나갔다.
통합천원을 가리는 최후의 결전이 치러지는 이날 한국천원 박정환은 감기기운이 가시지 않은 듯 “점심에 나가지 않고 방에서 쉬고 싶다,” 고 한국기원 관계자에게 전했다.
전날 포항시내에서 저녁식사 후 빵을 구입한 박정환은 “아직 감기 기운이 있어 조식도 간단히 해결하며 푹 쉬겠다.”라고 말했었는데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던 것. 이에 포스코 관계자가 전복죽을 포장해 박정환에게 전해줬다고 한다.
반면 천야오예는 1국 후 석식장소에도 모습을 보이는 등 대회기간 동안 별다른 컨디션 난조를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