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삼성화재배는 한국 최후의 자존심!”
10일부터 중국 탕웨이싱과 결승3번기 개시
2013-12-08 오후 5:03:16 입력 / 2013-12-08 오후 6:49:26 수정
▲ 오는 10일부터 3일간 삼성화재배 결승을 펼치는 탕웨이싱-이세돌.
"한국바둑이 원체 부진했다. LG배 몽백합배에서는 8강조차 1명도 올라가지 못했다. 한국바둑을 내가 다 책임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한국기사로서 꼭 이기고 싶다." (이세돌)
올해 국내외 대회에서 단 하나의 우승컵도 갖지 못했던 이세돌은 대회 2연패 및 통산 다섯 번째 삼성화재배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중국 쑤저우로 장도에 올랐다. 올해 하나 남은 세계선수권 삼성화재배 결승이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중국 쑤저우 신라호텔에서 이세돌-탕웨이싱 대결로 3번기로 치러진다.
처절할 수밖에 없다. 결승3번기에서 이세돌과 맞설 상대는 중국랭킹 11위 탕웨이싱(20). 이세돌과 탕웨이싱은 지난 11월 끝난 준결승 3번기에서 각각 중국의 우광야와 스웨에게 나란히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세돌은 본선16강에서 중국 천야오예 8강에서 추쥔을 물리쳤고, 통합예선을 5연승으로 장식하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본선티켓을 거머쥔 탕웨이싱은 박영훈 김지석을 연파했다.
▲ 탕웨이싱(20)은 올해 들어 급성장하고 있다.
탕웨이싱은 사실 아직까지도 이름조차 익숙하지 않은 팬들이 다수. 그는 작년 바이링배에서 일약 4강에 오르며 이름을 알린 후, 올 7월 끝난 2013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정점으로 치달았다. 실내무도는 20세 이하의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지만 나현 변상일 이동훈 등 한국의 기대주들을 모두 물리치고 우승한 것이어서 의미가 꽤 크다.
1993년생으로 20세인 탕웨이싱은 박정환과 동갑이고 이세돌보다 10살이 아래다. 지난 6일 17세 미위팅이 구리를 이겼다는 뉴스는 탕웨이싱으로 하여금 자신도 세계선수권자가 되어보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만들었을 터. 사실 4강전에서 자신보다 윗길로 치는 스웨(22)에게 1국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으나 내리 두 판을 따낼 정도로 탄탄한 전력이다.
탕웨이싱은 기세가 좋고 호방하다. 건방질 정도로 낙천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청년이다. 그는 결승에 오른 직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입단했을 때 이세돌은 이미 세계최정상에 섰다. 그와의 만남은 모든 기사들의 로망이다. 최전정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에겐 강자다. 내가 우승할 확률은 4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르면서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 수개월 전부터 바둑이 새롭게 보인다. 하지만 아직 더 많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광야-이세돌(승) 4강전 전경. 좌측에 서 있는 선수가 탕웨이싱.
이세돌과 탕웨이싱은 첫 맞대결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세계대회 16회 우승에 빛나는 이세돌이 처음 결승에 오른 탕웨이싱을 압도한다. 그러나 탕웨이싱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은데다 이세돌의 어깨에 한국의 올해 첫 세계대회 개인전 우승이 달려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 가지 이세돌에게 걸리는 것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9~10월 약 70일간 거의 전승을 달렸던 이세돌이 결국 과부하가 걸린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세돌은 11월 12일 이후 5승6패를 거두고 있다. 그 동안 olleh배 4강 탈락(대 목진석) 명인전 결승 1-2 (대 최철한) 국수전 도전기 0-1 (대 조한승) 바둑리그 패 (대 박정환) 중국갑조리그 패 (대 추쥔) 등 굵직한 기전에서 제법 충격이 될 패배를 기록했다. 더욱이 국수전 중국갑조리그는 3시간, 명인전은 2시간 등 제법 시간이 넉넉한 기전에서도 패했다는 것이 문제다. 삼성화재배 제한시간은 2시간.
체력이 결국 문제다. 대국이 연말에 몰려있고 해외대국과 지방대국이 많다. 심지어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의 olleh배를 4강에서 탈락하고서 다행히(?) 스케줄 고민이 해결되었다는 이세돌이다.
다만 삼성화재배 결승 대국까지 약 10일간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안심은 된다. 한국 팬들의 기대와 응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세돌은 여태 삼성화재배 4강에 4회 올랐는데(9,12,13,17회) 그 4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이력도 결승전망을 밝게 만든다.
▲ 이세돌(30)은 한국바둑의 명운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올해 벌어진 여섯 번의 세계대회 개인전(바이링배 LG배 응씨배 춘란배 TV아시아 몽백합배)에서 한국은 단 한 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1988년 세계대회가 창설된 이후 총 121차례 중 68회의 우승(여자대회 제외)을 차지한 한국은 특히 1996년부터 2012년까지는 매년 한 차례 이상 17년간 우승을 이어온 바 있어 삼성화재배에서 우승에 실패하면 연속 우승의 대기록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게다가 지난 6일 중국에서 17세 천재소년 미위팅이 구리를 물리치고 몽백합배 세계선수권을 차지했다는 뉴스가 날아왔다. 중국은 이로써 응씨배를 우승한 17세 판팅위에 이어 동갑내기 미위팅까지 두 개째 세계선수권 우승컵을 안았다. 이러한 때 이세돌에게 거는 한국팬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하다.
"기보를 통해 살펴본 탕웨이싱은 상당히 기세가 충만하고 화이팅이 넘치는 선수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나도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 따라서 삼성화재배는 기본으로 따고 싶다. 이것은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결승에서는 1국에서부터 이기고 싶다." (이세돌)
우승상금 3억원인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제한시간은 각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 바둑사이트 타이젬에서는 10~12일 오전10시부터 이세돌-탕웨이싱 결승 맞대결을 유명기사의 해설로 생중계한다.

TYGEM / 진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