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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1위가 세계1위다! 박정환, 커제 격파

응씨배 4강 대진 - 박정환vs이세돌, 스웨vs탕웨이싱

2016-04-24 오후 6:13:42 입력 / 2016-04-24 오후 6:41:49 수정

▲ 커제-박정환(승). 응씨배에서 채택하고 있는 독특한 '전만법'에 따라 심판이 계가를 하고 있는 모습. 하지만 두 선수는 이미 승부를 알고 있다. 커제(왼쪽)가 차마 반상을 쳐다보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상하이-이영재 기자).
 

한국 팬들의 염원이 이루어졌다. 2016년 상반기 세계대회의 가장 큰 승부였던 '바둑올림픽' 응씨배가 중국1위 커제의 무덤이 되었다.

24일 오전9시30분(한국시간 오전10시30분) 중국 상하이 응씨 빌딩 18층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8회 응씨배 8강전에서 한국1위 박정환이 중국1위 커제에게 293수끝 백1점승을 거뒀다. 박정환은 시간을 초과해 벌점 2집을 받았으나, 반상 위에서 넉넉하게 이겨 있었기 때문에 승리에는 지장이 없었다.

박정환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15년 초반부터 올해 초까지 약 1년 동안은 '커제 천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바이링배 삼성화재배 몽백합배를 연달아 우승하며 '세계 3관왕'에 오른 커제는 상징성이 큰 응씨배까지 차지하며 '세계일인자' 지위를 확고히 하려했다.

하지만, 한국1위 박정환은 더 이상 '커제 시대'가 지속되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4년 전 제7회 응씨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박정환은 올해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결사의 의지를 다진채 격전지 중국 상하이로 향했다.

8강에서 박정환과 커제가 맞붙었을 때, 현지 중국 언론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인기는 이세돌이 여전히 더 많지만, 중국에서도 가장 까다롭게 여기는 상대는 박정환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믿는 '끝판왕' 커제와 중국에게 가장 어려운 상대 박정환. 특히 현재 한국1위와 중국1위이기도 한 양웅의 대결은 2016년 최고의 승부 중 한 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빅 매치였다.

초반은 박정환이 좋았다. 패 싸움에서 우세를 잡은 박정환은 이후 유연한 행마로 판을 주도하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중국1위 커제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중앙을 크게 부풀리며 맹추격한 커제는 한 때 역전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무결점' 박정환의 종반 능력은 역시 믿음직했다. 상대적으로 끝내기에 약점이 있다고 평가되는 커제에게 후반 들어 조금씩 이득을 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시간을 초과한 박정환은 벌점 2집을 공제당했지만, 승부와는 무관했다. 막판 응씨 룰을 활용해 커제를 괴롭힐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승리를 확인한 박정환은 싹싹하게 패를 양보했고, 계가 결과 딱 '1점'승을 거두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정환은 4강에서 강동윤에게 승리한 이세돌과 맞붙는다. 박정환과 이세돌의 상대전적은 이세돌이 17승10패로 앞서있다.

제8회 응씨배 4강전은 오는 6월10일(1국) 12일(2국) 14일(3국)에 연속해서 벌어지며, 장소는 미정이다.



▲ 계가가 모두 끝났다. 한국1위 박정환과 중국1위 커제가 혈투를 벌인 바둑판. 사진 상에서 우측 상단에 보면 박정환의 백 집이 딱 1집 남아있다. 응씨룰로 '1점승'을 거둔 장면이다. 

▲ 박정환(왼쪽)이 대국의 주요 장면을 짚어보지만, 커제는 지금 복기를 할 여력이 없다. 

▲ 괴로워하는 커제를 대신해 최명훈 코치가 박정환과 의견을 교환했다.

▲ 만감이 교차하는 박정환의 표정. 타이젬 대국실에서 '커제의 스승'으로 불리며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했지만, 그로 인해 커제의 실력을 키워줘서 정작 세계대회에서 졌다는 비판도 받았다. '바둑올림픽' 응씨배 8강에서 커제를 격파하고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훌훌 털었다. 

▲ 한중 일인자의 맞대결. 승자는 한국1위 박정환(왼쪽)이었다. 

▲ 박정환(승)-커제. 

▲ 박정환이 최명훈 코치와 의견을 주고 받는 모습. 

▲ 정신을 차린(?) 커제(오른쪽)가 복기를 시작했다. 

▲ 짧게 소감을 주고 받은 두 선수. 이윽고 커제(오른쪽)가 목례를 하며 예의를 갖추고 복기를 종료했다.

▲ 돌을 쓸어 담는 박정환(왼쪽)과 커제. 커제를 격파하고 4강에 오른 박정환은 이세돌과 3번기를 벌인다. 승자가 스웨-탕웨이싱 중 한 명과 '바둑올림픽' 응씨배 우승트로피를 놓고 결승5번기에서 맞붙는다.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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