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신
이세돌VS구리, 곧 31번째 대국 벌인다
이세돌vs구리의 '4패빅 재대국'사건은 삼성 32강 가장 큰 이슈
2012-09-07 오전 9:56:22 입력 / 2012-09-07 오전 10:27:33 수정
▲ 2012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의 구리(왼쪽)와 이세돌.
9월 4일부터 중국 베이징 캠핀스키호텔에서 벌어진 2012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32강전의 최대 화두는 역시 29번째 이세돌과 구리의 대결에서 4패빅이 나오며, 세계바둑대회 사상 처음 4패빅으로 무승부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세계의 바둑팬들은 이세돌VS구리의 대국을 공짜로(?) 한 판 더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곧이어 벌어진 재대국에서 3시간의 접전 끝에 구리가 이세돌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두 사람은 2004년 첫 대결을 펼쳐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총 28회의 대국을 벌여 14승 14패를 기록 중이었다. 29번째의 대국이 무승부로 끝나고 재대국에서 구리가 승리를 거둠으로써 상호 역대전적은 구리가 15승 1무 14패로 다소 앞서 나가게 됐다.
4패빅은 대국 중에 동시에 4개의 패가 나타나는 것으로 간단하게 말해서 지지않기 위해서 쌍방 모두 끊임없이 패를 따야 자신의 돌이 잡히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는 누군가 패를 포기하지 않는 한 무승부로 처리한다.
이날 빅이 나온 후 구리는 솔선해서 추첨으로 승부를 결정하자고 제의했으나 이세돌에게 거절당했다. 구리는 추첨을 하면 누가 이기든 완전히 하늘의 뜻이며, 이번 삼성화재배는 규칙상 첫 날 모두 승리를 거둔 두 기사에게 있어서 만약 추첨에서 지더라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16강 진출의 기회가 아직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추첨으로 승부를 결정한 선례가 없으며, 시합은 다시 두어야 한다고 하여 결국 1시간을 쉬고 오후 4시 45분에 각자 제한시간 1시간, 60초 초읽기 5회로 다시 시합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세돌 역시 이에 대해서 "재대국은 계속해서 초읽기를 사용하여 속기도 두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다. 추첨은 단순하게 운에 달렸다. 승부는 역시 그래도 바둑으로 결정해야 한다. 만약 자신이 못 둬서 졌다면 할말이 없겠지만 추첨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재대국에서 구리가 이세돌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대국 후 구리는 "피곤해 죽겠다!"라고 말했다. 얼마 전 구리는 자신과 이세돌 사이의 28대국을 상세하게 해설한 <용연>이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뜻밖에도 29,30번째 대국을 동시에 두게 되어 세계바둑계의 또 다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구리는 "이런 승부는 우리를 아주 힘들게 만든다. 한차례 이겼다고 생각했지만 하마터면 질 뻔했다. 아주 위험했다. 이세돌의 속기는 나보다 약간 낫다. 오늘 진 것은 아마도 체력적인 문제 때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시합 전에 그는 특별히 국수를 한 그릇 먹었다고 밝혔다. 다음날, 이세돌도 최종 라운드에서 장쉬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첫 대국에 대해서 이세돌은 자신이 우세했던 때가 많았으나 비기게 된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 했으며, 제2국은 자신이 대부분 열세에 놓였는데 중반에 거의 기회가 있긴 있었지만 진 것은 억울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금년 몇 차례의 세계대회에서 중국의 90년後 세대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데 한중대결의 대세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이세돌은 웃으면서 "중국은 기사를 키우는 시스템이 아주 좋다. 그래서 끊임없이 인재가 나오고 있는데 한국 시스템은 정체되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리는 누구와 가장 겨뤄보고 싶냐는 질문에 한국말로 "이세돌!"이라고 말하면서 "비록 한국 강자는 아주 많지만 만약에 한 사람을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세돌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합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작년에 결승전에서 패한 후 한참 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본래 목표를 정하지 않았는데 어제 4패빅이 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구리는 "이전에는 한평생 공식시합에서 빅이 나오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갑조리그에서 리저와 한차례 3패빅이 나온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또 4패빅으로 무승부가 됐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두 차례 빅이 나왔다니 내 평생의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4패빅이 나왔으니 구리와 이세돌은 복권을 사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바둑사에서 3패빅, 4패빅의 사례를 돌아보면 일본의 조치훈이 오타케, 린하이펑, 류시훈 등과 대국을 벌일 때 형세가 불리한 상황에서 3패빅으로 패국을 면한 일이 있는데 재대국을 벌여서 모두 이겼다는 이야기는 바둑계에서 널리 알려진 일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상 4패빅은 생각보다 그렇게 드문 경우는 아니며 적어도 최근 10년간 3차례나 나온 바 있다.
이세돌VS구리의 전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들은 오는 9월13일~17일 꾸이린(桂林)시에서 제1회 한중일프로바둑세계선수권자 대결에서 다시 한번 조우할 예정이다.
TYGEM / 김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