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신
못 말리는 '마왕' 치우쥔
바둑을 매우 좋아해 톱기사 된 후에도 전국개인전, 승단대회 꾸준히 참가
2010-09-27 오후 2:28:46 입력 / 2010-09-27 오후 2:33:29 수정

▲지난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콩지에와 대국하고 있는 치우쥔(오른쪽).
전국바둑개인전에 참가하는 80년대 후반 기사는 드물다. 명성을 날리고 있는 치우쥔 8단과 비슷한 실력의 80년대 후반 기사들은 더더욱 보기 어렵다. ‘마왕’ 치우쥔과 동시대를 살고 있는 구리, 콩지에, 씨에허, 왕시, 후야오위 등 유명기사들은 이미 오랫동안 전국개인전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치우쥔만은 매년 참가하고 있다.
치우쥔은 절대 한가하지 않다. 오히려 굉장히 피곤한 상태이다. 9월 4일 갑조리그를 비롯해 치우쥔은 지금까지 열린 모든 대회에 참가했다. 9월 4-6일 갑조리그 2회전, 7-10일까지 벌어진 삼성화재배, 13일 벌어진 아함동산배 결승전, 14부터 시작되는 전국개인전까지 계속해서 바둑을 두었다. 아함동산배에서 창하오 9단을 상대로 우승컵을 든 이후에도 치우쥔은 전혀 쉬지 않고 꾸이린으로 달려가 90년 대 후반 기사들과 어울려 오랜 시간 지루하게 벌어지는 전국개인전에 출전했다.
전국개인전은 상금이 없고 기사 개인 자금으로 출전하는 대회이다. 아함동산배 결승이 끝난 후 치우쥔은 베이징에 있는 자신의 집에도 들르지 않고 곧장 꾸이린으로 향했다. 이유는 오직 하나, 전국개인전이 9회전까지 벌어지기 때문이다.
치우쥔은 이에 대해 “많은 바둑을 둘 수 있고, 상대들의 수준도 높아 그들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것이 불과 며칠 전 아함동산배 결승에서 창하오를 이긴 기사의 말인지 믿을 수 있는가. 하지만 이는 그의 진심이다. 치우쥔은 평소 대중들 앞에서 말을 극도로 아낀다. 하지만 간혹 그의 입 밖으로 나오는 말들은 모두 솔직한 답변이다.
치우쥔은 대회에 참가하는 것 뿐 아니라 모든 대국에서 특유의 끈질김으로 최선을 다한다. 설사 국면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지경이라도 말이다. 이런 치우쥔을 두고 콩지에는 일찍이 “누구든 첫 날에 치우쥔을 만나면 둘째 날에는 곧장 승리를 상대방에게 헌납할 것이다. 치우쥔과 상대하면서 모든 체력을 다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라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치우쥔은 대국 중 속도를 내는 적은 극히 드물다. 긴장된 국면에 맞닥뜨리면 머리를 묻고 장고에 빠져 순식간에 초읽기에 몰린다. 인터넷 바둑 20초 초읽기 1회의 대국에서도 치우쥔은 2시간 넘게 바둑을 둘 수 있는 그런 기사이다.
치우쥔은 정말로 바둑을 좋아한다. 고단자들이 일찌감치 져버린 승단대회도 치우쥔은 여전히 참가한다. 현재 승단대회에선 6단 기사들도 찾기 어렵다. 그는 승단하기 위해서 참가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바둑을 두기 위해서 참가하는 것이다.
기사들은 비행장이나 술집 등 대회 외적인 곳에서 동무를 만드는 일이 많다. 그렇지만 치우쥔은 그런 것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그는 구석진 곳을 찾아 사활문제집을 보며 천천히 그만의 시간을 보낸다. 언젠가 사람들이 치우쥔에게 비행장 귀빈 휴게소에 같이 갈 것을 권했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하며 책을 들고 구석진 곳을 찾았다. 당시 창하오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 개의 금붙이로 한 사람을 귀빈휴게실에 오게 할 수 있지만, 우리들이 세 개의 금붙이를 치우쥔에게 준다 해도 그는 움직이지 않을 사람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http://sports.sina.com.cn에서 발췌
TYGEM / 조성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