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9 오후 4:19:38 입력 / 2010-12-10 오전 11:38:10 수정
▲ 인터뷰를 하고 있는 허영호.
허영호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았다.
1패를 안고 있던 허영호가 침착함을 앞세워 초반 우세를 선점한 뒤 끝까지 이를 지켜내면서 구리를 상대로 가볍게 1승을 챙겼다. 9일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 결승 3번기 제2국은 허영호가 승리하면서 우승컵은 내일(10일) 최종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마지막 판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 허영호가 큰 부담을 안고 대국에 임했을 것이라는 판단은 기우였다. 허영호는 국후 인터뷰에서 "구리가 강자이긴 하지만 오히려 부담없이 바둑을 두었다"고 말하며 "1승을 하니 자신감이 더 생겼다. 하지만 내일도 이겨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 복기를 하고 있는 허영호와 구리.
우승자가 가려지난 최종국을 앞둔 허영호는 "호텔로 돌아가서 오늘 대국을 복기해보고 동료기사(박정상, 김지석)들과 포석 연구를 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같이 하는 것이 더 좋은 수가 나올 것이다."고 말하며 "초반에만 잘 풀린다면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다"고 최종국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국장인 한국문화원에는 결승전을 지켜보기 위해 류우익 주중한국대사가 방문하기도 했다. 류우익 한국대사는 중국기원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한국 기자단이 있는 곳을 찾아 아시안게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박정상, 김지석에게 "허영호 7단만 온 줄 알았다. 동료기사들이 있어 든든해 보인다. 이번 결승에서도 허영호 7단이 선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박치문 중앙일보 전문위원, 박정상, 김지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류우익 주중한국대사(왼쪽).
제1국에서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인 구리는 제2국에서 맥없이 쓰러졌다. 초반 판단착오로 인해 허영호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뒤 그대로 주저안고 말았다. 중국기자들은 대국이 끝난 뒤 구리에게 이날 패배에 대한 이유를 들으려 몰려들었다.
구리는 오늘 대국에 대해 "포석에서부터 실수가 생겨서 손해를 많이 봤다. 그 손실을 만회하려고 했는데 조금 모자랐다"고 말했다. 최종국을 앞둔 심정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부담을 버리고 정상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허영호가 승리하면서 드디어 대망의 최종국만 남겨 놓게 되었다. 생애 첫 세계 정상 등극을 눈앞에 둔 허영호는 자신감에 차 있으며 구리는 올해만 허영호에게 세 판을 져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황처럼 보인다. 결승3번기 최종국은 10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제15회 삼성화재배 우승상금은 2억원, 준우승상금은 7천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초읽기 60초 5회가 주어지고 점심시간 없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