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철한 9단의 아버지 최덕순 씨가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최철한 9단은 잉씨배 결승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 창하오 9단에게 패한 설움을 4년이 지난 뒤에나 잊을 수 있었다. 7월 30일 한국기원 근처 모 식당에서는 최철한 9단의 잉씨배 우승 기념 기자단 초청 모임이 있었다. 한국기원 한상열 사무총장을 비롯해 바둑기자 수 십명이 모여 최철한 9단의 우승을 다시 한번 축하했다.
모임 자리가 끝난 뒤 최철한 9단의 아버지 최덕순 씨(62)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최9단과 잉씨배 준결승, 결승전을 함께한 박해진 시인은 "최철한 9단은 흡수력과 집중력이 뛰어나 새로운 수를 창조해낸다. 비로 이 것이 최9단이 성적을 낼 수 있는 핵심 근간이 되고 있다."며 "어렸을 때부터 봐왔지만 상상력이 뛰어나다. 상상력은 수읽기로 이어져 수를 모방하되 이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낸다."고 최철한 9단에 대해 평했다.
최덕순 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옮겨본다.
- 아들이 처음으로 전통깊은 잉씨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2004년 창하오 9단에게 져 잉씨배 준우승을 차지한 뒤 성적이 하향세였다. 그러나 잉씨배 우승으로 다시 상향세를 보이고 있어 매우 기쁘다. 아버지로서 항상 철한이를 믿고 있었다.
- 결승전 상대가 이창호 9단으로 결정되었을 때 당시 느낌이 어땠는지. 이창호 9단도 강한 상대지만 느낌이 좋았다. 철한이가 이세돌 9단에게는 상대전적이 많이 밀려있지만 이창호 9단에게는 그래도 성적이 좋았다. 50:50의 확률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 - 지금까지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가. 철한이는 그렇게 힘들었던 기억이 거의 없다. 바둑을 졌을 때 마음 아파하지만 군복무 혜택도 받고 사회적인 명성도 어느정도 얻었고 감사하며 살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번 힘들어한 적이 있었다. 그만 두겠냐고 묻자 철한이가 4년 동안 배운 것이 아까워 프로가 될 때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4학년 꼬마가 이런말을 하니 안들어 줄 수가 없었다.
- 바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사실은 아버지 욕심에 바둑 상대를 만들어 보고자 철한이를 바둑교실에 보냈다. 3월에 부산에서 초등학교 입학식을 하고 5월에 서울로 이사를 왔는데 마침 회사 근처에 바둑교실 차가 지나가더라. 바로 전화번호를 적어 연락을 취한 뒤 학원에 보냈다. 그 학원이 바로 권갑룡 도장이다. | |  | - 아버님의 바둑 상대에서 프로기사로 목표를 바꾸기까지 과정을 듣고 싶다. 어느 날인가 학원에서 계속 전화가 왔다. 당시 박성수 사범이 철한이 엄마에게 기재가 뛰어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나는 생각에 학원은 원래 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그냥 넘겨 버렸다. 그런데 전화가 계속와서 학원을 찾아가보니 철한이가 몇 개월 배운 친구들 보다 훨씬 더 잘 둔다는 것이었다. 그때 철한이가 기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 바둑을 배우기 전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적은 없는가. 유난히 승부욕이 강했다. 누구한테 지기 싫어했다. 동네에서 제기차기나 줄넘기를 하는데 몇 번 하지도 못하면서 밤 늦게까지 상대를 이기려고 노력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바둑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가족 페어바둑대회를 나갔는데 3등을 했다. 트로피에 내 이름만 써있는 것을 보고 철한이가 대성통곡을 했다. 자신의 이름이 빠져있었다는 것이었다. 도장 선생님께 전화해 트로피를 다시 만든 적이 있다.
 ▲ GS칼텍스배 본선대국으로 인해 뒤 늦게 도착한 최철한 9단. | - 또 다른 에피소드를 듣고 싶다. 철한이 형에게는 우리 부부가 큰 관심을 쏟았다. 미술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형은 그림을 하나 그리면 마무리를 할 줄 몰라 쩔쩔맸다. 너무 큰 관심은 아이에게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때문에 철한이에게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40평이 넘는 새 집으로 이사를 간 적이 있는데 벽이란 벽에는 전부다 철한이가 그림을 그려놨다. 아이 엄마는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그런 것을 어떻게 하나. 철한이는 어렸을 때부터 집중력과 상상력이 대단했다.
-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같이 꾸준한 성적 유지했으면 좋겠고 바둑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임무가 생겼으니 앞으로 한국 바둑계를 이끌 재목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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