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타
과거 조치훈이 '은퇴'를 생각했던 이유는?
생애 통산 76회 우승의 일본 최다 우승 기록 이어가는 중
2023-06-05 오후 2:08:20 입력 / 2023-06-07 오후 3:30:38 수정

▲일본 바둑의 살아있는 레전드 조치훈의 젊은 시절 모습과 현재의 모습. [사진=일본기원]
일본 바둑 사상 본인방전 10연패 달성 등 총 76회 우승으로 최다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조치훈은 프로기사가 된 지 55년이 됐다. 그는 지난 4월, 제2회 테이케이배 레전드전 결승전에서 고바야시사토루(64)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또 한 번의 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소화~평성시대를 대표하는 기사로 올해 4년 만에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했지만 2년 전 '은퇴'라는 두 글자가 머리를 스쳤다고 한다. 바둑계의 전설은 왜 은퇴를 염두에 뒀을까.
제78기 본인방전 도전1국이 열린 지난 5월 18~19일, 본인방전 12연패를 노리는 이야마유타과 타이틀 획득을 노리는 이치리키료가 맞붙었다. 당시 입회인을 맡은 조치훈은 "이치리키료는 올해 기성전에서 시바노도라마루에게 압도적으로 이겨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번 도전7번기는 이치리키료의 몫이 될 것 같다. 만약 본인방전을 획득하고 세대교체가 되면 당분간 그의 천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77기 대회에서는 이야마유타가 이치리키료를 4-0으로 꺾고 조치훈의 10연패 기록을 갈아 치웠는데 11연패로 최다 연패 기록을 세웠다. 이때 조치훈은 "이야마유타를 존경합니다. 나의 전성기와 비교해서 훨씬 강하다. 그러니 기록을 추월당해도 억울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웃으면서 "10연패는 깨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조치훈은 한국에서 6살 때 일본으로 와 기타니미노루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도장에서 당시 24세의 이시다요시오와 가토마사오, 다케미야마사키 등의 젊은 기사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주위에 강한 사람들만 있어서 위축이 됐다. 조치훈은 "6살부터 10살 정도까지의 기억이 정말 없다. 한국에서 바둑이 강해져서 자신만만하게 일본에 오고 싶었다"라고 기억했다.
어려서부터 한국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서 일본에서 산 것은 인격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는 "외로움을 웃음으로 속이는 성격이 됐다"고 고백했다.
당시 사상 최연소인 11세 9개월의 나이로 프로에 입성한 조치훈은 1973년 첫 타이틀을 획득하며 차례차례 우승 기록을 쌓아갔다. 1989년~1998년에 본인방을 10연패 하면서 일본 바둑사에 금자탑을 세웠다.
이후 장쉬, 야마시타게이고, 다카오신지, 하네나오키 등의 평성시대 4대천왕이 등장했고 이어 이야마유타가 등장하면서 조치훈의 성적은 떨어졌다. 2018년 14승 16패로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승률 50%를 밑돌았다. 그는 "이전에 정상급 대결을 펼치던 사람이 (예선전 등)등급이 낮은 대국을 하고 차이가 크다 보니 바둑 내용도 엉망이어서 포기할 생각을 했다"라며 2년 전의 일을 떠올렸다. 하지만 가족과 상의하고 상담한 끝에 은퇴를 포기했다. 바둑 말고 내가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대로 포기하면 생활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도 많이 생긴다. 지금은 낮은 레벨에서 대국하고 있지만 이렇게 가면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조치훈은 매일 아침 일어나면 골프 연습을 하고 낮잠을 잔 후 바둑공부를 한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른다. 바둑은 집에서 바둑을 두거나 다른 사람들의 대국을 관전하는 방식으로 매일 5~6시간 연습한다. 올해 1월부터 6월 2일 현재 10연승을 포함해 12승 9패를 기록 중이다.
다음 생애에도 프로기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승부하는 세상은 여전히 어렵고, 지는 것은 고통뿐이다. 그래서 나는 승부가 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더 자유롭고 즐거운 삶을 살고 싶다. 바둑은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간식도 먹으면서 취미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치훈이 고바야시고이치와의 대국에서 봉수를 하는 장면. [사진=일본기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