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0 오후 2:47:49 입력 / 2010-06-11 오전 9:03:38 수정
▲(사)대한바둑협회는 아시아바둑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각국 대표들과 여러차례 미팅을 가져 바둑체계화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11일 조선일보에 장원재 경기 영어마을 사무총장은 ‘인천 아시안 게임 종목엔 왜 바둑이 안보이나’라는 장문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여기서 그는 인천 아시안 게임에 바둑이 빠져 있다는 사실을 자세히 소개해 바둑계를 온통 뜨겁게 달구었다.
과연 그의 말대로 인천 아시안 게임에 바둑이 빠져 그동안 당연시 되어온 「인천 아시안 게임 바둑 확정」이라는 잠재의식이 물거품이 되는 것인지 그 진상을 알아보았다.
이 기고문이 나간 후 지난 1주일은 이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는 바둑팬들의 문의로 곤욕을 치뤘다. 특히 지방의 많은 바둑교실 원장들은 그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본지에 확인하는가 하면 다른 관계 협회에도 문의 했다고 한다. “정말 바둑이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빠지느냐” 라는 것이 화두였다.
장원재 경기 영어마을 사무총장의 기고문을 살펴보면, 지난 6일 인천 아시안 게임 조직위원회는 2014년 대회 때 올림픽 종목 28개와 비올림픽 종목 7개 등 모두 35개 종목의 경기를 치를 예정이라는 내용을 인용, 바둑이 인천 아시안 게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바둑계 모두에게 알렸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OCA에 제출한 게임 종목들. 여기서 보디빌딩과 당구가 제외되었다. 바둑은 제출할 당시에도 제외되었다.
지난 2008년 중국의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바둑이 확정되었을 때 바둑인 모두는 인천의 아시안 게임도 당연히 바둑은 확정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잠재의식에는 앞으로 8년간 바둑은 스포츠로서 손색없는 명실상부한 하나의 경기임을 자부했다. 금메달을 목에 거는 상상을 꿈꾸었다. 그러나 애초부터 바둑은 경기 종목에 빠져있었다.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는 인천시가 아시안 게임을 유치할 때 제안했던 종목에는 바둑이 없었다는 것.
지난 2007년 4월 17일 제17회 아시안 게임은 인천으로 확정되었다. 인천으로 확정되기까지 과정을 들여다보면 인천은 비올림픽 종목 가운데 당구와 보디빌딩 등을 포함한 38개 종목으로 아시안 게임을 신청했다.
바둑인들은 인천 아시안 게임에 누구나 할 것 없이 바둑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바둑은 당시 스포츠로서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사회적인 분위기로 볼 때 애초부터 경기 종목으로 포함시킨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바둑인들 스스로가 중국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바둑이 확정되자 인천도 당연히 바둑이 포함되었을 것이라고 상상하고 있었던 것.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광저우 아시안 게임도 바둑이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2003년 아시안 게임이 광저우로 확정될 때 역시 바둑은 빠져 있었던 것. 그리고 바둑이 확정되기까지 무려 5년의 시간이 흘렀고 지난 2008년 바둑이 체스와 함께 최종 확정되었다.
우리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재)한국기원과 (사)대한바둑협회는 공동으로 바둑이 인천 아시안 게임에 합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알려왔다. 최종 종목을 확정하는 시기는 대회 최종일을 기준으로 2년전. 이것을 감안할 때 아직 2년 여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은 우리에겐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부터 두 단체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인천 아시안 게임에 바둑이 재입성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사)대한바둑협회의 심우상 사무국장과 (재)한국기원의 김종열 홍보·기획 팀장도 두 단체가 함께 노력을 기울인다면 반드시 바둑이 아시안 게임에 합류할 것이라고 한다.
아시안 게임의 경기단체 주관은 공식적으로 (사)대한바둑협회다. 모든 행정적인 절차와 건의 및 노력도 공식적인 루트는 대한바둑협인 것. 지금까지 대한바둑협회는 바둑을 체육으로 전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정가맹으로 확정되기까지 많은 비토세력들을 설득하며 여기까지 달려왔다.
이 모든 것이 바둑도 당당히 체육으로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을 공식화 하고 전세계 바둑보급에 한 역할 할 수 있는 기틀을 확립하기 위해 진행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 아시안 게임뿐 아니라 올림픽까지 입성하며 바둑을 전세계 종목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이다.
이제 공식루트를 가진 (사)대한바둑협회의 노력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앞으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조직위원회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인지 바둑계는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천시 아시안 게임 조직위원장은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 회장이 맡고 있다. 이 조직위원장은 바둑이 체육 정가맹으로 확정될 때 대한 체육회 회장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 (사)대한바둑협회의 조건호 회장은 우선 조직위원장을 통한 설득작업을 비롯해 다른 방면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2011년 상반기에는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Olympic Council of Asia)가 열린다. 이 기구는 아시아 지역의 스포츠와 올림픽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1982년 결성된 아시아 최고 권위의 국제 스포츠 기구다.
핵심은 여기서 거의 모든 결론이 나온다. 이 시기까지 우리에게는 1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 시기까지 바둑인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바둑이 인천 아시안 게임에 정식종목으로 확정되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이미 인천 아시안 게임에는 당구와 보딩빌딩이 빠졌다. 이 두 경기는 애초 아시안 게임을 제안할 때부터 경기 내용으로 들어 있던 종목. 하지만 OCA는 이 두 종목을 심사에서 제외시켰다. 미리 제안할 때부터 포함되어 있던 종목도 제외되는 상황에서 바둑이 입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바둑은 전국민 스포츠이고 이미 국제적인 역할과 국위 선양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만큼 다른 종목보다는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고 우리가 주장하기에도 설득력이 강하다.
▲바둑대회가 체육관에서 성대하게 열리는 모습은 이제 자연스럽다.
다만 아직까지 스포츠로서 제역할을 하지 못했고, 스포츠로서 경력이 거의 전무한 것이 최대 단점. 시기적으로 바둑을 스포츠로서 알리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10월의 광저우 아시안 게임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찬스. 처음으로 체육이라는 타이틀로 국제 공식대회에 참여하고, 여기서 바둑도 체육으로 한 역할 당당히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만약 여기서 한국이 3개의 금메달 가운데 2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다음 인천 대회의 바둑입성도 그만큼 훨씬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바둑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반대로 만약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그만큼 우리는 더 설득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쨌든 바둑이 인천 아시안 게임에 입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들이 쉬운 것은 아니다. 공식기구인 (사)대한바둑협회를 중심으로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바둑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경기력 향상 지원금도 지금과는 비교가 안된다. 지금까지는 년 8천만원이던 금액이 1억 8천만원으로 인상돼 그 혜택을 고스란히 안게 된다.
현재의 운동(바둑훈련)은 (재)한국기원이 맡고 있다. 메달이 걸려 있어 최고의 선수를 참여시킨다는 게 공식화되었다. 당연히 프로가 선발 되었고,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은 이미 대표선수로 확정된 상황. 최정예 6명을 선발하는 과정도 치열해 그만큼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크다.
지난 2-3년전부터 바둑은 보이지 않게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일선 바둑교실은 원생수 감소로 엄청난 재정난을 겪고 있고, 초등학교 특기적성 바둑교육도 눈에 띄게 학생수가 줄어들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일선 바둑관계자들은 아시안 게임으로 바둑붐을 다시 한 번 기대하고 있었고, 그 분위기를 인천 아시안 게임까지 이어와 제2의 바둑붐을 불러일으키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기대를 위해서라도, 또 바둑의 세계화와 대중화를 위해서라도 바둑계 전체는 인천 아시안 게임의 바둑입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