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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범도 중국에서 통합니다!”

세계청소년축제 참가한 중국 연길 천재바둑교실 김광재 원장.

2013-08-04 오후 10:24:29 입력 / 2013-08-04 오후 10:57:29 수정

▲ 중국 길림성 연길시에서 천재바둑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광재 원장.

"지금 중국은 선생님이 모자랍니다. 바둑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중국으로 진출하세요. 선생님 소개는 제가 무조건 책임집니다!"

기자는 무령왕배 2013 세계청소년바둑대축제를 취재하면서, 사전에 미리 대한바둑협회에서 해외 출전선수 명단을 미리 받았다. 그 중 중국에서 출전하는 바둑교실이 있었는데, 아이들 이름도 조선족이고 그 인솔자도 한국인이었다. 그는 알고 보니 한국에서 중국으로 건너가서 요식업을 하다 현재 천재바둑교실을 8년째 경영하고 있는 김광재 원장이었다.

프로세계의 소식을 접하면서 중국에 대단한 바둑 붐이 일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한국 바둑인이 중국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았다. 그에게서 장차 중국시장을 겨냥하는 바둑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얘기를 들어보았다. 기자가 물어보는 말다마 거침없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즉답이 나왔다.

▲ 이홍렬 심판위원장, 김광재 원장, 포항 이성호 원장.

중국과 어떤 인연이 있어서 바둑교실을 열었나요?
2001년에 백두산 장백폭포에서 식당을 했다. 그 당시만 해도 백두산을 찾는 한국인이 1년에 5만명 정도였다. 산꼭대기에 비바람이 치면 못 가지만 장백폭포엔 손님들이 늘 많아서 사업이 잘 되었다. 그러다가 2005년부터 중국에서 외국인에게 사업을 못하게 한다는 얘기가 돌았고, 연변에 남아서 뭘 할까 숙고하다가 결국 바둑교실을 하게 되었다.

사업이 막힌다면 그냥 귀국할 생각을 할 텐데, 어떻게 바둑교실을 할 생각을 다 했을까요?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중국어도 잘 해야 할 것 같은데
이미 5년간 살림도구부터 인적자원까지 모든 것이 그쪽에 있으니까 다시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것은 말이 안통해도 된다. 아이들이 쓰는 말이란 것이 대개가 간단한 문장이다. 또 바둑은 바둑판 내에서 그림으로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아이들과의 소통은 전혀 문제가 없다.

한국에서 바둑교실 경험이 있었나요?
전혀 없다. 타이젬 6단 정도를 두는데 그냥 바둑 팬이었다. 다만 과거엔 기원을 자주 다녔었다. 기원에서 (이)성호형(포항 이성호 바둑교실 경영)을 1980년대 후반부터 알게 되었다. 그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바둑교실을 열 때 100% 운영요령을 가르쳐 주었다.

청소년 축제에는 계속해서 참가했다고 들었습니다.
1회 대회 때부터 5년간 출전하고 있다. 첫해엔 3조에 3등, 5조에 1등을 하기도 했다. 11명을 데리고 와서 8명이 전부 입상했다. 이번 대회는 선수와 학부모 길림성 체육부관계자 등 총 19명이 왔다.

천재바둑교실과 연길에 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연길시에서 천재바둑교실을 8년째 경영하고 있다. 길림성 조선족 자치구에 8개 현과 시가 있는데 현시의 주도(州都)라고 보면 된다. 길림성 인구가 220만인데 연길은 70만이다. 지금은 20여개의 바둑교실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나에게 배워간 한족 선생이다. 내가 연길에 세운 첫 바둑교실이고, 허가를 낸 유일한 바둑교실이다.

▲ 이번 대축제에 참가한 천재바둑교실 어린이들과 함께.


중국에서 한국바둑과 한국사범들에 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
이미지는 좋다. 한국이 바둑 인재 은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인은 장기 잘 두고 탁구 잘 치듯이, 한국인은 타이젬 5단 정도 두는 사람은 늘려있지 않은가. 기량과 교수법 등 선진바둑이라고 본다. 중국에서는 5단 정도면 대부분 바둑선생님을 한다. 대우도 좋다. 문제는 한국에서 온 한국사범들은 먼저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을 배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먼저 인성을 가르치고 한국식 선전 바둑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중국에서 바둑교실은 역시 잘 되죠?
길림성 전체에서 바둑 배우는 어린이가 200명이 채 안되었다. 내가 2001년 바둑교실을 차리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서 지금은 17000명 정도가 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10년 동안 증가한 인구는 성인이라기보다는 어린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다. 바둑학원이 큰 것은 8000명이 넘고, 난징에는 폐교된 학교를 다시 세워서 20일은 무조건 가르쳐주는 영업 전략으로 10000명이 넘는 곳도 있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번에 중국 관료들과 함께 오셨는데, 천재바둑교실이 길림성 전체에서 많이 유명한가요?
2007년에 1년 정도 배운 아이들을 데리고 칭따오 전국시합을 간 적이 있는데, 11명을 참가시켜 4명을 1등으로 만들었다. 그 연유로 산둥TV에서 천재바둑교실을 취재했다. 그로부터 유명세를 탔고, 그 후 체육국과 교육국에서 나를 찾아왔다.

천재바둑교실은 어린이가 몇 명 있나요?
89명이다. (너무 적지 않습니까?) 바둑선생님이 없어서 혼자 49명을 맡고, 이관철 사범님이 20명, 그리고 입문반은 아내와 아들이 가르친다. 중국어로만 가르치는 아이들이 10명이 있다. 이관철 사범님은 현재 부인과 같이 건너와서 일하고 있으며 시합이 있으면 넘어가곤 한다.

원생 수에 비해 사범이 많은 것 아닙니까. 그래서 경영이 되나요?
물론 적다. 중국부모의 요구는 ‘소 황제’를 쾌적하게 가르치고 싶어 한다. 20명 넘어가면 싫어한다. 그 대신 더 돈을 지불하는 것은 괜찮다는 식이다. (수업료를 좀 구체적으로) 수업료는 은 1시간에 4000원, 지도복기하면 2시간은 배우니까 8000원. 한 달이면 1명당 16만원이 된다.

김 원장님 생활은 윤택하겠죠?(웃음)
사실 이윤을 극대화하려고 사범 12명을 써 본 적이 있는데, 오히려 지금이 더 낫다. 내 수입은 한국에 있는 대학생 아들 딸 두 명을 다 키우고 생활비 충당하고도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 김원장이 대한바둑협회 임원과 기념촬영을 했다. 가운데 검정 티는 길림성 체육국 주임이며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길림성 바둑협회 부주석.


한국사범이 역효과가 나는 경우는 없을까요?
한국에서 온 어떤 사범은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는 사범이 있었다. 또 대학생을 써봤는데, 바둑은 센데 실력만 믿고 교만하니까 또 어렵더라. 역시 바둑도 교육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럼 한족 사범을 쓰면 되잖아요?) 한국사범을 쓸 수밖에 없다. 그들은 노하우를 배워서 따로 교실을 차려버린다. 무허가로 자기 집에서 얘들 가르친다.  중국에 오려면 맘의 준비를 하고 와야 한다.

천재바둑교실이 아이들 수를 늘리는 방법에 고민해야 하지 않습니까?
나에게 바둑을 배운 어린이는 약 8000명이다. 500명을 만들려면 6개월이면 만들 수 있지만, 사범이 없다. 인원이 많다는 것은 절대 다수의 한족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범이 수용하기는 어렵고, 아까 말했듯이 한족들은 배워서 나가버린다. 그러나 좋은 징후는 있다. 중국부모들은 선진교육을 받고 싶어 한다. 경력도 많고 교수법이 선진적인 한국을 선호한다.

끝으로 중국행을 고려하실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중국을 알고 오시면 무조건 성공한다. 정작 바둑실력은 중요한 게 아니다. 중국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어린이와 어울려서 중국어는 저절로 배운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배운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둑사범을 해야 한다.

"저도 8년을 고생했습니다만,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큰 도시에서 해보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습니까? 그럴 때 마다 저는 스스로 완전한 한족이 되었는지를 물어봅니다. 정말 진출하고 싶은 한국 사범이 있으면, 말이 통하는 연변에서부터 3~4년 중국을 배우고 내륙으로 진출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연변은 한글이 위에 있고 중국어는 아래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바둑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진출하세요. 선생님 소개는 제가 무조건 해드리겠습니다."
TYGEM / 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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