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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커제, "중국1위로서 책임 느낀다"

삼성화재배에서 이세돌에 2-0 승리 거둔 커제 인터뷰

2015-11-04 오후 7:28:22 입력 / 2015-11-05 오전 12:01:05 수정

▲ 중국1위 커제가 이세돌을 2-0으로 완파한 후
"기쁘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세돌과 커제.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신-구 천재기사간 첫 맞대결은 중국1위 커제의 완승으로 끝났다.

과거 이세돌은 존경하는 기사로 손꼽았던 이창호를 넘어선 순간부터 폭발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세계최강의 기사'로 우뚝섰다. 바둑 역사에서 세계1인자로 인정 받았던 사람은 아직까지 단 두명, 이창호와 이세돌 뿐이다. 과연 대륙의 떠오르는 태양 커제가 '어렸을 적 우상' 이세돌을 꺾은 기세를 타고 절대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커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세돌과 닮았다. 톡톡 튀는 언행, 거침없는 입담, 교만해보일 정도로 당찬 자신감까지. 그동안 한국에선 이세돌의 후계자로 김지석과 박정환, 그리고 신민준과 신진서까지 많은 선수들이 거론되어 왔지만, 오히려 중국에서 이세돌의 뒤를 잇는 '천재'가 나타난 느낌이다.

'우상' 이세돌을 2-0으로 꺾고 생애 두 번째 세계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한 커제는 "기쁘다. 기쁘다는 말 외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1국을 승리했지만 상대가 이세돌이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을 터. 결승 진출을 확정한 커제는 국후 복기 때부터 간간히 미소를 보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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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승에 진출한 커제(왼쪽)가 중국 위빈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이 낳은 천재기사 이세돌을 꺾고 대국장을 나서는 중국의 천재기사 커제를 만나봤다.

축하한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
정말 기쁘다. 기쁘다는 말 외에는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오늘 대국한 이세돌은 어렸을 적 우상이었다. 이세돌과의 대국은 어땠나?
대국 당시에는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승부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바둑만을 생각했다.

바둑 공부를 하던 시절 이세돌의 기보를 봤을 때의 느낌과 이번 승부에서 차이가 있었다면?
어렸을 적 이세돌의 기보를 놓아볼 때의 느낌과 이번 대국의 느낌은 비슷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심오한 수를 구사한다. 하지만 오늘(2국)은 이세돌의 대국 내용이 좋지 않았다. 컨디션이 확실히 안 좋았던 것 같다.

이로써 박정환 이세돌 김지석 등 한국 최정상급 기사들과 모두 대국을 해봤다. 누가 가장 강한가?
박정환이 가장 세다. 박정환은 아주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하지만 최근엔 바둑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내용이 좋지 않다. 그러나 박정환은 내가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기사다. 이세돌과 김지석 또한 향후에도 계속 맞붙어야 할 적수라고 본다.

커제 바둑의 강점은 무엇인가?
기술적인 측면에선 다른 정상급 기사들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나는 상대의 악수를 포착하고 그것을 응징해 우세를 확립하는 데에 능하다. 상대의 실수를 응징해 우세해지면 그것을 굳건히 지켜서 승리로 연결시키는 것은 자신있다.

속기에 능하다. 이번 이세돌과의 대결에서도 늘 시간에 여유가 있었다.
길게 생각해도 더 좋은 수가 없다고 판단되는 장면에선 빠르게 결단을 내리는 편이다. 변화의 여지가 많지 않을 때는 너무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세계대회 4강전이고, 본인의 우상 이세돌과의 대국이었다. 긴장되지는 않았는지?
당연히 긴장했다. 하지만 적절한 긴장감이 오히려 좋은 바둑을 둘 수 있는 동력이 된다.

1년6개월 동안 정상을 지켰던 스웨를 밀어내고 중국1위에 올랐다. 소감은?
처음엔 그냥 '아 내가 1위가 되었구나' 정도의 느낌이었다(웃음). 하지만 지금은 책임감을 느낀다. 그렇다고 해서, 1위를 꼭 지켜야겠다는 부담을 갖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200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올라왔다. 1위를 지키겠다는 마음은 없다. 밑바닥에서부터 랭킹을 끌어올릴 때의 초심을 유지하려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 폭발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실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성적이 좋아진 것은 당연하다.

평소 바둑 공부는 얼마나 하는가?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웃음). 게임을 좋아해서 평소엔 바둑도 두고 게임도 하면서 자유롭게 지낸다.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이뤄낸 바이링배 결승5번기에서 3-2로 승리했던 추쥔에게 중국 기전에선 3번을 내리 패했다.
세 판을 졌기 때문에 실력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웃음). 하지만, 추쥔에게는 공교롭게도 백으로는 한 판도 진적이 없고 올해도 3판 모두 흑으로 졌다. 나는 최근 공식 시합에서 30판 이상 백으로는 진 적이 없다.
※ 미래천원전에서 신민준에게 백으로 패했지만, 중국에선 공식 시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아직 다른 쪽 4강전은 승부가 나지 않았다. 스웨와 탕웨이싱 중 누구와 결승에서 만나고 싶은가?
말하기 어렵지만, 굳이 고른다면 스웨와 두고 싶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결승에 오른 것을 비롯, 몽백합배 4강, LG배 8강에 올라있다. 3개의 대회 중 몇 개 정도 우승할 것 같은가?
1개 정도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은지?
삼성화재배는 중국 선수와 결승전을 하게 되어 부담이 별로 없다. 반면 몽백합배는 4강에 한국 선수 3명(이세돌 박영훈 안성준)이 올라갔고 중국은 나 혼자다. 더군다나 몽백합배는 중국 주최 세계대회이므로, 몽백합배에서 우승하고 싶다.

▲ 이세돌을 2-0으로 물리친 직후, 국후 복기를 하며 미소를 짓는 커제.


▲ 대국장을 나서자 마자 취재진들에게 둘러쌓인 커제.

▲ "기술적인 측면은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상대의
실수를 포착하고 응징하는 데 강하다."(커제)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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