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미리 보는 결승' 쌍곡선, 나란히 펼쳐진다
삼성화재배 16강·8강전 10월 4·5일 유성에서 속개
2011-10-02 오후 10:15:49 입력 / 2011-10-04 오전 11:28:53 수정
이세돌 vs 콩지에, 그리고 이창호 vs 구리!
여느 세계대회 결승전에나 어울릴 법한 세기의 빅매치가 10월초 한밭벌에서 나란히 펼쳐져 바둑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 본선 16강전과 8강전이 오는 10월 4일과 5일 대전시 유성구 소재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다.
타이젬에서는 삼성화재배가 진행되는 대전 유성연수원에서 최명훈 9단(4일-16강전)과 이재웅 6단(5일-8강전)이 삼성화재배 주요대국 소식을 생생하게 타이젬 회원들에게 전한다.

▲16강 진출자 모습.
앞서 지난 8월말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된 삼성화재배는 32강전(더블 일리미네이션제)을 통해 한국 8명, 중국 8명을 16강 진출자로 가려낸 바 있다. 토너먼트와 리그를 혼합한 더블 일리미네이션제는 4인이 한 조가 되어 패자부활전 방식으로 상위 2인의 진출자를 가리는 제도. 첫 판이나 둘째 판을 지더라도 2승1패만 기록한다면 1차 관문 통과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 덕분에 32강 라운드 둘째 판에서 각각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이창호와 이세돌이 패자조를 통해 부활, 나란히 16강에 합류한 바 있다.
하지만, 16강전부터는 결승까지는 여타 대회와 마찬가지로 녹다운 토너먼트제로 치러진다. 따라서 더욱 치열한 각축이 예상되는데, 공교롭게도 8강으로 가는 첫 관문에서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간판기사들이 정면으로 맞닥뜨린 것이다.
이창호 vs 구리. 이세돌 vs 콩지에 세기의 빅매치
8대8 한·中 정면 맞대결 구도 … 신예 활약이 관건
먼저 16강의 면면을 보면 이창호-이세돌 투톱이 건재한 가운데 원성진, 박영훈, 김지석, 이영구 등도 16강에 합류했다는 게 한국 팬들에겐 믿음직스럽다. 랭킹 2·4·5위인 박정환, 최철한, 강동윤이 조기 탈락한 게 아쉽지만, 대신 신예 김정현과 나현이 첫 세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 고무적이다.
중국도 별다른 전력 누수 없이 사실상 최정예가 8강의 면면을 장식했다. 슬럼프에 허덕이던 구리(古力)-콩지에(孔杰) 투톱이 모처럼 제몫을 한 가운데 천야오예(陳耀燁·중국 랭킹 3위)와 리저(李喆·7위)가 나란히 16강에 합류했으며, 특히 32강전에서 이창호를 꺾은 탄샤오(檀嘯·2위)를 비롯한 젊은 유망주들이 괄목할 만한 활약을 보였다.
이번 16강전은 최근 들어 세계바둑계를 양분하면서 치열한 주도권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전력을 정면으로 비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선수들이 전멸한 가운데 한·중 양국이 16강을 8대8로 황금분할함으로써 여덟 판 모두 한·중전으로 치러지기 때문.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창호 vs 구리, 이세돌 vs 콩지에 전 외에도 최근 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이영구 vs 탄샤오 전과 동갑내기 김지석 vs 리저 전 등 흥미진진한 대결이 즐비하다. 향후 세계바둑계의 판도까지 점칠 수 있는 16강전 주요 대국의 시뮬레이션을 미리 펼쳐본다.
▲이세돌/콩지에
실질적인 결승전 … 이세돌 컨디션 여부가 관건
2009년과 2010년 세계 타이틀을 양분했던 이세돌과 콩지에의 맞대결은 실질적인 결승전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2009년 세계대회 3관왕에 오르며 절정의 기세를 과시했던 콩지에가 올해 초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한 때 중국 랭킹 10위권 밖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금 페이스를 회복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극의 기풍을 지녔다는 점에서도 두 기사의 맞대결은 흥미를 더한다. 이세돌이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기풍에 난전에서 당대 제일의 괴력을 과시하는 데 비하여 콩지에는 실리에 밝고 정연한 기풍에 종반 운영에 능한 '정통파 아웃복서'이다. 상대전적은 7승6패로 호각. 초기엔 이세돌의 완력과 흔들기에 콩지에가 연신 당하면서 다소 일방적인 흐름이었지만, 근래 들어선 콩지에가 이세돌의 기풍에 적응하면서 오히려 이세돌이 밀리고 있는 형국. 특히 지난해 후지쯔배 결승에서 무력하게 완패한 기억이 생생한 이세돌의 입장에선 이번 대결이 설욕전에 가까운 느낌이다.
승부의 관건은 이세돌의 컨디션. 지난 봄 BC카드배와 춘란배를 잇달아 석권한 이후 난조 속에 여름을 보낸 이세돌이 과연 예전의 승부 감각을 발휘할지 여부가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주춤세의 이세돌과 회복세의 콩지에의 승부 싸이클상 5대5 승부가 예상된다.
▲이창호/구리
한·중의 상징적 존재, 동병상련의 재기전
성적과는 별개로 존재의 중량감만으로도 한 ․ 중 바둑을 상징하는 정신적 지주가 바로 이창호와 구리다. 이세돌 : 콩지에 전이 ‘실질적인 결승전’이라면 이 대국은 ‘상징적인 결승전’이라고 할까. 두 기사 모두 예전 절정기 때만은 못해도 여전히 뭇 기사들이 이름만 들어도 두려움을 느끼는 우승후보임에 틀림없다.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지난 시즌을 뒤로 한 채 이창호는 올 들어 조용히 다시 일어서고 있는 중이다. 예전처럼 급부상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적을 올렸다. 문제는 재기의 전기가 될 만한 ‘타이틀’인데, 그런 점에서 이번 대회는 이창호에게 올 시즌 거의 마지막 농사나 다름없다.
'디펜딩 챔피언' 구리도 지난 봄 이세돌과의 빅게임(BC카드배 결승)에서 패한 후유증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허덕이다 최근 회복세에 있다. 두 기사 역시 상극의 기풍이라서 더욱 흥미롭다. 역시 5대5 승부지만, 동기 면에서 더욱 절실한 이창호에게 점수를 주고 싶다.
▲이영구/탄샤오
첫 우승 vs No.2 … 최근 상종가 맞대결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영건들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빅게임이다. 생애 첫 우승(물가정보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영구에게 이번 대국의 의미는 남다르다. 본인도 신기해할 정도로 그동안 세계대회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여왔기에 “이번 만큼은”하며 단단히 벼르고 있기 때문. 자신감과 컨디션 모두 최고조라서 절호의 기회인데, 때마침 상대가 요즘 중국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탄샤오라는 점이 공교롭다.

어릴 때부터 중국에서 공들여 키웠다는 ‘중국의 신병기’ 탄샤오는 지난 32강전에서 이창호를 꺾는 등 최근 발군의 성적을 보이며 일약 중국 랭킹 2위까지 치고 올라왔기에 한국에겐 단연 요주의 대상이다.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리그에서 빼어난 성적을 보이며 중국 기사들에 대한 내성(耐性)을 키운 이영구에게 다소 무게가 쏠린다. 5.5대 4.5.
▲김지석/리저
동갑내기 '바둑신동'의 국제 라이벌전
1989년생 동갑내기에 국내 랭킹도 엇비슷한 영건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관심을 모은다. 소공자 김지석이 강동윤과 더불어 일찌감치 ‘송아지 삼총사’의 뒤를 이을 유망주로 각광받은 것처럼 리저(李喆) 역시 어릴 때부터 6소룡 10소호의 뒤를 잇는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32강전 ‘죽음의 조’에서 퍄오원야오(朴文堯)와 박정환을 연파하며 조 1위를 차지한 그의 기세가 무섭다. 예측불허의 호각세.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가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2억원, 준우승 상금은 7천만원.
*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일정
- 통합 예선 : 2011. 8. 1∼5(한국기원)
- 개막식 및 32강전 : 2011. 8. 23∼26(중국 베이징)
- 16강/8강 : 2011. 10. 4∼5(삼성화재 유성연수원)
- 준결승 : 2011. 10. 31∼11. 3(삼성화재 유성연수원)
- 결승 : 2011. 12. 5∼7(중국 상하이 예정)




TYGEM / 志石居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