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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칼럼] 혼성페어 金 캐기까지

코칭스텝 공로도 인정해 줘야

2010-11-22 오후 10:45:07 입력 / 2010-11-22 오후 11:27:18 수정


▲ 금메달을 깨물고 있는 이슬아와 박정환.

한국바둑은 죽지 않았다!
22일 혼성페어에서 대망의 우승을 차지한 한국바둑은 경사스런 날을 맞았다.

1989년 제1회 응창기배 우승에 이어 21년 만에 터져 나온 역사적인 쾌거이다. 예도의 바둑으로 각종 세계대회에서 100회 이상의 우승을 거머쥔 한국은 다시 스포츠로 옷을 갈아입은 바둑에서도 역사상 첫 금을 차지하는 쾌거를 일구었다.

사실 전통적인 개인종목인 바둑에서 복식이랄 수 있는 페어종목은 몹시 낯설다. 중국 일본 등에서는 페어대회 소식이 종종 들리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전혀 낯선 종목이었다. 기껏해야 올 초 중국 항저우에서 벌어진 페어바둑 월드컵에 급조한 팀(이민진-목진석)을 이끌고 준우승을 한 경험이 고작이다.


▲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


●○…중국의 위협 뚫고 한국바둑 복원

반면 중국은 위협적이었다. 개인전에서도 한국을 위협하는 중국이 한국보다 페어경험이 많고 대회주최국이어서 자칫, 금·은메달까지 중국에게 빼앗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페어조의 기량향상도 문제겠지만 그 기량의 제대로 펼칠 때도 승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불안의 연속이었다.

중국은 일찌감치 연인 사이인 류싱(26)-탕이(22) 조를 뽑아두었고 지난 3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페어바둑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씨에허-송롱후이 이번 대회의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게 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예선1위가 확정된 대만도 매우 강자였다. 따라서 혼성페어만큼은 한 중 대만이 삼권분립체계를 확립하며 서로 창끝을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자칫하면 메달권에서 멀어질 수도 있었다.


▲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

더욱이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터진 로컬룰을 둘러 싼 악재는 한국을 불안감에 떨게 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패권을 놓고 자웅을 겨룰 주최국 중국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는 초읽기 없이 45분 타임아웃제라는 낯선 형식을 들고 나와 양재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텝이 적잖이 힘들어 했다.

중국은 대회 수개월 전부터 아시안게임 세부 규정에 대한 수차례 요구에도 불구하고 확답을 주지 않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악의는 없었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지만, 그래도 처음 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준비부족의 무례함에 다름 아니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한 치밀한 준비 코칭스텝의 공이 커

그러나 이번 박정환-이슬아의 우승으로 이 모든 걱정과 기우를 날려버렸다. 좋지 않은 시기에 외로운 자리를 잘 이겨낸 양재호 감독과 김승준, 윤성현 코치에게도 상당 부분 공이 돌아가야 한다.

양감독은 현지적응을 이유로 16일 미리 광저우로 왔다. 광저우까지 3시간 남짓이어서 시차적응의 문제도 없을 것임에 자칫 일류프로선수들에게 부담이 되는 스케줄이 아닌지 의아했다. 그러나 코칭스텝은 전체 바둑경기가 혼성페어 결과에 따라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를 들이밀었다.

양감독은 “많은 팀들이 참여하고 있고 특히 대회 막판 북한이 출전함에 따라 예선에서부터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예선에서 대만 북한에게 패하면 우승전선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완전히 적중한 셈이다. (북한은 5위로 아깝게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 4강전에서 박정환-이슬아 조와 만나면서 아쉽게도 결승진출에 실패한 최철한-김윤영 조. 그러나 3, 4위전에서 대만의 저우쥔쉰-헤이쟈쟈 조를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사실 한국에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난관이 있었다. 코칭스태프는 어느 선수를 뛰게 하느냐보다 누구와 누구를 파트너로 맞출 것인지 고심이 많았다. 호흡이 중요한 페어전의 특성상 바쁜 대부분 바쁜 스케줄로 인해 훈련할 시간이 절대 부족한 이창호와 이세돌, 조한승이 배제하고 최철한, 강동윤, 박정환 중에서 과감하게 페어를 맡기기로 했다. 인재풀이 턱없이 작았다.

실제로 각 개인으로 보면 절대 상위권을 접할 수 없는 대만의 헤이쟈쟈와 저우쥔신이 함께 조를 이룬 페어에서 4강까지 진격했다는 것은 페어바둑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일이었다. 박정환, 김윤영, 이슬아 등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갈아서 오늘의 영광으로 바꾼 것이다.

양감독은 입만 열면 한국여자바둑이 최근 1년 사이 무척 성장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일단 남자에 비해 전력이 약했던 여자가 동반 성장을 함으로 해서 페어의 실력도 동반 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1년에 걸친 상비군 생활을 통해 목표점을 잃었던 여자기사들의 눈빛에 생기가 돌고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소득이다.
TYGEM / AG 특별취재팀 진재호·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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