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기술에 달렸다

▲ 이창호 9단. |
-예전에
일본 후지사와 슈코 기성이 조치훈 9단의 도전을 받았을 때 "조치훈의 바둑 실력은 대단하지만 철학을 모르기
때문에 나를 이길 수 없다." 고 한 적이 있다.
이창호 9단은 바둑에 실제로 철학이 존재한다고 믿는지? 그리고 바둑의 승부는 의식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하는지?
바둑에 철학의 존재여부에 대해선 정확하게 말하기 힘들지만 철학에 관한 수양은 바둑에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승부에 결정적 작용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기술이다. 후지사와 슈코 9단과의 대국에서 조치훈 9단이 승리를
거두었고, 한국 바둑계에선 조치훈 9단이 바둑에서 이기는 철학을 안다는 말이 나돌았는데, 바둑에 철학이 존재한다면
아마도 어떻게 바둑을 이기냐는 것이 아닐까. |
-후지사와 슈코 명예기성은 일찍이 "만약 기도(棋道)가
100이면 나는 7만 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창호는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바둑에는 확실히 많은 미지의 영역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 가상적인 대상은 정확한 해석이 있을 수 없으며 다만 감각에 따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우리 프로기사들도 바둑판을 마주할 때면 항상 어느 쪽이 정확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만약 기도(棋道)가 100을
조건으로 한다면 이는 원래 가상적이여서 얼마인지 확정하기 힘들지만 1, 7, 10, 20 모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9단은 대국시 예전엔 실리의 균형을 맞춘 후 공격하는
내용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먼저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철한 8단과의 대국은 항상 먼저 전투를 시도하는데
이는 무엇 때문인가?
전투를 시도하는 것은 상대가 나보다 더욱 전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에게 승리한다면 그가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천재는 두사람, 이창호는 노력형
-후지사와 슈코 9단은 예전에 "제1인자는 조훈현이고, 2인자는 마샤오춘(馬曉春)이다"고
했다. 이9단은 바둑계의 천재가 누구라고 생각되는가?
1위는 우칭위엔(吳淸源) 선생이고, 다음으로 조훈현 선생이다.
-10여년 동안 세계최강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로
인해 천재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천재형 기사가 아니다. 노력형이라고 생각한다.
-우칭위엔
선생은 "만약 바둑신이 있다면 그와 신과의 대국은 50수를 넘지 못할것"이라고 했다.
이9단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는 후지사와 슈코 선생의 기도(棋道)에 관한 정황과 비슷하다. 바둑의 심도를
헤아릴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우칭위엔 선생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매우 존경을 받은 대사(大師)이다. 그는 바둑정보가 극히 적은 시절에 새로운 방식의 바둑 기법을 창조하였다.
그의 바둑에는 자유의 사상이 내재되어 있으며 현대 바둑에는 우칭위엔 선생의 심혈이 포함되어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줄곧 우 선생의 바둑을 교재로 삼아 공부하였다.
-기술로 논하자면 이창호 9단과 우칭위엔 선생 중 누가 더 강하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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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칭위엔 선생과 경쟁해 본적이 없었고, 또 우선생과 감히 비교할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가장 강한 후배 3사람
-송태곤 7단은 지난해 "5년 후 젊은 기사들이
이9단을 역사로 남길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겨우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에 이9단을 가장 가까이 추격하는 경쟁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아주 강한 젊은 기사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중요 대회에서의 성적도 뛰어나고 나 또한 그들에게
패배했다. 만약 경쟁자를 열거한다면 이세돌 9단, 최철한 8단, 송태곤 7단 등이다.
-이9단의 바둑은 이미 높은 경지에 도달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만약 있다면 무엇인가?
포석일 것이다.
대범한 바둑을 좋아한다
-세계대회에서는 거의 지지 않지만, 중국리그 등의 중요도가
떨어지는 대회에서는 자주 패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틀려서 그런가?
모든 대국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단지 행운이 따라주었던 것 뿐이다.
-예전에 녜웨이핑 9단과 린하이펑 9단의 바둑을 가장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그들의 바둑 균형감이 강하고 매우 대범하다. 한두 집의 득실에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 나중에 제자를 둔다면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제자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만약 둔다면 기풍이 화려한 기사를 제자로 삼고 싶다. 그러나 이는 지금 생각이고
나중엔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http://weiqi.tom.com 2004-06-30
體壇周報에서 발췌
번역=TYGEM/김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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