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타
계시기를 잘못 눌러 '반칙패'로 본선 진출 실패
구라하시마사유키, 스스로 반칙패 인정 돌 거둬
2024-01-12 오후 2:04:35 입력 / 2024-01-12 오후 2:26:05 수정
▲좌측 마스크를 착용한 구라하시마사유키와 다카시마유고가 제50회 천원전 예선 최종 라운드에서 대국하는 모습. [사진=일본기원]
10일, 일본 오사카 관서기원에서 열린 제50회 천원전 예선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2세의 구라하시마사유키(仓桥正行) 9단이 27세의 다카시마유고(高岛涌吾 4단과의 대국에서 43수 만에 시계를 잘못 눌러 스스로 패배를 인정했다. 규정에 따르면 이와 같은 행위는 최대 경고까지 내려져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구라하시마사유키 스스로 돌을 거뒀다.
일본 천원전은 관서기원 단독으로 치르는 예선전은 7명이 본선에 진출한다.
이날 대국에서 돌을 가린 결과 다카시마유고의 흑번으로 대국이 시작됐고 쌍방 간명한 포석이 진행됐다. 상변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라하시마사유키가 백42를 둔 후 계시기를 누르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가 자리를 비운 시간 동안 다카시마유고는 흑43으로 구부려 나오지 않고 돌을 버리고 중앙으로 늘면서 백이 착수할 차례가 됐다.
이때 뜻밖에 자리로 돌아온 구라하시마사유키는 반상을 살펴보지도 않고 먼저 계시기를 눌러 버렸다. 흑43을 이미 둔 상황에서 백44를 착수하지도 않고 계시기를 눌러 버렸다. 종국 후 다카시마유고가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린 상황 설명에 따르면 상대는 착수없이 계시기를 누른 것은 한 수를 포기한 'PASS'라고 여겨 돌을 거뒀다는 것이다.
구라하시마사유키가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계시기를 누른 것을 보면 착수 후 자리를 뜰 때 누르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한 듯하다. 결국 반상의 형세를 보지 않고 상대방이 착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한 것이 패인이 됐다.
관서기원은 공식적으로 '백 규칙 위반 흑승'이라고 표기했다. 하지만 일본규칙에서 계시기를 잘못누른 것에 대한 처리방식은 '1차 경고, 2차 반칙패'로 처리하기에 사실 구라하시마사유키는 계속 대국을 진행해도 상관이 없는 상황이었다(중국규칙은 경고를 줄 때 1子의 벌점을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