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vs구리 10번기
10번기의 이세돌은 강했다!
이세돌, 구리와의 10번기서 2연승으로 앞서
2014-02-23 오후 9:31:24 입력 / 2014-02-24 오후 12:19:14 수정
이세돌이 10번기의 초반 기세를 완전 장악했다.
이세돌이 구리를 상대로 23일 중국 핑후시 성레이커호텔에서 벌어진 10번기 제2국을 승리하며, 종합전적 2-0으로 초반기세를 완전히 리드했다. 이로써 6선승제로 벌어지는 10번기에서 2연승을 내달린 이세돌은 한 달 후인 3월30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제3국을 갖는다.
9시간이나 되는 긴 여정 속에서 잠시 미세한 적은 있었지만 불리한 적은 없었다. 백을 든 이세돌은 '선실리 후타개' 전법으로 초반부터 착실하 게 실리를 챙겼고, 이후 하변과 중앙 두 차례 타개에 성공하며 278수 끝에 백1집반을 남겼다. ☞ 10번기 2국의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국후 복기할 새도 없이 대국자들은 곧장 공개해설장으로 향했다. 공개해설장에서 이세돌은 "중앙접전에서 잠시 멘탈을 잃었다. 그 때 유리했던 형세가 갑작스레 미세해졌고, 이후 구리의 실수가 나오며 1집반을 겨우 남길 수 있었다. 2연승에 성공했으니 3국은 부담감이 조금 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국을 끝으로 10번기의 윤곽이 조금 드러났다. 이세돌은 희미하게 미소를 보였다. 이는 10번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9억원의 상금 외에도 자존심과 명예 등 상당히 위험요소가 걸린 10번기에 대해 이세돌 역시 많은 고민이 있었을 터. 6승 중 2국까지 모두 따냈으니, 한숨 놓을 수 있게 됐다.
반면 구리는 코너에 몰렸다. 대국 종료 직후 구리는 평소 호방한 성격과는 다르게 시종 굳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힘겨워했다. 2연패의 아픔은 상당히 오랜시간 구리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10번기는 한 달에 한 번씩 치러지기 때문에 다음 대국에서 이기기까지 최소 한 달이라는 시간을 견뎌야한다.
▲ 대국종료 직후 공개해설장에 나타난 구리와 이세돌.
이세돌이 2연승을 거두자 일각에서 제기되는 '10번기 음모론'도 자연스레 잦아들었다. '5:5승부가 날 경우, 상금을 반으로 나눈다'는 조항에 대해, 그동안 바둑계에서는 '10번기 음모론'이 있었다. 그 내용은 즉슨, "상대전적도 엇비슷한 라이벌 기사 두 명으로 흥행을 만들려 미리 짜놓은 드라마가 있는 것이며, 서로 1승씩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결국 5:5로 끝난다"는 것. 그러나 이날 이세돌은 2연승으로 '10번기 음모론'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 앉게 되었다.
이를 의식한 듯, 10번기가 5:5 승부로 끝날 경우에 대해 후원사 Mlily니장건 회장은 "그렇게 될 경우 3번기로 승부를 더 가릴 수도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대국자들과 이야기 중이며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한편, 10번기 제2국 공개해설장에는 700여명에 가까운 인파가 모였다. 이를 본 김성룡은 "마치 89년 잉씨배 결승을 보는 것 같다. 당시 한국기원 5층 에서 공개해설을 했는데, 바둑팬 500여명이 몰려 기원에 발디딜 곳도 없었던 기억이 난다. 중국의 바둑열기는 지금 최고조이며, 아마 이 열기는 10년 이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 Mlily니장건 회장 인터뷰 바로가기
10번기 제3국은 오는 3월30일 중국 청두에서 속개하며, 이는 타이젬대국실에서 생중계로 관전할 수 있다.
10번기는 중국기원이 주최하고 MLILY몽백합배 협찬사인 장수헝캉가구과학유한공사에서 협찬한다. 승자에게는 500만 위안(약 8억9000만원)이 주어 지며, 패자에게는 20만 위안(약 3600만원)의 출전비가 주어진다. 만약 최종 5대5가 되면 상금을 반으로 나눈다.
TYGEM / 강나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