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4 오후 11:29:05 입력 / 2010-09-15 오전 1:43:18 수정
▲웃음 짓고 있는 박지은.
그런 사람이 꼭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믿음을 주는 사람.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저 사람이라면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가는 사람.
항상 그랬다. 작은 키와 마른 체구의 그녀이지만 바둑판을 앞에 둔 그 순간은 그 누구에게도 물러서지 않는 여전사가 되고는 했다. 특히 큰 무대에서 더 빛을 발휘하는 그녀는 2003년 여자최초 농심신라면배 대표. 2회 정관장배․2007 대리배․ 2008 원양부동산배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여자바둑을 대표하는 최강의 여전사로 꼽혔다.
그녀의 이름은 박지은. 지난 2월 8회 정관장배에서 절대 불리한 조건에서 4연승을 거두며 한국에 우승을 안긴 박지은이 7개월 만에 다시 폭발했다. 그 무대는 올해 신설된 중국 주최의 궁륭산병성배.
함께 출전한 태극낭자들의 탈락으로 홀로 4강에 오른 박지은. 언제나 믿음을 주던 박지은 이었지만 이번에는 왠지 불안했다. 최근 아시안게임 국내선발전 탈락과 중국의 급부상, 예기치 못한 혜이쟈쟈의 돌풍. 여기에 대회 기간 내내 발열로 컨디션 마저 좋지 않았던 것.
하지만 박지은은 이런 우려를 수 많은 경험에서 얻은 관록으로 뒷심을 발휘, 결국 초대 궁륭산컵을 거머쥐었다.
7개월 만에 폭발한 여전사 박지은을 만나봤다.
▲대국 중인 박지은(오른쪽).
- 우승을 축하한다. 초대 궁륭산컵을 안은 소감을 말한다면. 산에서 대국을 했는데 공기가 맑고 경치도 좋아 인상적이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결승진출이 목표였는데 우승을 차지해서 기쁘다.
- 우승을 하기까지 고비가 있었다면. 요즘 포석에 자신이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오히려 포석에서 뒤쳐지고 따라가는 바둑이됐다. 운 좋게 상대들이 실수해줘서 …(웃음)
- 헤이쟈쟈가 일본․중국 강자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이길 자신도 있었고 꼭 이겨야 된다는 생각도 들었는데…혜성같이 등장한 신예라 약간 부담스러운 점은 있었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으려 했고 내 바둑을 두면 이기리라 생각했다.
- 헤이쟈쟈의 강점을 말한다면. 부분전에서 상당히 능한 인상을 받았다. (단점은?)글쎄…몇 판 둬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대국 중인 박지은. 컨디션 난조로 매우 힘들었다고.
- 결승전 당시 컨디션이 상당히 나빠 보이던데. 최근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았다. 대회기간 동안 계속 열이 났고 특히 결승전 때는 더 심하게 올랐다. 휴식기간이 없어 힘들었지만 제한시간이 한 시간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기자-컨디션 조절은 어떻게 했나.) 시합 때는 소회가 잘 안 되지만 밥을 잘 챙겨 먹으려고 했고, 대국 후에는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
- 몸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닌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한 시간 이상 바둑공부를 하면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시합 때 발열 증세도 있고…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특별히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한의원을 다니며 침을 맞고, 약도 먹고 있다.
- 국내 여자대회보다 세계여자대회에서 유독 강한 것 같다. 승부욕이 더 생기나. 특별히 그런 것은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국내대회도 똑같이 열심히 두는데 이상하게 세계대회에서 운이 더 따른다.
-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탈락했는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많이 져서 할 말이없다. 여자기사들이 전체적으로 실력이 다 강해졌다.
- 지금까지 승부사의 길만 걸어왔는데 바둑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생각이 있나. 아직까지는 없다. 계속 바둑에 집중하고 싶다.
- 그 이유에는 새로운 목표가 있을 것 같은데. 국내(여자)기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 끝으로 바둑팬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항상 응원해 주시는 바둑팬들꼐 감사드린다. 건강해져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