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원 연구생들의 대국모습. 입단대회 사진은 사진촬영이 불가능하다.같은 시기에 나고야와 오사카에서도 입단대회가 열리는데 방식은 비슷하나 뽑는 인원은 각 1명이라는 것이 다릅니다. 참고로 동시 응시는 되지 않는데 제 생각에는 따로 따로 열면 프로지망생들에겐 기회가 늘어나니 좋지 않을까 생각하나 일본은 전통을 중시하는 딱딱한 사고방식이 있어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나머지 한 명은 여류입단대회로 1년에 1회 열리며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합니다. 방식은 일반인 입단대회랑 동일하며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2년은 동경에서 열리고 3년째는 나고야, 다시 동경에서 2년간 열린 뒤 3년째 오사카에서 열린다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동경에 기사가 중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이나 거의 대부분의 여자프로지망생은 동경에 있기에 오사카나 나고야에서 열리는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동경에서 오사카 왕복은 2만7천엔(40만원)정도인데 입단대회가 몇 달동안 진행되는데다가 본선이 열릴 경우 매주 숙식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를 종합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을 부담하는 셈입니다. 오죽하면 입단대회로 가장 득보는 곳은 일본철도라는 농담이 있을까요?
또. 여자기사의 경우 남자기사와의 실력차이를 이유로 일정승수를 채우기까지 대국료를 반액만 지급하는 등 부당한 대우도 많습니다. 바둑보급에 많은 역할을 하는 여자기사를 늘리고 관리, 육성해야하는데…. 너무나도 답답한 사정에 숨이 막힙니다.
앞서 일본기원에서 열리는 입단대회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한국과 다른 점을 정리해보자면 연령제한, 참가비, 연구생의 참가제한을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연령은 만23세까지 시험을 볼 수 있으며 참가비가 무려 5만2천5백엔(80만원)입니다. 또한 입단대회가 단 기간에 끝나지 않고 몇 달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그 기간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부담이 적지 않죠.
그리고 연구생 C조부터는 참가할 수 없습니다. 일본기원 측에서는 전통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저는 참가비를 받고 오픈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밝혔듯이 한 곳에서만 응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입단대회에서 탈락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죠.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 연구생을 들어갔으나 입단대회 기간 중 B조에 잔류하지 못해 입단대회에 나가지 말라는 것은 어린아이들의 꿈을 막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관서기원의 프로제도
관서기원은 일본기원과 같이 자체 입단대회가 없습니다. 관서기원에서 입단을 하는 정규코스는 연구생이 되어 입단하는 길 뿐이죠. 관서기원의 연구생제도는 매우 독특합니다. 급수제도를 채용하여 승강급을 하고, 초단까지 오른 후 12승 4패의 성적을 올리면 입단을 하게 됩니다.
이는 약간 애매한 제도라고도 볼 수 있는데 기력에 따라 접바둑도 두기 때문에 아주 강하지 않는 이상 1년에 1명도 프로가 되지 못하는 현상도 종종 벌어집니다. 연구생 수가 10명 안팎인데다 최근에 3년 만에 초단이 탄생할 정도이니 많은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새로운 피가 수혈이 안 되니 순환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양대 산맥인 기원의 연구생수가 이렇게 적은 점에 대해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제도를 보강할 노력을 안 하는 것이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급을 위해 특별히 만든 제도가 바로 [연수기사제도]입니다. 연수기사제도는 면접을 통해 시험기에서 승리하면 준기사의 자격을 주는 제도로 만30세까지 응시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격은 일본아마추어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면 가능한데 외국인에게는 더욱 엄격한 면접이 이어집니다. 1년에 한 번 응시할 수 있으며 시험비는 20만엔(한화 300만원 정도)입니다.
외국인에게는 외국인에게는 매우 면접이 엄격합니다. 시험기는 총3판으로 저단기사와 호선으로 2판을 두어 2연승하면 통과이며 1승1패이면 9단급의 원로기사와 정선에 대국을 하게 됩니다.
여성의 경우 저단기사과는 정선, 원로기사와는 선에 3집 반을 받는 치수로 두게 됩니다. 연수기사는 남자는 10명 여자는 4명으로 제한이 있습니다. 이중 남자는 2명, 여자는 1명만이 정기사(정식으로 입단한 기사)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연수기사가 받는 대국료는 정기사의 반액이며 남자는 7대 기전만 나갈 수 있으며 여자는 7대 기전과 여류기전 3개에 나갈 수 있어 조금 제한을 받습니다. 연수기사가 정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정규프로예선에서 20승을 할 것 (연수기사예선은 비공식시합)
2. 예선을 통과하여 최종예선이나 본선에 들어가면 바로 정기사가 됨.
쉽게 느낄 수도 있지만 보통 예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5연승 이상이 필요하므로 간단하지만도 않습니다.
관서기원은 일본기원에 비해 본선배정자리가 적으므로 관서기원 자체예선은 매우 치열합니다. 현재 연수기사는 자리가 꽉 차 연수기사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대 3판을 이겨야만 정규예선진출이 가능합니다.
연수기사 예선은 한판에 3천엔 정도니 이기지 않는 이상 생활이 매우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보급을 목표로 한 연수기사제도이므로 당연하며 승부의 세계에서 이기지 못하는 프로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서기원 출신 유키 사토시(왼쪽)가 여류기사들을 지도하는 모습. 관서기원은 최근 여류연구회를 도입해 여류기사들을 양성하는 등 관서기원 내 프로기사 육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 일본의 프로제도 및 입단대회에 대한 생각
일본바둑계는 섬나라 특유의 폐쇄적인 사고방식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원로기사들의 활약으로 지금의 일본바둑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바람도 필요합니다. 이미 일본의 프로기사는 물론 연구생까지도 대만의 공습에 당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바람을 들여와 보급하고, 바둑인구를 육성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일본은 대만에게도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일본이 한국, 중국, 대만을 조금이라도 이기려는 의지가 있다면 프로제도를 고쳐 최대 15명 정도는 프로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프로기사를 뽑는 것을 넘어서 매일 기원에서 공부를 시키고 한국, 중국에 유학도 보내며 자신을 관리하지 않는 프로는 과감히 자격취소를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는 이상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느껴집니다.
세계대회에서 지면 변명만을 일삼는 일본바둑계의 미래는 암울한 뿐입니다. 무언가 활력소를 찾아야만 하겠지요. 패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묵묵히 다시 준비하여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