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항의의 손수건 19일 광저우기원에서 열린 바둑 종목의 기술위원회에서 중국이 초시계 사용에 관한 난데없는 규칙을 발표해 한국선수단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발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착점한 손으로 계시기를 눌러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사석을 다 들어낸 후에 계시기를 작동할 수 있다는 것
물론 그냥 보기엔 상당히 합리적인 규칙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중요한 사실을 진작에 문서로 통보해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벌칙은 상당히 무겁다. 즉 바둑알을 착점한 손으로 계시기를 누르지 않고 반대편 손으로 누르면 주의를 준 데 이어 2집 벌점, 3번이면 실격패로 이어진다. 이는 페어바둑에서 착점 순번을 어기는 행위가 3번까지 허용(각 2집씩 벌점)되는 것과 비교해 봐도 엄청난 '중형'이다.
양재호 감독은 기자단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는 말도 안 되는 주최측의 횡포"라며 "어느 국제대회에서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한 예가 없다. 만약 그 규정을 적용하려 했다면 수개월 전에 공문을 보내거나 기본규칙안내서에 포함시켜 각국 선수단이 숙지하도록 했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바둑종목 기술회의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온 '계시기 누르는 규정'은 한국기원의 대국 세부규정에도 있고, 중국룰의 세부규정에도 있다. 다만 이 규정은 지금까지 선수들에게 일종의 주의나 권장항목비슷했고 그걸 몇 번 어기면 실격을 시키는 처벌 규정은 없었다.
대회 시작전이나, 한 두달 전도 아니고 하루 전날 그런 규정을 들이대는 것은 연구생 시절의 버릇이 많이 남은 한국 프로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들 만하다. 한때 연구생들은 한손으로 착수하며 다른 한손으로 계시기를 누르던 버릇이 많이 있었다.
20일 페어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은 이에 대한 항의의 뜻인지 손목에 손수건을 두르고 바둑을 뒀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