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정환이가 꿈을 이뤄주겠죠"
일부 중국사이트 생중계 장면 포착해
2010-11-21 오후 12:27:47 입력 / 2010-11-22 오전 4:51:49 수정
아시안게임에 첫선을 보인 바둑이 여러 가지 이야기거리를 낳으며 길었던 첫날 경기를 끝냈다. '스포츠 바둑'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이면엔 개최국 중국의 텃새로 얼룩진 하루이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꼬리를 무는 '사건'들에 현지 취재진의 손과 발도 무척 바빴던 하루였다. 기사 내용에 담지 못했던 이모저모를 한데 묶었다.
○●… 박정환-이슬아 선수촌에서 나와
혼성페어전 선수 가운데 박정환-이슬아는 대회 개막 전날 선수촌에서 나와 경기장 인근의 호텔로 숙소를 변경. 이유인즉 선수촌에서 호텔과의 거리가 차량으로 1시간 걸릴 정도로 멀기 때문.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코칭스태프는 기상 시간에 부담이 있을 것 같아 선수들의 의사를 물어보고 결정. 최철한-김윤영은 일찍 자고 일직 일어나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선수촌에 머물겠다는 의사를 표시.
▲어이없는 판정패 후에도 환상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정환-이슬아.
●○… "정환이가 꿈을 이뤄주겠죠"
페어팀의 분위기는 최고조. 훈련할 시간이 생각만큼 많지 않았지만 함께 호흡하다 보니 정이 들대로 든 것 같다는 코칭스태프의 말. 평소 과묵한 박정환도 누나(이슬아)에게 농담을 건넬 정도.
이슬아는 "그동안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광저우로 오기 전의 일주일간 붙어지낸 것이 더욱 친밀해진 계기가 된 것 같다"라며 박정환을 쳐다보면 "정환이가 내 꿈을 이뤄주겠죠"고 한마디.
○●… 항의는 당사자가 직접 해야
박정환-이슬아 페어가 판정패를 당함으로써 우려가 현실화. 항의는 선수들이 직접 해야 하며, 조정위원회에 정식으로 올릴 경우 500달러를 공탁금으로 걸어야 한다는 조정위원으로 참석한 김수장 9단.
조정위원회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미국의 5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수결로 판정. 공탁금을 내는 것은 무차별식의 항의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판정에 질 경우 돌려받지 못한다.
●○… "한수 배웠다고 생각하라"
어의없는 판정패에 항의하던 양재호 감독은 "그런 규칙이 대체 어디에 있냐"며 규정집을 펼쳐보이자 중국인 심판장은 "심판의 재량에 관한 규정"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한수 배웠다고 생각하라"고 뜬금없는 소리. 순간 더욱 어이없어진 양 감독은 손바닥으로 자신의 머리를 세게 쳤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
○●… "반칙하길래 그냥 넘겨 줬어요"
최철한-김윤영은 상대편의 반칙에도 눈을 감아주는 아량. 1라운드에서 몽골 팀이 자주 속닥거리는 모습을 보고도 그냥 넘어간 것. "아마 누구 순서인지 서로 확인하는 것 같았어요"라는 국후 믹서트 존에서 만난 최철한.
약한 상대에 대한 배려였던 듯. 그러면서 "앞으로는 적당히 강한 팀을 이겨야죠. 그래야 점수도 쌓입니다"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
●○… 인터넷 중계에 '서광'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들어간 바둑을 생생히 느끼지 못하는 것은 팬들로선 울화가 치밀 노릇. 방송 중계는 고사하고 인터넷 중계도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
바둑의 중계권은 중국 국영 CCTV가 방송 중계권을, 망역(網易 http://www.163.com/)이 인터넷 중계권을 갖고 있는데 검색 포털 사이트인 망역은 바둑 중계를 위한 소프트웨어조차 없는 실정.
중국기원 관계자는 "기보를 가지고 중계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 홈페이지에도 '중계'라는 말 대신에 '데이터'를 올린다고 표현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한국기원 역시 개별 업체들이 망역과 개별적으로 접촉해야 한다는 입장.
중국기원의 적극적 행보를 기대하며 진작부터 중계에 열의를 보여왔던 타이젬 등 한국의 주요 사이트들은 진작부터 중계에 관한 열의를 보여왔으나 막판 불의의 상황에 직면하자 난감한 입장. 생중계가 아니더라도 초첨국으로 방송할 계획을 갖고 개별적으로 현지 취재 중인 바둑TV 관계자들도 안절부절.
불행 중 다행으로 첫날 오후부터 중국의 일부 사이트에서 생중계를 하는 장면이 포착되고 있어 희망적. 다만 무작위로 따라하다간 나중에 큰 코 다칠지 알 수 없는 일.
▲박호길-조새별 페어
●○… 2집 벌점 물고 반집승
북한의 박호길-조새별 페어는 일본(다카오 신지-무카이 치아키)과 대만(장쉬-씨에이민)의 프로 페어를 잇달아 격파하며 기염. 특히 일본에서 활동 중인 장쉬-씨에이민은 남녀 기사 부문에서 최강의 실력자.
2라운드에서 장쉬 팀을 만난 북한 팀은 조새별이 착수 순번을 어겨 2집의 벌점을 당하고도 반면 10집, 덤 7집반을 제하고 반집을 남기는 신승을 거뒀다.
[아시안게임 공동취재단]
TYGEM / AG 특별취재팀 진재호·이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