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이세돌의 한국 vs 구리의 중국
삼성화재배 8강전 전망-‘80後’ 한중전 압축
2012-10-09 오후 8:55:34 입력 / 2012-10-09 오후 9:29:33 수정
▲ 2012 삼성화재배 본선 8강에 오른 기사들.
높이를 모르고 뛰어오르던 중국의 '90후(後) '는 한국의 정예 '80후'를 넘지 못하고 완전 소멸되었다. 이제 삼성화재배는 한중간 '80후 대결'로 압축되었다.
반상의 스타워즈, 삼성화재배 16강전에서 한국은 5명의 8강진출자를 내면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승전의 기운을 곧장 내일(10일) 벌어지는 8강전까지 이어가야 한다. 10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속개되는 8강전의 대진은 박정환-원성진, 이세돌-천야오예, 최철한-판팅위, 강동윤-구리.
4강까지 살아남을 자는 누구인가.
박정환 이세돌 최철한 1~3위가 건재하고 원성진 강동윤 등 '독수리 5형제'는 모두 세계선수권자로 채워졌다. 아마도 한국은 역대 세계대회 8강진출자 중 가장 강력한 멤버들이 아닐까 싶다. 반면 중국은 랭킹 2위 퉈자시와 3위 스웨가 탈락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우위?
방심은 금물이다. 중국은 아직도 에이스들이 남아있다. 랭킹1위 천야오예가 건재하고 한국의 이세돌과 동일한 비중의 구리. 그리고 한국이 박정환을 보물로 생각하듯 중국도 '젊은 그대' 판팅위 등 삼총사가 남았다.
한국으로서는 4강 네 자리 중 한 자리가 자동으로 확보되었을 뿐 세 판의 한중전은 아직도 한국이 확실히 말할 수 없을 만큼 빡빡한 반집승부다.
▲ 이세돌(왼쪽) vs 천야오예
8강전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8강 대진추첨식에서 이세돌은 먼저 자신의 추첨을 끝낸 후 구리가 자신을 비켜나가자, 기자들과 눈이 맞으면서 '삼 세 번 만날 뻔 했네(32강전 일리미네이션에서 두 번을 거푸 만난 것을 상기하며)'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중국 랭킹10위 구리가 아닌 1위 천야오예과 맞붙었음에도 줄곧 표정이 밝았다.
사실 이세돌에게 객관적으로 이길 수 있는 후보는 구리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세돌로서는 최상의 대진이다. 이세돌은 천야오예와 상대전적에서 2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앞선 두 번의 대국은 오래전 일이지만 작년 비씨카드배가 기억된다. 당시 천야오예는 중반까지 잘 싸웠지만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낙마한 바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방심할 것은 못된다. 불과 1년밖에 안 지났지만 천야오예는 지속적으로 했고 성장했고 이세돌은 정체되어 있다. 결국 천야오예가 얼마나 큰 경기에서 자신보다 나은 상대에게 꿇리지 않고 싸울 수 있는 지 관건이다. 이세돌의 컨디션을 감안하면 승리가 기대된다.
▲ 강동윤(왼쪽) vs 구리
강동윤은 구리와의 역대전적에서 1승2패로 밀리고 있다. 강동윤은 2007,2009년 삼성화재배에서 패했고 2010년 아시안게임단체전에서는 이겼다. 최근 2년간은 승부를 결해 본 경험이 없다. 그러나 2년 동안 구리 강동윤은 나란히 하강곡선을 그렸다. 강동윤은 컨디션 저조가 문제였고 구리는 노쇠화가 문제.
회복속도는 강동윤이 빠르다고 봐야 한다. 16강전에서 세계대회 성적이 무려 17승2패였던 스웨에게 끈질긴 투혼을 발휘한 끝에 신승을 거둔 것이 상당한 힘이 되었을 것이다. 반면 구리는 16강전 안국현과의 경기에서 후반 승부수를 허용하는 등 어렵게 이겼다. 바로 이 점을 강동윤이 노릴 필요가 있다. 끈질기게 노림을 갖고 장기전으로 이끈다면 좋은 승부가 기대된다.
▲ 판팅위(왼쪽) vs 최철한
이세돌 박정환에 밀려 관심이 덜하지만, 랭킹3위 최철한은 최근 7연승을 달리고 있을 만큼 컨디션은 최상. 앞서 16강전에서 이미 '90後'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인 16세 미위팅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최철한은 속기파는 아니지만 자기 스타일대로 시원하게 운영하다 목표가 보이면 맹공을 가하는 타입. 미위팅도 집요하게 저항하리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일찍 판을 마감했다.
응씨배 결승에 진출해 있는 판팅위는 최근 컨디션은 미위팅보다는 조금 윗길. 그러나 이미 올해 최철한은 판팅위에게 승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세계기전 9승1패를 달리던 3월 초상부동산배에서 판팅위를 꺾었다.
판팅위는 세계대회에서 원성진 최철한 구리 등 역전형에게는 성적이 저조하다. 반면 씨에허 나현 등 형세분석을 위주로 하는 선수에겐 강미를 나타내었다. 따라서 판팅위는 공격형에게 상당한 단점이 있어 보인다는 점에서 최철한의 비교적 우세를 점치게 한다.
▲ 박정환(왼쪽) vs 원성진
팬들에게는 '흥미가 떨어지는' 대진이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두 선수로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매치. 작년 챔프 원성진과 랭킹1위 박정환은 상대전적에서 5승5패로 팽팽하다. 매년 골고루 한 두 판씩 만났고 서로 연승도 거의 없을 만큼 승패를 주고받았다.
응씨배 결승진출 이후 약간 조정국면에 들어섰던 박정환은 16강전에서 비교적 손쉽게 중원징을 꺾었고 원성진은 랭킹2위 퉈자시를 꺾었다. 이제 그들이 4강까지 올라오면서 가장 강력한 상대를 뉘게 될 것이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