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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타

이세돌, 1년반 동안 바둑계 떠난다

친형 이상훈 "최근 징계 움직임 등에 심신 지쳐…"

2009-06-02 오전 8:57:52 입력 / 2009-06-02 오전 10:05:47 수정


징계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바둑계 톱스타 이세돌(26) 九단이 이번 주 중 기사직 휴직서를 제출한다. 이 九단의 친형으로 매니저 역할을 맡아 온 이상훈 七단은 1일 본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세돌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 있어 대국을 계속할 상황이 못 된다. 함께 고심 어린 숙고를 거듭한 끝에 본인의 희망대로 휴직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개월째 연속 국내 톱 랭커로 군림 중인 이세돌의 휴직이 현실화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외 각 2개씩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거의 모든 기전에 이름이 올라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6일 후지쓰배 8강전, 9일부터는 현재 2연패(連覇) 중인 TV아시아선수권전 등 국제대회도 줄줄이 잡혀 있다.

이세돌은 국제행사의 중요성을 감안, 이들 양대 대회까지는 출전한 뒤 1년 반가량 휴직한다는 계획이다. 후지쓰배 8강전서 패하면 12일 종료되는 TV아시아대회를 끝으로 휴직에 들어가고, 이길 경우엔 7월 초 벌어질 준결승 및 결승까지 소화(이 기간 내 국내 스케줄도 포함)할 생각임을 밝혔다. 복귀시기는 대략 2011년 1월쯤으로 잡고 있다.

이세돌의 휴직 선언 배경은 그를 둘러싼 최근 바둑계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프로기사회는 지난달 26일 총회를 소집, "이세돌이 그간 보여준 여러 돌출행동에 대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결론을 찬성 86, 반대 37,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구체적 징계 내용은 특정하지 않은 채 이달 말 예정된 한국기원 이사회로 넘겼다.

이세돌에게 씌워진 죄목(?)은 공식행사 불참, 중국리그 대국료 중 일부의 기사회 납부 거부, 기보 저작권을 둘러싼 독자행동 등 여러 건이지만 가장 큰 이슈는 올해 바둑리그 불참 건이었다. 이세돌측은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아 조용히 있었는데 사실 우리도 할 말이 많다"며 한국기원 및 기사회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바둑리그 불참 건에 대해 이상훈 七단은 "8개 팀이 출전할 경우에 한해 참가한다고 공식적으로 기원측에 밝혔었다. 경제위기 탓에 출전 팀 수가 왔다갔다하는 과정에서 신안군이 세돌이를 간판 삼아 팀을 만들었는데, 이와 관련해 기원은 한마디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예선 대진 추첨일이 연기돼 전체 기사들이 피해를 본 것도 기원측이 이세돌을 설득하려고 늦추다가 발생한 일이란 것.

이세돌이 일정 기간 공식 대국을 중단할 경우 이미 체결된 국내외 개별 계약들의 이행 여부도 관심사로 남는다. 그는 올해 중국리그에서 10판 정도 출전하기로 구이저우(貴州)팀과 계약을 맺었으며 아직 단 1국만 소화했을 뿐이다. 또 지난 3월 '킹스바둑교실'이란 업체와 체결한 브랜드 사용 계약이 대국이 없는 상태에서도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사직 휴직과 관련된 한국기원 내규에는 본인이 희망할 경우 1년 단위로 허가한다고 돼 있다. 한국기원 기사 238명 중 해외 보급활동 중인 안영길 김명완 윤영선 등 6명이 현재 휴직 중이다. 한국기원 한상열 사무총장은 "휴직을 요청해 올 경우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지만 휴직과 징계는 별개의 사안이다. 휴직이 좋은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6월 2일자,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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