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타
중국여자바둑리그 외국인 선수 전면 배제…LG배 여파
한중 바둑 ‘탈동조화’ 가속화 여부에 관심 촉각
2025-04-17 오후 12:02:25 입력

▲중국여자갑조리그에서 김은지 9단(좌)과 위즈잉 8단의 대국 모습.
중국 국가대표팀이 북해신역배에서 4강을 독식한 바로 그날 밤, 중국기원은 ‘2025년 중국여자갑조리그 대회 운영 규정을 공식 발표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조항은 '참가 선수는 현역 프로기사에 한하며, 올 시즌 해외 기사(외국인)는 출전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는 올초 LG배 결승전 사태 이후 불거진 '중국바둑리그 전면 외국인 배제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바둑은 한국과 중국이 함께 발전시켜온 대표적 문화 스포츠로 수많은 명승부와 교류를 통해 양국 기사들은 서로 기량을 끌어올려 왔다. 그러나 제29회 LG배 결승전에서 벌어진 논란은 한중 바둑 관계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당시 결승전에서 커제 9단은 결승1국을 승리했으나 결승2,3국에서 연이은 규정 위반과 반칙패와 판정 시점에 대한 이의 제기로 논란을 빚은 끝에 기권했다. 이 사건은 중국 내에서 한국기원의 심판 판정과 대국 운영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중국여자바둑리그의 외국인 선수 출전 금지는 LG배 논란에 대한 일종의 대응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한국 선수를 겨냥한 조치라는 점에서 바둑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한국 기사들에게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간 오유진, 김은지, 허서현 등은 중국여자갑조리그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올려왔고, 최정 9단은 지난 시즌 여자을조리그에 단기 출장하는 것 만으로 고액의 상금을 획득했다. 변상일 9단 역시 중국갑조리그에서 연간 수입의 상당 부분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인해 한국 기사들의 총 손실액은 1000만 위안(약 19억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력 측면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중국바둑리그에는 다수의 한국 선수가 외국인 용병으로 출전해 리그의 수준을 높여왔다. 그러나 외국인 출전 금지로 인해 한국 기사는 설 자리를 잃게 됐고, 그 자리를 중국 기사들이 채우게 된다. 이는 중국 차세대 기사의 성장과 저변 확대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가 한중 바둑의 ‘탈동조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규정 발표는 양국 간 대회 운영 방식과 규정에 대한 인식 차를 반영한다. 국제 스포츠로서 바둑의 발전을 위해 양국이 공통된 룰과 운영 철학을 공유하지 못한다면 협력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바둑은 양국 모두에서 오랜 전통과 열성 팬층을 가진 인기 종목이다. 문화적·경제적 교류가 밀접한 분야이기도 하다. 한국과 중국의 바둑교류가 완전히 단절될 경우 상호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제 바둑의 발전을 위해서는 상호 교류와 협력이 필수적이며, 공동 발전을 위한 소통과 조율의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여자바둑리그의 외국인 배제 조치는 이미 한중 바둑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중 바둑이 이번을 계기로 완전히 ‘탈동조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양국이 바둑이라는 공동의 유산을 중심으로 갈등보다는 상호 존중과 이해 속에서 미래를 모색하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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