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타
"美바둑인에게 꿈과 목표를 준 타이젬에 감사해요!"
김명완 9단 기고글
2012-08-01 오후 2:18:44 입력 / 2012-08-01 오후 3:26:38 수정
7월 한달 한국은 영재입단대회, 여자입단대회 소식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 가운데 저 멀리서 조용히 진행 중인 입단대회가 있었으니, 바로 초대 미국입단대회다.
미국입단대회는 예선, 본선으로 나뉘어 치러졌는데, 예선은 타이젬 대국실에서 6월 9일부터 7월 1일까지 벌어졌으며, 본선은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미국 노스 케롤라이나에서 진행된다.
미국입단대회 진행 비용은 동양온라인이 지원했다. 지난해 12월 19일 동양온라인㈜과 미국바둑협회는 미국 프로입단대회에 대한 동양온라인-미국바둑협회 MOU 체결식을 가졌는데, 동양온라인㈜은 미국바둑협회가 주관하는 미국프로입단대회 진행(예선) 및 이에 대한 비용 지원, 미국바둑협회는 입단대회 예선대국을 타이젬에서 진행해 독점 중계권 및 저작권 등을 제공한 것.
첫 미국입단 1호자 탄생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미국바둑보급에 큰 힘을 쏟고 있는 김명완 9단이 기고들을 보내왔다. 현지에서 작성한 김명완 9단 글을 통해 생생한 미국입단대회 현장을 느껴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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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your baby, 명완."
엉, 웬 내 애기?
미국 바둑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 윌이란 친구가 대뜸 한다는 말이 나보고 아기가 있답니다. 알고보니 이번 미국 입단대회를 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되었다는 거지요.
생각해보니 저조차도 반신반의로 시작했던 일인데 곧 미국에서 첫 바둑 프로기사가 생기게 됩니다. 지금 머무르고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입단대회 본선이 열리고 있으며 최종 16명의 본선진출자 중 2명을 미국 프로기사로 선발합니다. 이번 입단대회 본선진출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입단대회 전경.
이번 입단대회 본선이 벌어지기 한 참 전부터 지역예선전 등을 통해 올라왔습니다.다들 미국에서 한 가닥씩 하는 사람들이죠. 무슨 이유가 있으니까 여기까지 올라왔겠지요.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대부분 중국계 미국인 혹은 캐나다인이란 점입니다. 16명 중 12명이 중국계이고 2명이 한국계, 나머지 2명만이 순수 백인혈통입니다. 백인이 입단을 해야 좀 더 흥행이 될텐데 사실 둘 다 이미 떨어지고 없네요. 한국분들 두 분도 탈락했습니다. 아직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같은 중국계이지만 미국과 캐나다로 절반씩 나뉘었네요. 외모는 중국인인데 아메리카 대륙을 두고 국가대항전을 하는 듯 합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은 이미 아실 지 모르겠는데 타이젬 대국실에 있는 미국과 캐나다 국기가 걸려있는 바둑이 바로 미국 입단대회 본선입니다.
이들은 중국계라고 하더라도 엄연히 미국과 캐나다 시민이기 때문에 아메리칸으로 인정을 해줘야 합니다. 미국에서 인종차별하면 큰일 나거든요. 그리고 자기네들끼리 얘기할때도 다 영어 씁니다. 왜 중국어 안쓰고 영어쓰냐구요? 다들 영어가 모국어인 애들이거든요.
사실 중국계 이민자들의 바둑열정은 알아줘야 합니다. 현재 살아남은 사람들 중 Jing Yang만 제외하고는 전부 20살 미만의 청소년입니다. 중국인들은 바둑을 자기네꺼라고 생각하고(맞는 말이기는 하죠) 바둑을 많이 가르칩니다. 때문에 이전에는 한국사람들이 미국 대회를 휩쓸었다고 하는데 이젠 완전 대세가 역전되었습니다.
한국사람은 아예 없고 미국사람들이 그나마 중국계 다음입니다. 애들이 영어도 잘하고 바둑도 잘두니 은근 부럽네요. 부러우면 지는건데. 그래도 저렇게 빨리 영어로 바둑을 설명해봤으면 소원이 없겠네요.

입단대회 소개하다 약간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이번 입단대회 본선의 공식 명칭은 1st AGA-TYGEMGO Pro Finals 입니다. TYGEMGO는 타이젬의 영문 홈페이지 이름이지요.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이번 입단대회는 타이젬의 후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해외바둑보급을 위해 돈 좀 내라고 제가 떼를 썼고 타이젬에서 선뜻 큰 돈을 내주었습니다.
근데 이상하리만큼 타이젬에서는 조용하네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뜻일까요? 여하튼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타이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살짝 의무감(?)에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 특히 입단대회에 나온 참가자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네요. 저한테 꼭 감사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합니다. 전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번 입단대회와 프로기사 제도를 통해 이 학생들에게 꿈을 선물해 준 거지요.
아직까지야 한중일 프로기사를 이기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프로기사라는 목표가 생긴 겁니다. 이론적으로는 잉씨배 우승컵을 가져갈 수도 있는 거죠. 한국기원은 미국프로기사에게 세계대회를 포함한 5개 기전의 문을 개방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미국에서도 바둑붐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나저나 이번에 처음으로 입회인이란 걸 해보는데 널널하고 좋네요. 밥도 꼬박꼬박 챙겨주고 방도 독실로 주고. 한국에선 짬밥이 안되어서 못해봤는데. 제가 이래뵈도 미국서는 일등입니다. 애들 노는데서 골목대장 하고 있네요. ㅎㅎ
그럼 입단대회가 끝나고 또 후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잘 시간이 되었거든요.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김명완 9단
TYGEM / 김명완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