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대회
한복입고 선보인 '환상의 호흡'
제20회 국제아마추어 페어바둑선수권 대회 참관기
2009-11-19 오후 2:36:28 입력 / 2009-11-19 오후 4:38:18 수정
한국의 이상헌-송예슬 페어가 세계아마최강페어에 올랐다. 페어대회 대국 순서는 흑(여자)-백(여자)-흑(남자)-백(남자)선수로 진행된다. 국제페어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하고 HITHCHI, JAL 등 많은 기업들이 후원한 제20회 국제아마추어 페어바둑선수권대회는 제한시간 각45분 타임아웃제로 치러진다.
제20회 국제아마추어 페어선수권 대회에 한국 여자대표로 출전한 송예슬양의 대회참관기를 소개한다.
11월 13일 그렇게 밀크사탕을 먹고 한국에서 가져온 한복을 입었다. 바로 오후에 있을 이벤트 대국을 위해서다. 첫날은 오전에 메인대회 1판만 진행하고, 오후에는 각국 선수들이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이벤트 대국을 치른다.
이벤트 대국에는 프로기사들도 참가했는데 하네나오키 9단도 참가했고 상헌이와 팀을 이룬 여자 분도 프로란다. 우리나라 대표로 시합에 나와서 살짝 긴장했는데 다양한 대국을 하면서 눈도 마음도 즐거워졌다. 대국 후 가장 아름다운 의상을 뽐낸 대국자에게 ‘베스트드레서’상이 수여됐다. 나와 상헌이는 ‘베스트드레서’에 뽑히지 못해 아쉬웠지만 우리나라 한복이 예쁘다며 사진을 찍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행사 뒤 내방에 돌아왔다. 이제 내일 치를 결전을 위해 사진은 그만 찍고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대회 기간 내내 나는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썼다. 페어대회는 개인전 대회보다 이벤트적인 느낌이 있지만 우리나라 대표로 나왔기에 조금은 부담이 되었나 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밥도 잘 챙겨먹고 파트너인 상헌이와 대화도 많이 나누며 내일 치러질 시합준비를 했다.
11월 15일
다소 긴장이 됐지만 결국 우리 팀의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하고 기분 좋게 대국실을 나서는데 어디서 많이 본 대국이 보인다. 바로 주최측이 마련한 공개해설장에서 이시다 9단이 결승전을 해설하고 있었던 것. 공개해설장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애기가들이 가득찼다. 결승 대국과 공개해설이 끝나자마자 NHK를 비롯해 3사의 방송국 카메라들이 우리를 향했다. 사진 촬영 및 인터뷰를 가졌는데 많은 대회를 우승한 나이지만 조금은 떨렸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우리팀에게 우승소감을 물었는데 상헌이는 “처음에는 나와 바둑이 잘 맞지 않았지만 한 판씩 두어갈수록 호흡이 잘 맞았다.”라고 말한 반면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 맞았다.”라고 말해 주위에 웃음을 자아냈다. 우승을 차지한 우리팀에게 트로피, 상장, 상금 10만엔과 하와이 티켓이 주어졌다. 2․3위는 일본이 4위는 중국이 차지했다. 이 밖에도 추첨을 통해서 해외여행티켓, DVD플레이어, 자전거 등의 상품이 걸린 경품추첨이 진행됐는데 나는 수건이 당첨되 기쁨이 두 배였다. 그렇게 국제아마페어대회가 서서히 막을 내렸다.
글을 마치며… 전날(14일) 잠들기 전에 쇼핑을 좋아하는 내가 우승 상금을 들고 일본 거리를 누비는 상상을 했었는데, 실제로 이루어졌다. 동생 옷을 고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상점에서 물건을 사면 카드에 일정금액을 적립해주는 곳이 많다. 입단제도도 이렇게 아마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서 점수가 쌓이면 자동으로 프로가 될 수 있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 내 나이 23살. 아마 6단이고, 올해 농심새우깡배 우승을 비롯해 예전에도 우승을 많이 차지했지만 아직도 내실력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난 아직도 꾸준히 공부하면서 계속 실력이 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께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바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것을 얻는다. 대회를 출전하면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며 나에게는 잊지 못할 예쁜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난 너무 행복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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