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전왕전
네가 두면 '떡수', 내가 두면 '정수'
바둑전왕전 파이널 2국 '딥젠고-박정환' 취재일기
2018-04-04 오전 10:28:05 입력 / 2018-04-04 오후 2:43:07 수정
딥젠고 프로젝트 종료 기념으로 '바둑전왕전 파이널'이 열렸다.
딥젠고는 1국에서 중국 미위팅에게 지고, 세계최강 박정환과의 2국에 앞서 급하게(?) 다른 버전의 딥젠고를 세웠다.

4월1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국 '딥젠고-박정환'의 대결은 딥젠고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세계1인자 박정환이 초반부터 밀려서 힘을 쓰지 못하고 졌다는 평을 남겼을 정도로 이날 대국은 흥미진진했다.
딥젠고는 한수한수에 동일한 시간을 사용하며 대국을 이어갔다. 박정환은 초반부터 많은 시간을 쏟았다. 대국은 흐르고 흘러, 박정환이 힘들어 보인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때 일명 딥젠고의 '떡수(91수)' 가 딱! 놓여졌다.
박정환은 1시간 31분 5초. 딥젠고는 2시간 29분 34초가 남아있는 상황.
이 '떡수'로 대국자도, 개발자도, 한일 해설자, 관전자들도 모두 놀랐다. 같은 시간 유일하게 냉정하고 차갑게 그리고 고요했던 것은 딥젠고 뿐.
박정환이 고개를 빼고 '어?' 하는 듯한 느낌의 제스처를 취하고 몇 번이고 '떡수'를 만져본다.
반응이 심상치 않자 가토 히데키 씨가 '혹시 착점을 잘 못 한 것일까?' 하며 몇 번이고 노트북을 바라보고, 바둑판을 바라본다.
바둑TV에서 해설을 하던 이희성 해설자와 류승희 캐스터도 '어? 이게 무슨 수인가요? 사람이라면 두지 않았을 곳인데요'라며 목소리 톤을 높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일본 니코니코TV에서 생중계를 하던 야마시타 게이고도 '이건 딥젠고의 오류다'라고 말했다.
'떡수'로 보이는 수를 놓고 고민을 하기 시작한 세계랭킹1위 박정환. 기지개를 펴고 다시 자세를 고쳐 잡았다. 박정환은 딥젠고의 속내를 알 길이 없으니 이 수가 '떡수' 인지, '묘수' 인지를 알아차리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떡수'가 놓였을 때 박정환의 남은 시간은 1시간 31분 5초. 그리고 시간이 꽤 흘렀다. 중요한 순간에 중간 광고 타임이 있어서 정확한 시간을 계산할 수는 없지만 3분이 넘게 시간을 소비한 듯 보인다.
이후 박정환은 여러 번 자세를 고쳐 잡았고, 부채질도 했다. 평소와 다르게 머리카락을 꼬는 모습도 보였다.
박정환은 "딥젠고와 인터넷에서 200판 정도 두면서 많이 배웠다. 성장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거의 스승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라고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묘한 미소와 함께 답을 남겼다.

대국이 끝나고 복기를 시작하는데 박정환이 개발자에게 바로 질문을 던진다.
"이 (떡)수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가토 히데키 씨가 몸을 노트북 쪽으로 돌려서 수순을 한참 앞으로 돌려본다.
"이 수를 뒀을 때 전체적인 승률 예측에 변화는 없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