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최정, 세계바둑퀸 올랐다!

궁륭산병성배

18세 최정, 세계바둑퀸 올랐다!

결승에서 난적 루이 꺾고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

2014-09-03 오후 6:36:11 입력 / 2014-09-03 오후 10:26:49 수정

▲ 최정(18)이 신 바둑여제에 올랐다!

신 바둑女帝 탄생!

3일 오후 1시30분 중국 쑤저우에서 속개된 제5회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대회 결승전에서 한국1위 최정(18)이 중국1위 루이를 상대로 330수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백으로 두집반을 남기며 대망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새로운 바둑여제의 탄생을 알리는 승리였다.

결승 대국은 중반까지는 마치 3년전 대국의 데자뷰를 보는듯 했다. 최정과 루이는 2011년 여류기성전 결승전에서 단 한차례 맞붙은 바 있는데, 당시에는 중반까지 압도적인 형세를 구축했던 루이가 막판 최정의 거센 추격을 간신히 따돌리고 반집승을 거뒀다.

하지만 오늘 최정은 3년 전과는 달랐다. 중반까지 약간 밀리는 모습을 보이던 최정은 좌변과 상변 흑돌을 양동작전으로 몰아가며 큰 소득을 올려 형세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정의 멋진 승부호흡과 정확한 수읽기가 빛난 순간이었다.

이후 루이가 좌상귀 백대마를 패로 공략하며 최후의 승부수를 날렸으나 최정이 정확한 수읽기와 형세판단으로 판을 정리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중앙에서 백 6점을 잡자는 팻감을 썼을 때 냉정하게 좌상귀 패를 해소한 수가 이 바둑의 승착. 한국여자바둑의 간판스타 최정이 그동안 세계 무대에서 다소 부진했던 모습을 한방에 일소하는 시원한 승리였다.

▲ 최정은 루이나이웨이를 제압하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최정이 '제3의 전성기'가 왔다고 평가되는 난적 루이를 물리치고 한국에 우승컵을 안기면서 한국 바둑은 바야흐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게 됐다. 최정과 함께 김채영(18) 오유진(16) 등 최연소 여자대표팀을 구성하여 우승에 도전한 한국은 대회 첫판인 16강전에서 김채영 오유진이 탈락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홀로 8강에 진출한 최정이 결국 우승까지 거머쥐며 최근 한 국바둑의 좋은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한국은 LG배 8강에 4명의 선수를 올려놓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후 바이링배 8강에 5명, 삼성화재배 16강에 7명이 진출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지난 TV아시아선수권에서 이세돌 이 595일만에 한국에 개인전 우승컵을 안긴 후 이번 제5회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대회에서도 작년과 재작년 계속해서 중국에 넘겨줬던 우승컵을 되찾아 오면서 완연한 부활의 흐름.

궁륭산병성배는 가급적 같은 국가선수끼리 만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매 라운드 종료 후 다시 추첨한다. 대국은 한국시각 오후1시30분에 시작하며, 우승 상금은 25만위안(약4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덤은 7집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