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배
2연승의 원동력은 '배짱'
정관장배 본선 2국 하이라이트
2011-01-09 오후 5:17:28 입력 / 2011-01-10 오전 1:03:26 수정
▲문도원(오른쪽)과 루지아의 대국 모습.
1월 9일 중국 항주 항주기원에서 열린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1차전 제2국에서 한국의 문도원(흑)이 중국의 루지아에게 294수 만에 18집반승을 거뒀다.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았어요. 이를 만회하고자 계속 기회를 노렸는데 기회가 오더군요."(문도원)
국후 고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반 포석실패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문도원은 중반 이후 낙관한 루지아의 방심을 틈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는데….문도원의 자전해설, 당시의 한국검토단 분위기 등을 모아 정관장배 1차전 2국 하이라이트를 정리해봤다.
▲실전1 - 흑 1,3 문도원의 응수타진.
백에게 기분 좋은 출발을 허용한 흑은 흐름을 반전시킬 실마리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실전1의 흑1,3은 하변 집을 키우며 백의 다음 한수를 묻는 좋은 수. 여기서 낙관한 루지아의 느슨한 수가 나온다.
▲실전2 - 루지아의 대완착 백1 /실전3 - 흑 흐름 역전
실전1의 흑3에 루지아는 실전2의 백1로 차분히 늘어두었는데 이 수가 너무 느슨했다. 당시 검토실에서 검토 중이던 한국검토단은 "백1은 기세상으로도 말이 안 되는 너무 느슨한 수"라고 질책하며 문도원의 다음 한 수를 예상했다.
문도원이 흑2로 같이 밀자 백 입장에서는 받아두자니 억울하고, 안 받자니 엷어 머리가 아프다. 결국 루지아는 '모르면 손빼라'는 격언을 떠올렸는지 백3으로 방향을 틀며 좌변 흑진 파괴를 노렸다.
이에 문도원은 흑4로 과감히 손을 빼고 중앙 흑돌들을 연결하며 후일을 도모했다. 이 수가 새내기다운 배짱 두둑한 호착.
국후 문도원은 "실전 2의 흑4로 둘 수 있어서는 나에게 흐름이 오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흑 4이후 백은 좌변에 시비를 걸어올 것이 분명했지만 내가 불리한 싸움이라고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이어 루지아는 실전3 백1로 좌변 흑 한점에 직접적인 공격을 하려했지만 문도원의 흑2,4,6 수순이 좋았다. 결국 12까지 진행됐는데 백2점을 품에 안은 흑이 만족스러운 결과.
▲실전4 - 당연해보였던 흑2가 완착.
실전3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며 흐름을 자신 쪽으로 끌어온 문도원. 그러나 끝내기 단계에서 한 차례 위기가 온다. 실전4 백1의 지킴수에 당연해보이는 흑2가 역전의 흐름을 제공할 뻔한 대완착이다. 흑2로는 백5로 먼저 선수해 두었어야했고, 그랬다면 문도원이 우세한 상황에서 끝내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백3이 루지아의 재치가 돋보이는 끼움수. 이 수에 잠잠하던 중국검토진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한국검토진은 심각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울며 겨자먹기로 흑은 6으로 연결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루지아가 국면을 팽팽하게 만드는 수순은 무엇일까? 참고도1로 넘어가기 전에 반상 최대의 자리를 찾아보길 바란다.

▲참고도1 - 보이지 않는 큰 자리 백1 - 알 수 없는 승부.
실전4에 이어 참고도1의 백1이 반상최대의 자리. 흑2가 어쩔 수 없을 때 백3으로 두었으면 미세한 승부였다는 박지은, 이하진. 박지연. 김미리의 당시 연구.
루지아는 이 수순을 찾아내지 못했다. 국후 문도원은 "나도, 루지아도 흑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저 수순을 찾았다면 알 수 없는 승부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전5 흑2~4 흑승 결정/실전6 - 백2 최대한 버틴수지만 역전은 없다.
참고도1의 백1,3을 찾아내지 못한 루지아는 실전5의 최후의 백1을 택했다. 이에 문도원은 재빠르게 2~5를 선수처리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후 진행이 실전6인데 백2가 최대한 버틴수. 그러나 흑3~백6까지 교환 후 흑7로 두어서는 백 대마가 함몰 직전 상태. 이후 패가 났지만 흑이 충분한 대가를 얻어 바둑은 18집반의 대차로 벌어졌다.
TYGEM / 중국 항주-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