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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호 "실전은 훈련처럼, 훈련은 실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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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5 오후 4:50:53 입력 / 2010-11-25 오후 4:55:39 수정


종반으로 들어선 아시안게임이 반상의 태극전사들의 맹활약으로 한층 열기를 내뿜고 있다. 혼성페어전에서 라이벌 중국을 누르고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바둑은 나머지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향해 힘찬 페달을 밟아가고 있다. 경기장 안팎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 페어전 아닌 '개인전 우승'
페어전 결승전이 열리는 날은 유사 이래 벌어진 바둑 경기 가운데 가장 많은 취재 인파로 북적. 이색 종목으로 취급받고 있는 바둑의 사상 첫 금메달이 나오기도 하는 한편으론 '얼짱' 이슬아의 인기 때문.

그것은 우승 후 기자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방송 및 신문 기자들이 한결같이 "이슬아 우승했어"라고 타전. 누구 한 사람의 입에서도 박정환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바둑전문 기자 왈, "이슬아가 개인전을 우승했군."

단체전 선수들의 또다른 고민은 오전과 오후 대국 사이에 비는 시간. 특히 약체국 선수를 상대로 일찌감치 불계로 끝냈을 경우엔 그 시간은 더 길어진다. 그래서 마련한 대책이 경기장과 가까운 기자들의 숙소에 쉬도록 배려하는 것. 첫날 조한승, 강동윤, 박정환이 2시간가량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 '우리가 북한을 잡았어요'
페어전에서 북한의 선전은 놀라울 정도. 특히 이광혁-김유미 페어는 일본, 대만, 중국팀을 꺾으며 4강 진출이 유력시됐는데 최종국에서 비교적 무난한 상대인 홍콩팀(양스하이-칸잉)에 반집을 패해 고배.

그 순간 홍콩팀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해서 머리가 천정에 닿을 듯 펄쩍 뛰며 좋아하는 모습. 또하나의 중국인 홍콩이 중국을 살려 의기양양했기 때문일 거라는 한국기자들의 분석. 그때 북한이 이겼더라면 중국의 씨에허-송용혜 대신 4강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조새별은 그야말로 분루를 찔끔찔끔.


○●… 바둑을 너무 몰라
조직위원회가 경기 시작 전과 끝난 후에 배포하는 기록지를 보면 승리한 쪽에 2점, 패한 쪽에 0점으로 표기(스위스리그제가 이렇게 표기한다). 그렇다보니 페어전 준결승 및 결승전 보도를 일부 매스컴에서 '박정환-이슬아 페어가 최철한-김윤영 페어를 2대0으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고 타전.

그 문구만 봐서는 잘못된 게 없어 보이나 단판승부여서 2-0의 스코어는 나올 수 없을뿐더러 이는 기록지의 '승리팀 2, 패배팀 0'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잘못 해석한 웃지 못할 일.


○●… "포옹을 당하면 어떡합니까!"
페어전 금메달이 탄생하던 날 선수단은 축제 분위기. 더욱이 상대팀 벌점에 의한 극적인 역전 우승이어서 기쁨의 강도는 더했다. 대기실에서 응원하고 있던 선수단은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 양재호 감독은 기자를 포옹하기도. 이 말은 전해들은 다른 기자 왈 "아니 포옹을 당하면 어떡합니까? 포옹하는 장면을 찍어야죠."


●○… "군대 면제는 컸다"
박정환-이슬아 페어가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자 한국선수단 분위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감독은 물론 코칭스태프, 단체전 선수 모두 함박웃음. 선수촌에서 1시간 거리인 경기장까지 응원을 온 이세돌은 선수 휴게실에서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가 벌점에 의해 승부가 뒤집히자 "아주 드라마를 쓰는군. 그것도 극적으로"라며 싱글벙글.

이어 우승 페어를 만나러 가는 도중엔 "군대 면제(병역 특례)는 컸다"라고 한마디. 기자가 "경쟁자가 더 늘었네요" 하자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


○●… "사진은 제가 골라 드릴 거예요"
이슬아는 전형적인 신세대. 때론 장난기를 부리기도 하고 때론 당돌해 보이기도 한다. 태릉선수촌 입촌식 때 사진을 정리하고 있는 기자의 노트북을 보고 "이사진 올려주시면 제가 밥 살게요"라고 하더니 금메달을 딴 후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자 "올릴 사진은 제가 고를 거예요"라고 주문.


●○… 도핑테스트는 이슬아만
메달을 딴 선수 중 조직위원회의 도핑 테스트 요구시 반드시 응해야 한다. 바둑 선수 중에선 이슬아만 불러가서 '바둑선수 공식 1호 도핑 테스트'로 기록. 혼자 한 것은 '정수리 부근에 침을 꽂고 대국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주변인들의 해석.


○●… "너무 조심하는 거 같아"
광저우 입성과 함께 배탈, 멀미로 고생했던 조혜연은 첫 경기에서 일본선수에게 패하는 등 제 컨디션이 아닌 듯. 북한 조새별과의 3경기는 불리했던 형세를 뒤집은 역전승.

국후 한국선수단이 응원하고 있던 선수대기실에서 복기를 한 조혜연은 이세돌로부터 "지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너무 조심해서 두는 거 같아. 긴장을 풀라"고 조언. 양재호 감독도 "훈련은 실천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하라"고 다시 한번 주문.


●○… 슬리퍼 신고 대국을
조혜연은 둘째 날 경기에서 슬리퍼를 신고 대국. 사연인즉 대한체육회에서 나눠준 운동화 사이즈가 맞지 않은 것. 첫날 발에 꽉 끼어 불편했던 모양. 한국기원 관계자가 새 신발을 준비해 3일째는 운동화를 신고 대국 중.


○●… "하루에 농심배 3판을 두는 강도"
스포츠가 된 바둑엔 체력의 뒷받침도 필수적. 혼성페어전은 하루에 3판을 두는 강행군으로 기본 체력 없이는 견뎌내기 힘들 정도. 그래서 기자들 사이에선 "농심배를 하루에 3판 두는 강도"라는 푸념이 나오기도. 단체전은 하루 2판으로 횟수가 적지만 대신 제한시간이 길어 보통 페어전 두 배 정도의 시간이 소모된다.

<아시안게임 공동취재단>
TYGEM / AG 특별취재팀 진재호·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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